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단지술(壟斷之術), 국정(國政)처럼 교회도 심각
온 나라 온 국민이 같은 마음으로 모였고 같은 마음으로 밤새도록 새벽까지 함께 지켜보았다. 기록상 건국 이래 최대 인파가 한자리에 모였다고 한다. 100만 명! 현장에 집결한 이 인원은 두 눈으로 직접 보기 힘든 숫자다. 무엇인가 엄청난 사건, 즉 나라의 존망 위기에 처하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모이기 힘든 규모다. 지난 12일 주말 ‘박근혜 퇴진’을 외친 서울 광장 집회는 그야말로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천명하는 순간이었다. 온갖 저질스런 추문과 함께 경악할만한 사실 증거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연일 터졌다. 청와대 ‘간신배’들은 줄줄이 검찰 소환을 당하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 재산을 거의 좌지우지하는 재계(財界)의 거물들도 연일 조사를 받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최고 권력을 가진 자들이 저지른 정말로 썩어빠진 짓들을 보며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이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세상 어디에도 좀처럼 찾기 힘든 사이비 교주와 그 딸들은 수십 년 동안 통치자를 현혹하여 어마어마한 국가 자산을 챙기고 탕진해 왔다. 십여 년 넘게 온 국민이 염원했던 숙원 사업이었던 동계올림픽까지 자기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삼으려 했던 파렴치한들이다. 돈 많은 재벌 총수(總帥)들의 약점을 이용해 대통령의 비호(庇護) 아래 날강도질을 일삼았던 자들이다. 그들이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라는 ‘집구석’에 살면서 저렇게도 국정(國政)을 국민(國民)을 국법(國法)을 농락해왔다. 100만의 국민 운집은 저 집구석에 대한 전 국민의 울분이요 분노이며 절규였다.
살아계신 하나님은 역사의 주관자이시다. 악의 세력도 악한 날에 쓰시는(잠 16:4) 분이시다. 악의 세력에 지는 분도 아니며 악이 횡행할 때 악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도 여전히 역사의 주관자 되시는 전능자이시다. 100만 국민의 ‘박근혜 퇴진’ 함성은 우리 성도에게는 단지 정치적 구호로만 들리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청와대 집구석보다 더 부패하고 있는 곳이 바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한국 기독교계이기 때문이다. 100만 명 운집을 보며 시민들과 더불어 청와대 집구석을 같이 욕하라고 터진 사건으로만 봐선 안 된다. 더 심각한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 100만 명의 함성은 교회에 머리 되신 그리스도께서 부패한 한국 교계, 천문학적 돈 덩어리가 지배하는 한국 기독교에 던지는 심판이 임하고 있는 하나님의 경고의 소리로 들어야 한다.
우리는 여호수아를 통해 여리고 성을 함성으로 무너뜨린 하나님의 심판을 알고 있다. 기드온과 300명의 군대들이 지른 함성을 통해 미디안을 함락시킨 하나님의 심판도 알고 있다. 주말 집회의 그 소리는 국정 농단에 대한 단순한 국민적 분노로 그치지 않아야 한다. 주님의 피값으로 사신 몸 된 교회를 농락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에 들려준 경고의 함성 소리다. 성경진리 보수와 전수보다 돈과 재산을 증식하고 지키는 데 혈안이 되어 무너지는 한국교회에 마지막으로 경고하는 목소리로 들려야 한다. 성도들을 속이고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이름을 팔아 부를 챙겨 외국으로 빼돌린다. 수십 년 기른 양을 잡아먹듯 온갖 미사여구로 때로는 공갈과 협박으로 교인들의 금품을 갈취하여 자기 욕심을 채운다. 당회장으로 인사권과 사법권을 가지고 온갖 전횡을 일삼는 자들이 많다. 당회장 목사 눈에 거슬리면 출교시키거나 종교적으로 매장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일은 세상의 ‘짐승권력’이 지배하는 청와대 집구석에서만 하는 짓이 아니라, 한국 교계에서 벌어지는 ‘박근혜와 최순실 방식의 교회 농단 사건’이다. 오직 성경 진리를 지키는 일에 돌아가야 한다.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고 돌보는 일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