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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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2-07 21:05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헬조선’과 ‘헬교회’


지옥(hell)과 조선의 합성어 ‘헬조선’ 혹은 ‘지옥불의 한반도’라는 말은 2010년에 등장하여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에 퍼진 인터넷 신조어다. 희망 없는 나라 한국이 지옥과 같다는 절망을 토로하는 젊은 세대들의 몸부림과 하소연이 담긴 말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는 박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이 말을 사회 불평분자들이 사용하는 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자 여당과 정부 관계자들이 너나없이 대통령의 말을 거들면서 ‘진짜 지옥이구나’하는 자괴와 좌절 그리고 분노를 자아냈다. 그 이후, 저 지옥을 만들었던 원인이 청와대와 정부 청사라는 너무도 기막힌 진실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이 주도하고 장관이 실행에 옮긴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헬조선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는 처참한 몸부림마저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도록 억압하려는 증거물이다. 지옥과 같은 불구덩이에서 비명조차 지르지 말고 조용히 타죽으라는 말이다. 국정농단 주범의 딸이 말한 ‘돈도 실력, 부모 원망하라’는 비아냥의 말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또래들에게 헬조선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므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사회구조임을 직감케 했다. 이런 일들이 공개된 6개월이 지나는 지금, 진짜 지옥에 던져버리고 싶게 만들어지는 ‘헬조선’의 진원지를 우리는 보고 있다. 헬조선을 만든 주범들과 공범들 그리고 그 부역자들은 조폭 세계에서 악행과 불법을 공모할 때 사용하는 것처럼 50여 대 불법 대포폰으로 은밀하게 그리고 긴밀하게 연락하며 국가와 국민을 농락했다.

이 상황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한 국민으로서 느끼는 분노를 넘어 살아계신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좌표를 잡아내기가 그리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 상황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그리스도의 핏값으로 세워진 내 교회와 한국 교회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광화문과 청와대 그리고 종편의 뉴스가 아닌 우리가 속한 우리 교회로 시선을 돌려보면 여기가 덜하지는 않다는 절망감에 빠진다. 사회를 욕할 일이 아니라는 이 사실이 뒤통수를 후려친다.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팔고, 예수 그리스도의 자리를 찬탈하며, 온갖 권모술수로 교인들을 농락하고, 패거리를 만들며 선한 양무리 같은 가면을 쓰고 속이고 또 속인다. 성경 진리를 사수하며 성경권위를 지켜야 할 한국의 개혁파 교회는 진리 사수의 사명을 이미 오래전에 뒷전으로 밀어버렸다. 수억부터 수천억에 달하는 규모의 재산 덩어리가 이미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왕권을 대체해 버렸다. 이쯤이면 성경의 내용을 꼼꼼하게 물어보면 오히려 이상하게 여기고 ‘이단에 빠진 거 아니야’라는 투의 말로 무안을 주거나 경계한다. 성경 교사라면서 제대로 공부해서 전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성경은 애초부터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한다. 또 미래를 보장하는 돈과 권력을 유지하는 악의 구조를 짜는데 온갖 잔재주를 동원한다.

교인들의 목회자에 대한 불신은 이미 수백만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당회와 당회원들에 대한 불신과 교회 정책과 행정 문제로 인한 성도들 간의 갈등, 교회 세습과 공공연한 성직매매 또한 ‘헬교회’로 만들고 있다. ‘헬교회’가 ‘헬조선’의 패러디라고 하기에는 한국 교회 상황은 부인할 수 없는 참담한 현실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수십 년을 다녀도 돈 버리고 몸 버리며 몇몇 사람과의 친분만 남을 뿐 진리에 대한 확신은 더욱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 한국교회는 진리 전승이나 성경권위 회복에는 별 관심이 없다. 교회 부흥의 척도가 재산 규모가 되고 있다는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다. 사회에 어느 정도 환원하거나 선교에 쓰는 것이 마치 큰 선행인 듯 과장하여 보도한다. 하지만 내용이 분명하지 않은 이 행위는 이미 큰 이익단체가 된 교회 상황을 고려하면 또 다른 속임수를 조장할 뿐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며 곳곳에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헬조선의 나라에서 헬교회로 이어지지 않고, 아름다운 나라의 아름다운 교회로 갱신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 한국 교회의 범죄로 인해 땅에 추락해 버린 ‘성경권위’를 회복하는 개혁이 급선무다. ‘오직 성경만(Sola Scriptura)!’의 권위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헬교회는 현실이 될 것이다. 엄격하게 말하면 천국이 되든 지옥이 되든 피조물인 우리 소관이 아니다.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쓰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절대 주권적 섭리에 모두 달려있다. 적절한 때에 심판하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러한 하나님 여호와의 존재가 수십 년을 교회를 다녔지만, 확신보다는 의심과 불안이 점점 증가하는 불안한 영혼의 상태다.

성경권위 회복은 성도들의 관심 사항을 근본적으로 돌려야 가능하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에 이르는 성경 전체의 진리 확증의 문제가 나의 근본 관심인지 스스로 묻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세상의 복을 받기 위함도 아니며 목사가 되기 위함도 아니며 마음의 평안을 위함도 아닌 성경이 그 자체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분명한 정확 무오한 진리의 체계인지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소홀히 한 모든 신학과 신앙은 모래 위에 지어서 곧 허물어질 허술한 누각에 불과하다.(성경의 통일성에 관해서는 http://www.tbtlogos.com/lec_ing_07_0_22을 중심으로 확인해 갈 수 있다.)

사도 바울은 마지막 선교지 로마로 가는 여정 중 예루살렘 방문 전에 밀레도에서 에베소 교회 장로들을 초청한다. 그러면서 보혜사 성령께서 장로들을 교회를 보살피는 감독자로 세워 하나님께서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돌보게 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곧 흉악한 이리가 들어와 양 떼인 성도들을 끌어간다고 예언해 준다. 그러면서 바울 사도 자신이 삼 년 동안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양 떼를 진리의 말씀으로 지키며 훈계했던 사역을 기억하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진리의 말씀만이 교회를 든든히 세울 수 있으며 성도들의 유일한 유산이라고 강조한다. (행 20:17~32 참조) 헬조선과 헬교회 상황은 흉악한 이리가 판치는 곳이기도 하다. 비록 고약한 냄새가 나는 거름 덩이일 수도 있지만 바로 그곳은 진리의 씨앗이 쑥쑥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되기도 한다. 이곳에서 아직도 영원한 실체 하나님 나라의 모형인 한국 교회에서 자라날 차세대가 분명 남아있다고 믿는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독일교회 종교개혁 기념행사,
벌써 죽은 이유, 아직도 산 이유: 심판주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