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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36장·37장·38장 사건의 논리적 일관성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에 에돔 땅을 다스리는 왕이 이러하니라(창 36:31); 그 형들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참으로 우리의 왕이 되겠느냐 참으로 우리를 다스리게 되겠느냐 하고 그 꿈과 그 말을 인하여 그를 더욱 미워하더니(창 37:8); 그 손을 도로 들이며 그 형제가 나오는지라 산파가 가로되 네가 어찌하여 터치고 나오느냐 한고로 그 이름을 베레스라 불렀고(창 38:29)
창세기 37장부터 48장까지 야곱의 아들 요셉이 등장하는 사건이 나온다. 모든 기독교인들이 잘 아는 내용이다.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며 성경교사들도 자주 인용하는 본문 내용이기도 하다. 요셉처럼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하더라도 참고 기다리면 하나님께서 결국 엄청난 복을 주신다는 의미로 설교하는 본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본문 이해와 설교는 말씀의 본질에서 벗어난 피상적인 너무도 피상적인 해석이며 본래 의미를 왜곡하는 결과를 낳는다. 단편적으로 의미 있는 해석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는 요셉 사건 앞뒤에 기록한 본문 말씀의 맥락을 고려하면 그릇된 해석으로 흘러가 버린다. 이하에서는 요셉 사건의 ‘의미’를 앞뒤 본문의 맥락을 서로 연결하면서 해석하고자 한다. 이로써 절대진리 하나님 말씀의 신적 권위에 대한 좀 더 깊은 이해에 다가서고자 한다.
창세기 37장의 요셉 사건이 나오기 전 36장은 이삭의 아들 중 하나인 에서 자손의 번창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에서와 야곱은 형제였지만 이미 태 속에서 에서는 여호와의 축복에서 멀어진 인물이다. 그 약속대로 에서는 야곱에게 떡과 팥죽을 받고 장자권을 넘겼으며 또한 이러한 약속은 야곱과 그 어머니의 공모(共謀)로 두 사람에게 속은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을 확정 짓는 사건으로 이어진다. 이로써 에서는 출생 전 복중(腹中)의 언약대로 여호와 하나님을 섬길 수 없는 저주받은 역사를 겪게 된다. 그런데 창세기 36장은 에서 후손의 번창이 나온다. 그는 세 명의 부인을 통해 다섯 명의 자식을 낳고 이들은 번창하여 14명의 족장으로 번성한다. 그리고 에서가 점령한 호리족속에서 7족장이 나오며 에돔 땅에는 이미 왕국이 수립되어 있었으며 이를 에서 족속이 계승하고 여기에서 11족장이 더 번창하게 된다. 그야말로 에서 왕국이 번성하여 이스라엘보다 먼저 국가를 수립했던 것이다. 통상 에서는 저주를 받았고 야곱은 축복을 받았다고 알고 있지만 창세기 36장은 에서가 번성하여 왕국 곧 국가를 세웠다고 기록한다. 이러한 사실을 창세기 36장 31절은 “이스라엘 자손을 다스리는 왕이 있기 전에 에돔 땅을 다스리는 왕이 이러하니라”고 기록한다. 다시 말해 야곱 곧 이스라엘의 후손은 에서보다 늦게 나라를 수립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36장 31절을 보면 이하의 내용은 ‘왕권’ 수립과 관련해서 해석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왕권 수립 곧 국가 형성은 구약 성경 해석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여호와 하나님은 창 1장 28절에서 아담에게 삼대언약 곧 자손, 땅, 통치를 언약하신다. 그리고 이 언약은 아브라함과 이삭 그리고 야곱으로 계승되며 그 후 다윗왕국의 수립으로 완성된다.
야곱으로 계승된 국가 수립 언약은 창세기 37장에 오면 야곱의 아들 요셉을 등장시키면서 여호와 하나님의 국가 수립 계획을 위한 주권적 섭리가 나온다. 야곱은 꿈을 꾸고 해석하는 은사를 받는다. 그 꿈은 형제들을 화나게 하며 아버지 야곱까지 그 꿈 해석을 꾸짖기도 한다. 요셉이 형들과 아버지를 지배하는 왕이 된다는 꿈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창세기 36장 31절은 “그 형들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참으로 우리의 왕이 되겠느냐 참으로 우리를 다스리게 되겠느냐 하고 그 꿈과 그 말을 인하여 그를 더욱 미워하더니”라고 기록한다. 창세기 36장의 핵심을 에서가 세운 왕국에 초점을 맞춘다면 요셉의 형들이 말한 요셉이 왕이 되겠느냐는 수사학은 큰 의미를 갖는다. 후에 요셉은, 이스라엘의 왕이 아니라, 애굽의 실권자 곧 바로를 대신하는 왕권을 행사하는 총리의 지위까지 오른다. 창세기 42장 6절, 43장 26절, 28절에 이어 창세기 50장 18절에 보면 아버지 야곱이 죽은 후 형들은 두려워서 다시 요셉에게 절한다. 그야말로 17세 소년의 요셉의 꿈은 이렇게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역사에서 요셉 지파(에브라임, 므낫세)가 왕권을 수립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요셉 사건이 등장하는 부분에서 이스라엘의 왕권과 관련된 기록이 등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바로 이러한 의미를 충족시키는 내용이 바로 창세기 38장이다. 여기서 여호와 하나님께서 장차 이스라엘 왕을 준비하는(창 49:10) 유다 가문의 부각과 유다의 범죄 내용이 나온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여호와는 유다가 며느리 다말을 통해 왕을 준비하는 주권적 섭리를 계시하고 있다. 그래서 38장 본문은 유다가 며느리 다말과의 관계를 통해 베레스와 세라를 낳은 사건으로 끝난다. 그중 베레스가 동생이지만, 마치 야곱이 에서를 앞서듯이, 세라를 밀어내고 왕의 선조(先祖)가 된다. 그리고 39장은 다시 요셉 사건으로 이어진다. 단지 요셉 사건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창세기 37장을 읽고 39장을 읽으면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연결된다. 하지만 창세기 36장 31절을 고려하면 이스라엘 왕권과 관련된 직접적 사건이 등장해야만 하는데, 그 내용이 바로 창세기 38장에서 이스라엘 왕의 선조 유다가 며느리 다말을 통해 베레스를 낳는 사건이다. 이 베레스는 다윗왕의 조상이자 육신의 몸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선조가 된다. “3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낳고 헤스론은 람을 낳고 (……) 1:16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으니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라”(마 1:3,16)
성경권위 확증의 첫 번째 요건은 기록 내용에 대한 ‘논리적 일관성’을 증명하는 일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령 감동으로 수천 가지 사건을 기록하게 하셨다. 그 모든 내용들은 정확무오한 절대진리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반드시 논리적으로 완벽한 증명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증명 과정을 ‘진리의말씀사’가 발간한 박용기 목사의 ‘성경강론총서 20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우리는 극히 일부분이지만 기록 내용의 맥락과 그 논리적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논리적 일관성에 대한 확증 없이 성경권위 주장은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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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
여호와 하나님 자신의 ‘맹세’: 계시신학의 원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