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절주의의 세계적 확산,‘성경권위’ 훼손의 위험성
오순절주의(Pentecostalism)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서구 기독교가 급격히 몰락하는 ‘포스트크리스텐덤(Post-Christendom)’ 시대에도 불구하고 2024 세계 기독교 현황에서 주목할 점은 지난 몇 년 동안 인구 증가(3.5%)보다 기독교 성장(4.3%)이 더 빠르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구 교회와 한국 교회는 그 신도가 대부분 줄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지난 4년 동안 1억 명 넘게 늘어났다. 이러한 기독교 인구 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오순절주의다.
올해 초 미국 ‘고든콘웰신학교 세계기독교연구센터’가 발행한 ‘2024 세계 기독교 현황’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 기독교 인구는 26억3194만 명(세계 인구 약 82억 명 대비 32%에 해당함)이다. 이 숫자는 2020년 이후 해마다 평균 1.08%씩 증가한 수치다. 앞의 연구센터가 제시한 기독교 인구 증가를 보면 장로교·감리교·침례교 등 주류교단의 경우 2020년 5억8600만 명에서 2024년 올해 초 6억2500만 명으로 3천900만 명 증가했다. 반면 오순절 교단은 2020년 6억4400만 명에서 2024년 올해 초 6억8300만 명으로 3천900만 명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향후 26년이 지난 2050년을 전망하기를 오순절은 현재 신도 대비 67% 증가한 10억310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장로교·감리교·침례교는 모두 합해 현재 신도 대비 40% 증가한 8억6900만 명 성장에 그친다고 보았다. 이와 같이 현재 남반구 곧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세계 기독교 인구의 지형은 오순절주의가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그 예측이다.
최근 4년 동안 유럽과 북미 기독교 인구는 연평균 0.39%, 0.16%씩 감소한 반면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의 기독교 인구는 각각 연평균 2.64%, 2.11%씩 성장했다.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2050년에는 기독교 인구 약 40%가량은 아프리카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전환한 세계 기독교는 계속 증가하리라고 본다. 그중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교단은 오순절이다. 지난 4월 앞의 연구센터는 ‘2024 세계 기독교 현황-1990년에서 2050년까지 맥락에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1900년 5억5834만 명에 불과했던 기독교 인구는 100년 만인 2000년 19억8790만 명으로 늘어나 현재 26억3194만 명 수준이다. 교파별로 보면 오순절 교단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그 교단은 1970년 5763만 명에서 2020년 6억4426만 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런데 남반구 중심으로 진행 중인 오순절주의 및 오순절 교단의 확장을 성경권위 즉 정확무오한 하나님 말씀의 순수한 전파와 관련해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재근 교수(광신대 역사신학)는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남반구의 기독교인 증가란 양적 수치보다 진짜 기독교의 가치를 담보하고 있는지 복음의 총체성을 드러내는지 살피는 작업이 필요하다.”[이상 국민일보 2024년 2월 23일자, 4월 25일자 참조]
교세의 세계적 확산에도 불구하고 오순절주의는 성경적이지 않은 교리가 적지 않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교리에서 비성경적 부분이 많고 따라서 세속적이며 인간중심적 요소가 다분히 강하기 때문에 교세 확장이 용이하다는 비판도 있다. 가령 특별계시 성경 기록 시대에 한시적으로 일어난 하나님의 표적 사건인 방언이나 예언 혹은 치유 등을 현재 구원의 결정적 증거처럼 강조하는 것은 계시론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 또한 세상에서 물질적으로 복을 받고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 구원의 증거라는 주장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과 사도들 그리고 믿음의 선진들이 겪었던 고난과 시련의 가치를 왜곡할 소지가 매우 크다. 그뿐 아니라 주관적 감정에 몰입시켜 열정적 액션으로 몰아가는 예배 형식은 사도행전에 나타난 성경강론 중심의 교회 모임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영적 체험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절대권위를 훼손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나아가 방언을 성령 세례의 결정적 증거로 본 결과, 보혜사 성령께서 중생한 영혼인 하나님의 자녀가 성경을 깨닫게 하는 위대한 사역의 의미는 축소된다. 사도행전에서 임한 성령은 현재 오순절주의에서 말하는 방언과는 거리가 멀다. 사도행전 2장 7-12절에 나타난 성령의 사역은 마치 ‘동시통역’과 같은 표적(表蹟)이다. 이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으로 가능한 사건이다. 유대인인 예수님의 제자들은 히브리어로 성경을 강론했다. 그런데 히브리어를 알지 못하는 세계 각국에서 예루살렘에 온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언어로 제자들의 강론을 알아듣는다. 이는 현재 오순절주의자들이 말하는 방언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오순절 교단은 영적 체험을 주도하는 이른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의 권위를 과도하게 강조한다. 이러한 상황은 지도자의 권위나 권력 남용의 위험성에 항상 노출당하게 한다. 그리고 오순절주의는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만 성경 해석에서 개혁파 신학의 전통적 해석과 큰 차이를 보인다. 가령 은사론에서 방언, 예언, 치유 등 은사의 지속성을 주장하는 부분은 정경완성으로 계시 기록 시대의 은사는 모두 중단되었다는 개혁파 신학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충돌한다.
현재의 추세로 보면 오순절주의는 확산할 것이다. 특히 한국의 기독교 교단들 즉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등에서도 이미 보편화한 오순절 방식의 집회와 예배 방식을 보면 한국 기독교의 ‘오순절화’는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기독교는 명목상 서로 다른 교단 이름을 사용하지만 상당수의 교회를 오순절로 분류해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대한 본질적 이유는 성경진리의 절대권위를 확증하지 못한 계시론에 대한 이해 부족의 결과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유일한 표지는 절대진리 하나님의 말씀이다. 주후 1세기경 완성된 절대진리 하나님의 말씀 성경의 신적 권위를 확증하지 못한다면, 오순절운동의 확산과 교세 증가는 곧 성경권위 훼손의 위험을 가속화하는 일이 될 것이다.
13 악한 사람들과 속이는 자들은 더욱 악하여져서 속이기도 하고 속기도 하나니 14 그러나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 네가 뉘게서 배운 것을 알며 15 또 네가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16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17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딤후 3:1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