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환난 중 개혁자의 기도
6 내가 나의 안수함으로 네 속에 있는 하나님의 은사를 다시 불일듯하게 하기 위하여 너로 생각하게 하노니 7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근신하는 마음이니 8 그러므로 네가 우리 주의 증거와 또는 주를 위하여 갇힌 자 된 나를 부끄러워 말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을 좇아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 9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사 거룩하신 부르심으로 부르심은 우리의 행위대로 하심이 아니요 오직 자기 뜻과 영원한 때 전부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하심이라(딤후 1:6-9/강조는 필자에 의함)
인용한 말씀은 순교의 시간이 다가오는 바울 사도의 전언으로 기록한 말씀이다. 하나님의 은사는 하나님의 능력이 주관하시며 그것은 하나님한테서 비롯하는 아가페 곧 교회의 형제를 사랑하는 열매로 드러난다. 그런데 이 형제 사랑의 열매는 다름 아닌 자신의 유익을 추구하지 않는 근신하는 마음이 바탕을 이룬다. 근신의 출처가 도덕적 양심이 아닌 하나님이 주시는 은사(恩賜)에서 비롯한다는 것은 교회의 지체를 사랑하는 행위가 이 땅에 속한 실천의 차원이 아닌 하늘에 속한 고귀하고 거룩한 본성임을 말해 준다. 이는 바로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는 일로 구체화하며 동시에 복음 증거와 함께 받은 고난에서 형제 사랑의 순수함이 입증된다. 이로써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함으로 고난을 받는 것이 우리가 창세전 하나님 자녀로 불러주신 소명과 사명의 증거가 된다. 그리고 이 땅에서 복음 전파와 함께 받는 고난은 창세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이며 또한 창세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받은 은혜의 실체가 된다. 오직 복음 진리와 함께 기뻐하면서 하나님께 받은 은사를 자신의 욕심과 유익을 삼가며 지체를 위해 고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몸은 이 땅에 있지만 그리스도 예수의 십자가에 함께 하는 사건이며 동시에 창세전 그리스도 안에 있는 영원한 생명을 공급받는 사건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절대 진리 하나님의 말씀은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삶을 이끌어 갔던 생명력이기도 하다. 종교개혁 506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수많은 신앙의 선진(先進)들이 모진 고난 가운데서 복음을 전하며 지체를 온몸으로 사랑한 역사, 하나님의 무한한 은총이 형제 사랑의 열매로 확증된 역사가 종교개혁 초기의 사건임을 새기고자 한다. 살았고 운동력 있는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가 건전한 신학을 정립하게 했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지체도 온몸으로 사랑하게 했던 역사가 종교개혁 정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기억하고자 한다. 아래에서 우리는 지체들이 전염병으로 죽어가는 현장에서 온몸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와 지체를 사랑하는 한 개혁자의 기도를 따라가 보고자 한다. 16세기 스위스와 프랑스를 오가며 성도들과 함께 고난을 받으며 복음을 전파했던 종교개혁 1세대 기욤 파렐(Guillame Farel)의 기도다.
파렐은 1542년(53세) 12월 초 자신의 설교를 듣기 위해 3천여 명이 운집한 프랑스 동북부 메츠(Metz)로 향했다. 사악한 수도사들의 위협 가운데 그 도시에 입성한 파렐은 무섭게 창궐하는 전염병 현장을 목도한다. 많은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그 도시를 떠나고 있었다. 파렐은 사경을 헤매는 사람을 찾아 그리스도의 무조건적 대속 사역과 은혜로 들어가는 천국을 알려 주었다. 외부로는 로마 가톨릭의 위협에 노출되었고 품에는 천국으로 향하는 지체들이 마지막 숨을 고르는 현장에서 드린 기도다.
주님, 당신은 당신의 종들에게 어떤 가혹함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알고 계십니다. 우리는 피로 뒤덮인 땅, 쓰레기장에 던져진 성도들의 시신 그리고 하늘로 솟아오르는 형장의 불꽃과 연기를 봅니다. 당신의 자녀들이 사방에서 학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적들에 대한 복수로 당신의 말씀이 오직 심령들 가운데만 영혼의 자유를 허락하시는 반면, 사탄은 혼란에 빠지게 하옵소서! 주님, 우리의 영혼과 비교할 때 우리의 몸과 재물은 무엇인지요? 당신이 구속한 영혼들 중 일부는 당신을 제대로 알지 못함에도 여전히 당신을 갈망하는 영혼들입니까? 영원하신 아버지,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그들이 그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게 하시고, 주님께서 명령한 것 외에는 어떤 말과 행동도 말하거나 행하지 말게 하시고, 그 어떤 것도 가르치거나 생각하지 말게 하옵소서.<권현익, 『16세기 스위스 로망드 지역 종교개혁사: 기욤 파렐과 종교개혁』 (안산: 크리스천 르네상스, 2021), 676)>
하나님의 말씀 성경의 권위가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은 역사를 이끌어간다. 이것은 세속의 눈으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며 땅에서 이해할 수 없는 차원에 속한다. 복음 진리가 순수하게 보존되고 있냐는 증거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곳에서 그 대답은 오직 복음 진리와 함께 고난 받는다는 사실만이 그 진정성을 대변한다. 물론 전적으로 창세전 하나님의 은혜로만 정당화할 수 있는.
23 저희가 그리스도의 일꾼이냐 정신없는 말을 하거니와 나도 더욱 그러하도다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24 유대인들에게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25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는데 일 주야를 깊음에서 지냈으며 26 여러 번 여행에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27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고후 11: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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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
사단(악령)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과 심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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