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교회체제개혁 총론 (5)
2. 체제개혁의 원리
체제개혁이란 어떤 제도를 새로운 체제로 만들어 고치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체제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속적인 국가나 사회단체의 체제개혁은 지도자나 선각자가 주관적인 계획이나 이상에 따라 체제를 새롭게 만들어 고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교회의 체제개혁은 성경적인 본래의 교회체제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전자가 인본주의에 기초한 것이라면, 후자는 신본주의에 기초한 것이다. 이는 전자가 인간적인 이념이나 의사에 기초하기 때문이고, 후자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피조세계를 통해 계시하시는 것이 바로 지상에 세워진 교회이다. 그러므로 지상교회는 인간의 주관적인 이념이나 의사에 따라 세워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 오직 주권적인 하나님의 기쁘신 뜻에 따라 설립된다. 따라서 교회의 체제개혁원리 역시 인간의 이상적인 체제를 새로운 원리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약속대로 보내신 성령의 사역을 통해 복음진리의 터 위에 최초의 신약교회를 세우셨다. 이에 바울은 교회를 하나님의 집이며 진리의 기둥과 터라고 했다. 이러한 교회설립으로 드러난 성취 사건이 교회체제의 원리이며 바로 체제개혁의 원리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성령의 능력으로 지상에 세우신 순수한 본래의 교회체제의 원리가 바로 체제개혁의 원리라는 뜻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승천하신 후에 지상에 몸 된 교회를 세우셨다. 곧 약속하신 보혜사 성령을 보내어 제자들로 능력을 힘입게 하여 복음을 전파케 하심으로 교회를 세우셨다. 그리고 사도들로 성령의 감동을 받아 전파하는 복음의 내용을 기록하게 하셨다. 그것이 바로 신약성경이다. 여기에 교회체제의 근본 원리가 나타나 있다. 첫째는 교회의 주인이 그리스도이시며, 둘째는 교회의 보혜사가 성령이시고, 셋째는 교회의 절대표지가 성경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본래 교회체제의 원리가 곧 교회체제개혁의 원리이다.
1) 교회의 주되신 그리스도
교회체제개혁의 첫째 원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주인이시다는 사실에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보혜사 성령의 능력으로 몸 된 교회를 세우시고 주관하시며 다스리시는 주인이시다. 그러므로 인간은 어느 누구도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주인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어느 누구라도 교회를 주관하거나 다스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이는 그리스도에 대한 배역 행위이며 적그리스도의 앞잡이 역할을 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첫 아담은 하나님으로부터 피조된 모든 생물에 대한 통치권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한 뱀에게 유혹을 받아 도리어 복종을 당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첫 아담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남으로 모든 생물에 대한 통치권을 상실하고 말았다. 하지만 둘째 아담인 예수 그리스도는 죽은 가운데서 부활 후 승천하여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신다. 그리고 이 세상과 오는 세상에 일컫는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되시고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가 되셨다. 곧 우주 만물을 비롯한 하나님의 나라 곧 교회에 대한 통치권을 행사하시게 되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한 몸으로 연합된 교회의 머리가 되어 모든 지체들을 주관하며 다스리시는 주인이시다. 이에 그리스도와 연합된 성도들은 오직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보혜사 성령에 의한 통치만을 받으며 살아가는 자들이다.
(1) 그리스도와 연합된 교회
신약교회 성도들은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한 몸으로 연합된 신령한 유기체이다. 이는 로마가톨릭에서 말하는 공동체(共同體)와는 근본적으로 차별화되는 다른 개념이다. 공동체는 인간 자신들이 주체가 되어 자신들의 행복을 목적으로 삼아 공동으로 삶을 영위하는 단체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신령한 유기체로서의 교회는 머리되신 그리스도가 주체가 되어 정하신 뜻을 따라 지체인 성도들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일컫는 말이다.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신앙적으로 미숙한 성도들을 말씀으로 양육하여 성숙하게 하신다. 그리고 성숙한 성도들로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게 하신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와 연합된 성도 각자에게 은사를 선물로 주신다. 그리고 각자가 받은 은사를 따라 선한 일에 합력하여 봉사하게 하신다, 따라서 신약교회 성도들은 머리되신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선한 일에 쓰임 받는 신령한 지체들이다.
