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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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25 19:33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가나안 성도’ 증가를 기도하는 목사에게


지난 5월 10일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자신의 소임을 다할 것을 국민 앞에 선서했다. 이유야 어떠하든 취임식도 간단했고 권위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까지 카퍼레이드 광경에서 보여준  대통령 내외의 모습은 과시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얼마 전까지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의 밀실이었던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입실과 동시에 공기마저 맑아진 듯 보였다. 마중 나온 청와대 직원들도 어느 때보다 밝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대통령의 일처리와 행보는 일거수일투족 희망과 기대에 찬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다.

지난 주 있었던 5·18 광주민주화운동 37주년 행사에서 보여준 희생자 딸과의 포옹은 ‘국민의 아버지’라는 깊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다음 주로 이어질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자신의 친구이자 동지였던 그리고 전직 대통령을 누구보다 더 사모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을 위한 자기 소임을 다시 다짐하리라 예상한다. 적폐 청산의 개혁 드라이브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사실에 국민들은 기대감에 차서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 선거 전에는 국정 농단 세력들의 범죄 행위가 무엇인지 궁금해 방송에 귀 기울였다면, 이제는 새 대통령의 국정 정상화가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궁금해서 또 시청률을 높여 줄 것이다.

우리 성도들은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목회자가 싫어서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가나안 성도’ 100만 명 이상의 시대가 우리 교회 현실이다. 목사들은 성도들이 출연한 연보를 비자금으로 만들다 고발당해 공금횡령과 세금 포탈범으로 실형을 선고받는 나라가 한국 교회다. 아마 수많은 성도들은 세속 국가의 통치자인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자신이 소속한 교회의 목사를 오버랩 시켰을 것이다. 자신의 뜻에 맞지 않는 성도를 교회 밖으로 내치는 사악한 교계 지도자들이 즐비한 것이 한국 교회다. 아마 ‘가나안 성도’의 수가 더 많아지기를 기도하고 있는 자들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목사의 말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모두 나가야 교회 재산을 제 마음대로 쓸 수 있고 모든 성도를 자기 수족처럼 부리며 교인들이 모은 재산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나안 성도의 증가 이유는 목사의 저질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인해 교회에 등 돌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사를 중심으로 한 교권 세력이 자신들의 전횡에 반대하는 성도들을 노골적으로 교회 밖으로 쫓아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얼마 전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목사가 인기 직종 3위다. 왜냐하면 한국 교회는 목사들이 스스로 70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도록 자신들을 위한 법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목사도 세금을 낸다고 하지만 공무원이나 일반 자영업자가 내는 세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협치와 화합을 표방하는 세속 국가의 개혁과는 정반대로 가는 교회, 이것이 한국 교회의 현실이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식을 한다고 야단들이다. 하지만 과거 종교개혁자들이 오직 성경의 권위만을 위해 살았던 모습과는 달리 한국 교회 목사들 스스로 자발적으로 내려놓는 특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성도들 앞에서는 개혁이니 뭐니 그럴듯하게 말하지만 뒤돌아서서 어떻게 하면 자기 측근을 만들고 반대자들을 몰아내고 자기 자리를 보조할 것인가를 궁리한다. 성경을 가르쳐달라는 성도들에게 이단에 빠진 게 아니냐는 반문을 하는 자들이 목사로 군림할 수 있는 곳이 한국 교회다. 세속 국가의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데 반해, 신령한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진리 전파의 사역자인 목사들은 날이 갈수록 교인들로부터 더 저급한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자신들의 세계에서는 목회를 직업으로 유지하고 싶은 만족도가 3위라고 한다. 아마 이러한 사실이 더 확산되면 미래 직업 1위가 목사일 경우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한국 교회의 부패와 한국 교회 목사의 비리와 전횡은 짧은 기간에 심각해져도 너무 심각해 치유불능 상태에 와 버렸다. 새로 취임한 세속 국가의 통치자에게 한국 교회 성도들은 아마 다른 누구보다 더 박수를 보내고 있을 수도 있다. 교인들을 진리의 말씀으로 양육하기는커녕 가나안 성도의 수가 더 늘어나 이제는 모았던 교회의 재산을 자신의 것으로 추수(秋收) 하기 위해 골몰하는 안타깝고 불쌍한 한국 목사를 생각하면서.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가나안 성도’에게 신령한 ‘가나안 땅’을 소개하다
‘뭔가에 씌어’ 무지몽매한 한국 교회 성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