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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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08 19:51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뭔가에 씌어’ 무지몽매한 한국 교회 성도들


지난 22일 기독교 팟캐스트(podcast) ‘응급처치’가 첫 공개방송을 시작했다. 청년 세대 성도들, 신학생 그리고 목회 사역자들 40여 명이 홍대 CCM아지트에서 현재 한국 교회의 처참한 민낯을 발설했다. 참여 세대가 대부분 20~30대인 이들은 그야말로 교권(敎權)에서 깨어나지 못한 중세인들과 같은 한국 교회 성도들의 현실에 대해 울화통을 터뜨렸다. 사회적으로 중범죄에 해당하는 편법 세습과 수백억 원 비자금 문제 등, 신격화된 교회 권력자에게 당하는 터무니없는 수모를 토로했다.

어떤 신학 사상을 배웠는지 모르는 목사의 몰상식한 말도 ‘영적 권위’로 믿는 어리석은 한국 교회 성도들은 ‘아멘!’으로 받아준다. 성도를 속이는 말에도 무시하는 말에도 저주하는 말에도 협박하는 말에도 진짜 뇌 없는 사람처럼 ‘아멘’이라고 한다. 제발 ‘아멘’ 소리하지 말고 제대로 좀 들어야 한다! 고등교육 세계 5위 국민의 수준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무지몽매가 교회를 지배한다. 마치 노아 시대의 임박한 물심판이나 주후 70년 예루살렘의 멸망을 감지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 한국 교회에 오래전에 내려진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밖에 평가할 말이 없다. 무슨 말로 어떤 설교를 해도 마지막 기도할 때 ‘축복’만 빌어주면 된다는 식이다. 이는 개신교의 본질과 어떤 공통점도 없는 어리석음 그 자체다. 신을 돈 몇 푼으로 달래면서 더 많은 돈과 더 오래 사는 건강을 바라는 기복신앙이 이 정도까지 반성력과 비판력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정말 다시 놀란다.

한국 교회는 수십 년을 다녀도 구원의 확신 하나 속 시원하게 해결해 주지 못하는 형편없는 울타리다. 더 정확히 말하면 보호감호소다. 그러나 성도들은 목사들이 무엇으로 어떻게 그렇게 홀리게 했는지 둔감해도 너무 둔감하다. 이날 방송을 이끈 진행자는 한국 교회 성도를 보면 “뭔가 씐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개탄스럽게 말한다. 이 딱한 상황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반듯이 ‘목사 신격화’로 향한다. ‘목사 등신대’까지 만들어 사진을 찍어 연예인처럼 소셜미디어에 올린다. 경호원 보호를 받으며 등장하는 목사를 보고 환호하고 울기까지 하는 성도들 모습은 무지몽매의 극치다. 방송 참가자 증언에 따르면 어떤 여성도는 목사한테  안수 받게 하려고 갓난아이를 군중 틈새로 집어넣는 위험천만한 장면도 보았다고 한다. 우매함으로 수십 년 동안 길들여진 성도들은 교회를 신전(神殿)으로 목사를 제사장으로 그리고 헌금은 제사장의 제물로 세뇌당했다. 그렇게 시간 받쳐 죽도록 충성하고 귀한 돈까지 바치도록 어떻게 세뇌를 시켜놓았는지 정성이 부족하다고 하며 헌금을 더 내라고 하면 군말 없이 평생 동안 더 내면서 산다.

기부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 기부한 사람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한국 교회는 어떻게 망가졌는지 수십 년 동안 물질을 바치면서도 받은 사람은 당연한 듯 여기고 헌금한 사람은 오히려 더 내지 못해서 괴로워한다. 너무나 속였고 너무도 속았다. 진정한 목자는 자기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자(요 10:11)라는 성경의 진리를 뒤집어도 너무 뒤집어 놓았다. 성도들의 무지몽매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된 한국 교회 현실과 구조로 볼 때  ‘목양실’이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는 정반대로 가는 대표적 상징이다. ‘당회실’을 어느 때부터인지 ‘목양실’로 바꾸어 푸른 초장에 편안하게 풀 뜯는 양을 떠올리게 하지만, 미몽(迷夢)에서 깨지 못한 성도들을 또다시 어리석음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통제탑’의 상징이다.

그런데 ‘응급처치’ 방송에서 반드시 짚었어야 하는 문제가 빠졌다. 성도들이 수십 년 동안 무지몽매하게 유린당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약했다. 오랫동안 샤머니즘과 기복주의로 찌들었던 우리에게 가장 밝은 진리를 전해주는 교회에서 목사 신격화를 왜 수수방관할 수밖에 없냐는 물음이다. 해답은 간단하다. 바로 ‘성경’을 모르게 했고 몰랐기 때문이다. 목사를 신격화하려면 목사가 강단을 독점하고 성도들에게는 성경을 가르치지 않아야 한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성경을 알고 싶어서 목사한테 질문하면 ‘이단에 빠진 게 아니냐’는 눈총을 받는 교회가 한국 교회다.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들의 공격을 제대로 척결하지 못하고 교인 단속이나 하는 형국이 목회자나 성도들이 얼마나 성경을 모르고 있는지 명백한 방증이다. 무지몽매함의 늪에서 빠져나올 유일한 방법은 성경권위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 그릇된 목회자를 탓하기에는 너무 절박하고 시간이 아깝다. 성도들 스스로 성경권위를 확인해야 하며 하나님은 분명히 존재하시는지 고민하며 읽어야 하고, 교회의 유일한 통치자는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몇 마디 설교로 하나님의 존재와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 기도도 찬양도 모두 공허한 소리 꽹과리 소음이 된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자멸의 늪을 스스로 팔 뿐이다. 무지몽매하게 계속 당하느냐 아니면 분명하고 확고한 진리로 하나님의 신실한 자녀,  예수 그리스도의 충성스러운 종으로 사느냐, 어느 때보다 이것을 선택해야 할 위급한 상황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가나안 성도’ 증가를 기도하는 목사에게
너무 다른 두 눈물, 그리고 또 다른 피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