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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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5-18 20:5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가습기 살균제의 만행, 두 번 죽이고 있는 멸시감과 모멸감


영국에 본사를 둔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현재 rb/www.rb.com)로 향하는 세계인의 눈총이 더욱 무서워지고 있다. 지난 5월 2일 그 회사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530명 중 자사제품 사용피해자 178명, 750명 추가피해자 신고접수, 잠재적 피해자  1,000명 수준이라고 한다. 비슷한 시기, 심상정 의원(정의당 대표)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기업의 탐욕과 정부의 태만이 야기한 대표적 ‘한국형 사회재난’ 사건으로 규정,  살균제 직접 사망자 239명, 잠재적 피해자 2백만 명 이상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기업이 야기한 이 참담한 반인륜적 대참사는 어느 생명보다 우선 보호받아야만 하는 임산부와 영유아를 겨냥하고 있었다는 점에 더욱 참기 힘든 분노가 끓어오른다.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빠른 쾌유를 빌며 산모와 아이를 위해 가습기 살균제를 ‘정성스럽게’ 넣어주던 아버지들의 비통함과 통한의 피눈물은 무엇으로도 결코 닦아줄 수 없을 것만 같다.  2016년 가정의 달 5월 첫날부터 맑고 푸르게 빛나야 할 하늘을 온통 짙은 먹구름으로 덮어버리고 전 국민을 분노로 치닫게 한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이미 5년 전부터 사망자 발생으로 인한 사회적 파장으로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5년 동안 ‘간접살인’이 일어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우리의 나라는 도대체 어디에 있었는지 분통만 자꾸 터진다. 적기(適期)를 놓쳐버린 정부가 조사하겠다고 부산을 떠는 만큼, ‘도대체 지금까지 뭐 했지’하는 원망스러움만 더 커진다. 동시에, 역사와 국가를 섭리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통치를 믿는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에 대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해하고 가야 하는지 또 한 번 너무 어려운 신앙적 고통과 고뇌를 직면한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한 2011년 5월 10일 여성 입원환자 34세 사망 관련 역학 조사, 2011년 8월 31일 가습기 살균제 폐질환 원인으로 추정, 2011년 11월 11일 가습기 살균제 수거명령, 2012년 2월 3일 가습기 살균제 폐손상 원인 최종 확인, 2012년 7월 23일 공정거래위원회 가습기 살균제 판매업체 4곳 검찰고발 및 과징금 부과. 비판적으로 보자면, 이 기록은 정부에 의한 진상조사와  책임자처벌 그리고 배상청구의 과정이라기보다 남의 나라 일처럼 ‘관망해 오며’ 피해자를 두 번 죽도록 방치한 과정을 기록한 사건·사고 일지다!  2014년 국가적 재앙 ‘세월호 사건’ 시기와도 겹치는 이 살균제 사망사건을 대하며 눈 뜨고 귀 열기가 두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믿는 하나님은 이 사건의 한가운데서 우리에게 무엇을 보고 듣게 하시려는 것일까?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진심 어린 사죄와 정확한 피해보상은 물론이며, 이와는 별도로 이 문제가 한국교회에 던지는 과제가 무엇인지 각고의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기업의 정체와 속성을 정확히 알아야 하며, 한국 사회와 국민을 어떤 달콤한 전략으로 ‘상품소모 식민지화’를 꾀하는지 정확히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이 상황에 대한 성경적 평가와 기업평가에 대한 신학적 가치관은 당장 정립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법의 허점을 이용, 대량소송과 피해보상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 주식회사를 유한회사로 변경하고, 법인을 무효화하여 공소기각을 받은 후 형사책임을 면하려는 그래서 최소한의 기업윤리마저 저버리는 악덕 기업의 전형을 옥시레킷벤키저를 통해 똑똑히 보고 있다. ‘더 건강한 삶, 더 행복한 가정(Healthier lives, happier homes)’. 옥시 본사 홈페이지(www.rb.com)에 나온 사훈(社訓)이다. 고귀한 인류적 가치가 탐욕적 장사꾼의 거짓말에 어떻게 희생당하는지 분명히 보여주는 바로 그 시대를 산다. 오늘도 죽어가는 아이와 엄마를 보며 피눈물을 흘리는 가족들을 분명히 살아계신 공의로운 하나님께서 돌아봐 주시길 함께 기도하며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한국교회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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