ㄱ. 진리에 의해 하나 된 교회
신약교회는 택함을 받은 자들이 보혜사 성령의 역사로 복음진리에 의해 하나로 연합된 그리스도의 몸이다. 곧 보혜사 성령께서는 기자들을 감동시켜 성경을 기록하게 하셨다. 그리고 택함을 받은 자들로 성경을 깨달아 알도록 역사하신다. 그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 되도록 섭리하신다. 그리고 성도들로 서로 용납하여 평안의 매는 줄로 하나가 되도록 섭리하신다. 따라서 신약교회는 법률적 제도나 행정조직으로 하나 되게 하는 인위적인 정치집단이 절대로 아니다. 오직 보혜사 성령의 단독적 사역을 통한 복음진리에 의해 하나 되는 신령한 유기체이다.
ㄴ. 영적 유기체로 연합된 교회
신약교회는 머리되신 그리스도와 영적으로 연합되어 한 몸을 이루는 신령한 유기체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여러 지체들이 연합하여 서로가 영적으로 유기적 관계를 유지한다. 따라서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가 한 분이시므로 지상에는 오직 하나의 교회 밖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국가나 지역별로 그리스도와 무관하게 분리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지엽적인 교리나 이해관계로 교파를 형성하여 교회의 분열을 획책하는 행위 역시 그러하다. 따라서 건전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하나일 수밖에 없다.
(2)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
예수 그리스도는 많은 지체들이 신령한 유기체로 한 몸을 이룬 교회의 머리가 되신다. 그러나 머리되신 그리스도가 인간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지상에 있는 교회 안에서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곧 지상교회는 유형교회라고 하는 교리를 핑계 삼아 인간이 교회의 머리로 군림하는 경우이다. 교회의 지체들인 성도들은 서로가 눈으로 볼 수 있으나, 머리되신 그리스도는 실제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야기되는 왜곡된 현상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성령을 통해 교회를 세우시고 다스리시는 머리가 되신다. 그러나 교회를 섬겨야 하는 목사와 장로를 교회의 치리자로 세운다. 그리고 특히 목사는 소위 하나님의 전권대사라 하여 모든 성도가 마땅히 섬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상교회에서 목사가 치리권을 가진 당회장이나 노회장 또는 총회장으로 군림하는 것이 보편화하고 있다. 이는 그리스도의 통치권을 찬탈하여 주인 행세하는 적그리스도의 앞잡이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성경을 모르는 순박한 성도들이 자기 분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주인 행세하는 목사를 머리로 받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약속하신 보혜사 성령을 보내어 신약교회를 창립게 하신 주인이시다. 그리고 그 교회를 보혜사 성령을 통해 보살피시며 다스리시는 유일한 통치자이시다.
ㄱ. 그리스도는 교회의 창립자
예수 그리스도는 보혜사 성령을 통해 사도들로 복음을 전파케 하여 신약교회를 세우신 창립자이시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여 승천하신 후, 오순절에 언약대로 보혜사 성령을 보내셨다. 이는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예정된 자들을 구속하여 신약교회를 세우시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교회는 인간의 계획이나 노력에 의해 창립된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성령이 오순절에 강림하여 복음진리의 터 위에 최초로 예루살렘교회를 창립한 사실이 바로 이를 방증해 준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만이 성령의 사역에 의해 신약교회를 세우신 창립자라는 사실이 분명하다.
ㄴ. 그리스도는 교회의 통치자
예수 그리스도는 현세와 내세만이 아니라, 신약시대 지상에 세우신 교회를 다스리는 통치자이시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앉으셔서 성령의 능력으로 교회뿐 아니라 만물을 그 발아래 복종케 하신다. 이에 어느 개인이나 집단도 인위적으로 제정한 법률이나 제도로 교회를 통치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신약교회는 성도들의 의사에 따른 가부결정에 의해 운용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어디까지나 보혜사 성령에 의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말씀에 따라 운용되어야 한다. 이는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교회의 통치자가 되시기 때문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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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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