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예수 그리스도의 성경해석 원리
44 또 이르시되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한바 곧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 한 말이 이것이라 하시고 45 이에 그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 46 또 이르시되 이같이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제삼 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것과 47 또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 48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 49 볼지어다 내가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 하시니라. (눅 24:44〜49)
위의 본문은 성경해석과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본문 중의 하나이다. 예수께서 승천하기 직전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자신이 육신의 몸으로 오셔서 사역하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셨으며 이제 하늘로 가시는 상황까지 포함하는 모든 일의 근거가 구약의 성취에 있음을 말씀하신다는 사실이다. 현재 성경 교사들인 목사들의 구약 설교를 들어보면 예수님의 구약 성경관을 얼마나 왜곡하고 있는지 통탄스러울 지경이다. 구약을 읽고 자신도 실천할 수 없는 율법을 강요하는가 하면 구속사로 예수 그리스도를 잠시 소개하고 구원받았으니 다시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 순종하라는 율법을 다시 강조한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의 해석은 간명하면서 창세기부터 말라기까지 어떻게 구약을 공부해야 하는지 성경 해석의 원리를 간결하게 제시하고 있다.
예수께서는 자신이 제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가르쳐 주신 모든 교훈이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욥기-시편-잠언-전도서-아가서)’에 근거하여 말씀하셨다고 하신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자신이 성취하셨다고 하신다. 그리고 이는 이제 승천하셔야 하기 때문이며 제자들에게 지상에서 함께하시면서 가르치셨던 것을 이후에도 깨닫도록 하시겠다는 약속을 하신다. 그래서 제자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신다.’ 그리고 제자들이 배반하고 도망쳤을 때 자신이 구약의 언약된 그리스도로서 극심한 고난을 받은 것이나 삼 일 후 부활하신 것도 바로 구약 즉 모세의 글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그 예언이 성취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신다. 이것이 구약 성경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해석학의 절대적 가이드라인이다. 설교자 멋대로 구약 성경을 인용해서 자기 하고 싶은 말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사롭게 사용하는 것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요한복음 5장 39절을 보면 예수께서 구약 성경을 해석하는 결정적 실마리를 제시해 주신다. 구약은 바로 ‘영생의 길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 있다’는 진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영원한 생명을 구약에서 약속하고 있기 때문에, 창세기부터 말라기까지 구약의 수백 가지 사건들이 모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건으로 해석해야 영생을 인도하는 예언서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만약 그렇게 해석하지 않으면 영생의 주인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진리를 왜곡할 수밖에 없다는 매우 엄격한 성경해석학의 원칙이 제시되고 있다. 이는 또한 사도행전부터 요한계시록을 해석하는 데도 결정적 단서가 된다. 예수께서는 자신이 승천한 이후에 제자들을 비롯한 자신의 자녀들에 대해 영생의 말씀을 통해 반드시 지속적인 보호를 하시겠다는 약속을 ‘보혜사 성령’을 보내실 것으로 재차 확정해 주신다. 물론 성령 강림에 대한 근거도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의 구약성경에 근거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구약 성경 해석학의 원칙은 매우 분명하다. 모두 육신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사역하실 것에 대한 모든 내용이 이미 구약에 약속되어 있으며, 구약의 모든 사건은 바로 그리스도에 대한 예표이며 모형이 된다. 나아가 장차 재림하셔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역하시는 것도 우연히 그때마다 하시는 사역이 결코 아니다. 그만큼 지금의 보혜사 성령 사역이나 그리고 장차 그리스도께서 ‘천년왕국’을 통해 완수하실 모든 사역도 반드시 구약 성경에 근거를 두고 성취하시는 일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구약 성경을 제대로 해석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판단할 방법이 생긴다. 창세기부터 시작해서 말라기까지 공부하는 과정이 더해지면서 구약 기록의 내용들이 점점 복음서와 서신서의 내용들과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직접 연결되는 내용들이 풍부하게 드러나야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창세기를 읽은 것보다 출애굽기까지 읽었을 때 복음서의 내용들이 그리스도 성취로서 그만큼 더 많이 생각나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서 자신을 가리켜 기록한 것’이라는 해석학의 원칙을 따라가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구약 본문을 아무리 잘 이용했더라도 그릇된 해석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구약을 읽고 성도들에게 명령하는 식의 율법적 설교를 하는 것은 구약 성경의 진리를 뒤집는 ‘적그리도적 발상’이 되는 위험한 행위가 된다. 마치 모세 오경을 근거로 모세 오경의 실체로 오신 그리스도 예수를 죽인 유대인들의 어리석고 참혹한 범죄처럼 말이다.
이상에서 강조한 예수 그리스도의 구약 성경 해석의 원리를 그대로 따라가면서 창세기부터 말라기까지 그리고 마태복음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여호와의 언약과 그리스도 성취’의 원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성경 해석 방법을 그대로 따라가는 구체적인 연구 사례를 소개한다. 박용기 목사의 『의미분석 성경개론』(진리의말씀사, 2019)이다.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경관에 기초하여 성경해석의 가장 기초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면서 앞의 저서를 5판을 거듭하며 4차 개정 작업을 거치면서 32년간의 연구를 통해 완간했다. 성경개론의 연구방법론의 기초적인 원리가 어떤 단계로 진행되어야 하는지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앞의 책, 11쪽 참조)
첫째로 성경본문에 기초를 두고서 집필했다.
둘째로 성경본문의 의미를 정확히 분석했다.
셋째로 성경본문의 논리적 흐름을 중시했다.
넷째로 성경본문의 구조적 체계를 구축했다.
다섯째 성경의 기록목적을 명쾌히 제시했다.
이러한 박용기 목사의 ‘여호와의 메시아 언약(구약)과 여호와의 그리스도 성취(신약)’의 관점에 의한 성경해석 방법은 앞서 말한 예수 그리스도의 성경해석의 원칙을 따라가는 방법의 기초가 된다고 본다. 저자는 물론 이 모든 것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일만여 쪽 분량의 《성경신학총서》를 통해 자신이 제시한 성경 해석의 원칙을 확증하고 있고 성경강론을 실시한 바 있다.(www.ibt.or.kr) 종교개혁의 ‘오직 성경만으로(Sola Scripture)’의 정신을 준수하고자 하는 개혁파 신학의 주석가들이 이제 이 저자가 제시한 방법에 대해 반응을 보여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성경의 논리적 통일성은 개혁파 교회의 숙제였고 난제였다. 불행하게도 서구 신학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성경권위 수호의 사명은 한국 개혁파 교회를 통해서도 지켜지지 않았으며 해석학의 총체적이며 단일한 의미 해석의 원칙은 포기한 채 자기 좋을 대로 성경을 도용하는 혼선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오직 성경만’을 구호로만 제시하고 결국 미완으로 끝나버린 과제를 박용기 목사의 『의미분석 성경개론』을 통해 해결하는 성경권위 회복 운동을 기대한다.
<184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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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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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기록 목적으로서 ‘여호와 계시’ 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