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음녀 바벨론’에서 ‘어린양’의 성전(聖殿)으로
2 힘찬 음성으로 외쳐 이르되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귀신의 처소와 각종 더러운 영이 모이는 곳과 각종 더럽고 가증한 새들이 모이는 곳이 되었도다 3 그 음행의 진노의 포도주로 말미암아 만국이 무너졌으며 또 땅의 왕들이 그와 더불어 음행하였으며 땅의 상인들도 그 사치의 세력으로 치부하였도다 하더라 (……) 7 그가 얼마나 자기를 영화롭게 하였으며 사치하였든지 그만큼 고통과 애통함으로 갚아 주라 그가 마음에 말하기를 나는 여왕으로 앉은 자요 과부가 아니라 결단코 애통함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하니 8 그러므로 하루 동안에 그 재앙들이 이르리니 곧 사망과 애통함과 흉년이라 그가 또한 불에 살라지리니 그를 심판하시는 주 하나님은 강하신 자이심이라 (……) 11 땅의 상인들이 그를 위하여 울고 애통하는 것은 다시 그들의 상품을 사는 자가 없음이라 12 그 상품은 금과 은과 보석과 진주와 세마포와 자주 옷감과 비단과 붉은 옷감이요 각종 향목과 각종 상아 그릇이요 값진 나무와 구리와 철과 대리석으로 만든 각종 그릇이요 13 계피와 향료와 향과 향유와 유향과 포도주와 감람유와 고운 밀가루와 밀이요 소와 양과 말과 수레와 종들과 사람의 영혼들이라(계 18:2-3,7-8,11-13).
본문은 사도 요한을 통해 교회의 최후 승리가 이미 확정되어 있음을 알려주는 내용이다. 우리 시대는 이방인 교회가 점점 완성되고 있으며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행렬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와 함께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의 심판이 다른 곳이 아니라 이곳 한국 교회에 예외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의 시대이기도 하다.
우선 본문을 좀 따라가 보면서 만왕의 왕(王) 만주의 주(主) 되신 어린양 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계 17:14)를 다시 한번 심판이 임하는 이 시대 한국 교회에 속한 우리 영혼에 뼈 아프나 각인했으면 한다. 본문은 하나님께서 보낸 천사가 땅에 내려와 외치는 계시 내용을 사도 요한으로 소개한 내용이다. 큰 성 바벨론이 무너졌다고 한다. 과거 남유다의 왕궁과 예루살렘 성전을 욕보이던 세력인 큰 성 바벨론이 마지막 날 다시 등장하여 멸망당한다는 것이다. 구약 시대 남유다 멸망 당시 바벨론은 단지 근동(近東) 한 지역에만 국한되었으나 신약 교회 시대 마지막 날 등장하는 바벨론 세력은 전 세계적 규모의 악행을 저지른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의 영혼까지 지배하는 세력이다. 이른바 영적 세계까지 장악하여 여호와 하나님을 섬길 수 없도록 하는 세력이다. 이 세상은 모든 귀신이 주도하며 온갖 더러운 영들이 모여 온갖 악행을 강요하며 하나님의 대적하는 포도주로 온 세상을 취하게 하는 세력이다.
이 세상의 왕들뿐 아니라 장사꾼들도 모두 큰 권력 집단으로 온갖 더러운 것을 강요하는 큰 성 바벨론의 수하(手下)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 이른바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세력이 더러운 여자 음녀(淫女)로 불리는 큰 성 바벨론이다. 마지막 날 이 바벨론 세력은 자칭 여왕(女王)으로 불리며 자신은 한 번도 과부가 되지 않을 만큼 온 세계가 자신을 숭배한다고 착각하는 세력이다. 그러나 만왕의 왕 만주의 주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는 이 음녀를 하루 만에 사망과 애통과 흉년을 내리고 불로 살라 심판하실 것이다. 그런데 그 광경을 보고 가장 슬퍼하는 자들이 있다. 바로 음녀 밑에서 온갖 것으로 세계 무역을 담당하며 어마어마한 부를 모은 상인들이다. 세계의 번영이 주님의 몸 된 교회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유의하게 하는 부분이다. 현재로 거래되는 온갖 세계적 교역(交易)의 목록들이 제시된다. 금은보석은 물론이고 부가 가치 높은 모든 상품들이 등장한다. 이것을 주도하는 세력이 음녀 여왕 바벨론 세력이다. 그런데 13절 마지막에 보면 사람도 거래 품목이 될 뿐 아니라 ‘사람들의 영혼’도 사고파는 품목에 들어간다.
