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똥’까지 먹어야 하는 처참한 교인들
지난 5월 5일 MBC 뉴스는 대한예수교장로교 합동 측 서울 소재 어떤 교회에서 일어난 기막힌 사실을 보도했다. ‘자신이 싼 똥 먹기’를 교회 지도자 최고 수련 과정에서 프로그램으로 사용했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그 교회에서 나온 자들을 직접 인터뷰한 단체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통에 들어가기’, ‘공동묘지 가서 서로 39번 채찍질하기’, ‘불가마 견디기’, ‘양수리에서 서울까지 시간 내 걷기’, ‘잠 안 자고 버티기’ 등의 훈련도 있다고 한다. 무슨 극기 훈련 프로그램이나 ‘극지(極地)’에서 살아남는 생존 훈련 프로그램처럼 보인다. 이것이 교회 최고 직분자 교육 과정이라고는 납득할 수 없다. 통상 교회 지도자 대상자라고 하면 장로 혹은 안수집사이거나 권사일 것이다. 올바른 직분자 교육이라면 집중적으로 성경을 공부하게 하거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혹은 장로교 헌법 정도 선별해서 교육하면 될 것인데, 자기 똥까지 먹는 지도자 교육 과정이라니 듣기도 민망할 뿐이다. 도대체 한국 교회 그것도 교회 지도자 교육 과정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 개탄스럽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과정에서 신천지의 감염자 폭발 사건에 매우 놀란 한국 교회 많은 성도들은 그 뉴스 앞에 또 다른 신천지가 나왔는지 순간 깜짝 놀랐다. 유명 교단 소속의 교회에서 일어난 어이없는 교회 지도자 양성 과정에 많은 성도는 비통한 마음에서 고개를 저었다. 그 교회의 지도자가 되는 최고 관문인 LTC 과정 통과를 위한 어이없는 훈련 과정의 목적은 분명했다. 그 교회를 나온 증언자들에 따르면 프로그램의 최종 방향은 결국 목사 부부에 대한 강도 높은 충성 요구에 맞추어 있다고 한다. 합숙은 물론이고 가정이 있는 교인들도 교육 과정에서는 매주 3회 이상 교회에서 자야 한다. 매일 새벽마다 택시를 타고 교회에 와서 보내고 자정 무렵에 귀가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이 엽기적인 교회지도자 훈련과정의 근거로 들고 있는 성경 구절이 있다. 고린도후서 6장 3∼10절의 내용이다. 이 본문은 하나님께서 사도 바울에게 혹독한 고난을 통해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교회 화합의 능력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이 본문이 어떻게 엽기적 훈련의 근거가 되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성경 본문의 본래 취지를 이렇게까지 왜곡하면서 지도자 교육 과정을 만드는 자들은 도대체 어떤 자들이며,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 참여하려고 자원하는 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매우 궁금할 따름이다. 자신의 믿음이 다른 성도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앞의 성경 본문을 임의로 적용한다고 한다. ‘매 맞음’ 조항은 종로 게이 바 골목에 가서 매 맞을 때까지 전도하기로 바꾸고, ‘영광과 욕됨’은 사창가에 가서 전도하는 것으로 대체한다고 한다. ‘갇힘’은 음식물 쓰레기장에 가서 3시간 갇히거나 차 트렁크 안에 두 명씩 1시간 동안 갇히는 것으로 대신한다고 한다. 그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그 교회를 나온 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러한 지도자 교육 과정은 바로 정상에 있는 ‘톱리더’인 목사에 대한 충성 서약일뿐 다른 뜻은 없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볼 때 만약 어느 누군가가 똥을 먹으라고 하면 참을 수 없는 모멸감에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너무도 수치스러운 요구가 계속 이어지면 차라리 극단적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 모멸감을 뛰어넘어 자기 똥을 집어먹으려면 그것을 시키는 자가 같은 인간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 그것을 시키는 자가 자기 자신보다 훨씬 훌륭하고 뛰어난 능력을 소유한 자로 인정해야만 그러한 행동이 수치심이나 모멸감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인간이 아닌 신의 대리자로 여겨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인간을 이렇게 숭배하면 이것은 기독교 진리가 아니라 사이비 진리로 전락한 것이다. 이 세상 어디에도 하나님 앞에서는 나와 다른 계급을 가진 존재는 없다. 철저하게 속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똥을 집어 먹으라는 강요를 그대로 따를 수는 없다. 그것이 교회 지도자 양성 과정이라는 것에는 더더욱 동의할 수 없다.
한국 교회 성도들의 무지는 과연 어디가 끝일까? 최소한의 신앙의 품격까지 포기하는 이러한 성도들의 처참한 상황들이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를 패망시키는 과정이 아니라 단지 회복을 위한 혹독한 훈련과 시련을 주는 과정이라고 믿고 싶다. 교회 갱신이나 진리 회복의 과정이라고 여기고 싶다. 증언자들에 따르면 교인들은 그 목사를 ‘영적 아버지’로 모신다고 한다. 방송에는 목사가 주는 삼겹살을 받아먹으려고 줄을 서는 광경을 보도하기도 했다. 목사에게 고기를 받아먹으며 눈물 흘리는 교인도 있었다고 한다. 목사의 개인 명의 헌금 계좌가 논란 중에 있다. 프로그램 참여 중이던 성도가 뇌출혈로 쓰러져 1년 7개월째 재활 훈련을 받고 있지만, 아직도 말을 거의 하지 못해 한글을 다시 배우고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교회는 이 사고를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 과정을 폭로한 여성도의 남편에 대해서는 도리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상태라고 한다.
성도들이 자기 똥을 먹어야 교회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기독교 진리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는 앞서 이 사람들이 그릇되게 인용한 구절을 다시 확인해 보고자 한자. 이 구절은 어디까지나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통을 통해 그의 대속주 사역을 완성하게 하신 것처럼, 보혜사 성령께서도 바울을 비롯한 많은 사도와 동역자들을 낮고 천한 모습으로 섭리하시면서 복음을 위해 고난을 받게 하셨고 또 그렇게 하실 것에 대한 약속의 말씀이다. 자기 똥을 먹으면서까지 교회의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는 불손하고 불쌍한 자들이 사용할 구절이 결코 아니다. 다시 한번 두 눈을 뜨고 보자. 이 구절이 자기 똥을 먹으면서 교회의 최고 리더가 되라는 근거 구절인지.
3 우리가 이 직분이 비방을 받지 않게 하려고 무엇에든지 아무에게도 거리끼지 않게 하고 4 오직 모든 일에 하나님의 일꾼으로 자천하여 많이 견디는 것과 환난과 궁핍과 고난과 5 매 맞음과 갇힘과 난동과 수고로움과 자지 못함과 먹지 못함 가운데서도 6 깨끗함과 지식과 오래 참음과 자비함과 성령의 감화와 거짓이 없는 사랑과 7 진리의 말씀과 하나님의 능력으로 의의 무기를 좌우에 가지고 8 영광과 욕됨으로 그러했으며 악한 이름과 아름다운 이름으로 그러했느니라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참되고 9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보라 우리가 살아 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10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후 6: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