하나님께서는 마지막 날 사람들의 영혼도 상인들의 손에 맡긴다. 이른바 우리 성도들도 자본주의(資本主義)라는 현대의 장사 논리가 우리들의 영혼까지 물건으로 취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날 우리 시대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와 심판의 손길은 음녀 바벨론을 숭배하며 살아가는 장사꾼들의 손아귀에 한국 교회를 맡긴 형국이다.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세간(世間)에도 퍼진 말이다. ‘한국 교회는 돈 때문에 부패했고 돈 때문에 망하고 있다 !’ 이 말은 한국 교인들이라면 누구나 우려스럽게 던지는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어느 누구도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부터 망해야 한다고 하면 모두 반대하는 이중성을 드러낸다. 교회 성장의 규모가 동산과 부동산의 가격으로 환원되는 것은 매우 오래전 역사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교회를 걱정해서 고언(苦言)을 하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회의 동산과 부동산이 부럽거나 탐이 나서 하는 소리다. 목회 사례비가 자본주의 연봉(年俸) 논리로 전환된 지도 매우 오래다. 목사들이 모여 만든 노회와 총회가 자신을 포함한 목사들과 교회들 그리고 그 교회의 성도들을 평가하는 척도도 대개 ‘현재의 대우(待遇)가 얼마만큼인가’ 그리고 은퇴까지 안전이 보장되며 또한 은퇴 후 노후 걱정 없이 그 삶이 보장되는 곳인가, 이런 질문이 ‘좋은’ 사역지를 판가름하는 평가 기준이다. 이러한 사실을 모두 부정한다고 하더라도 분명한 사실은 현재 교회 운영 방식은 모두 이익을 산출해야만 하는 장사꾼의 이러한 논리를 따라 움직인다. 큰 성 바벨론 음녀의 장사꾼으로 살면서 그리스도의 종이나 제자라 운운하며 성도들의 영혼은 자신에게 이익만 된다면 얼마든지 사고파는 장사치들이 득실거리는 강도의 굴혈(掘穴), 이곳이 우리의 교회라면 너무 지나친가?
한국의 모든 기독교 언론과 방송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뉴스와 기사들은 결국 한곳으로 모인다. 교회와 성도를 시장 논리와 매매 대상의 틀 속에 집어넣고 있다. 정작 교회를 비판하는 기독 언론과 방송사들마저 그 ‘돈’이 있어야 하고 더 많은 후원을 위해 더 세련된 마케팅을 해야만 한다. 이러한 시장 판에서 성도들의 영혼을 성경진리로 잘 양육하고 보호하겠다는 이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만다. 성도들도 삶이 편안하고 교회도 자신을 위해 뭔가 이익이 되지 않으면 미련 없이 떠나고 만다. ‘가나안 성도’의 사정은 한편으로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편리함과 자기 이익을 찾아다니는 경우라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한국 교회 성도들의 영혼은 점점 ‘얼마짜리’로 전락하고 있다. 만왕의 왕 만주의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무한한 핏값을 지불하고 하나님 자녀임을 확증해준 무한한 은혜가 큰 음녀 바벨론의 손아귀에서 장사치를 통해 팔려 가는 실정이다. 영혼이 팔리지 않기 위해서는 영혼의 값을 무한대로 높여야 할 것이다. 성경진리로 완전무장하는 것(엡 6:11,13)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무한한 은총이 우리 한국 교회를 오늘도 보호해주시길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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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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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 권세의 정당(政黨)에서 진리의 전당(殿堂)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