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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차(民俗茶) 1
차(茶)가 중국이나 인도에서 전래되었다는 기록은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 이전에 차를 마시지 않고 맹물만을 마셨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을 끓이다 보면 가까운 곳에 있는 나무 잎사귀나 열매도 삶아 마시게 되고 그중에는 향기가 있고 맛이 좋은 차도 있게 마련이다. 녹차가 9세기경에 신라로 전래되기 훨씬 이전에 맛을 얻기 위해서, 아니면 약효를 얻기 위해서 잎, 열매, 뿌리 등을 차의 원료로 사용한 증거는 얼마든지 있다. 우리나라의 토속차는 지금도 집집마다 성행하고 있다.
1. 감잎차
감나무 잎차는 어린잎에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으므로 되도록 어린잎을 따서 잎에 붙은 줄기를 떼어버리고 펄펄 끓는 물에 1분간 담갔다가 들어내야 한다. 그 이상 열을 가하면 비타민C가 파괴된다. 이것을 잘게 썰어서 그늘에서 말려 밀폐 용기에 넣어두고 사용한다. 이때 농약을 사용한 잎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녹차와 마찬가지로 감잎차를 찻주전자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맛이 우러나게 기다렸다가 찻잔에 부으면 엷은 향기가 난다. 감잎에는 비타민C, 비타민A, 엽록소가 풍부하고 5월에 딴 어린잎에는 칼슘도 많이 들어 있다. 특히 비타민C는 시금치의 10배, 레몬의 20배나 된다.
감잎차를 자주 먹으면 독이 풀리고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 괴혈병, 빈혈, 고혈압에 좋다.
2. 결명자차
결명자(決明子)는 본래 한약재이다. 차풀과에 속하는 1년 초의 열매로 하부차라고도 하는데 시중에 흔하고 값도 싸다. 결명자를 살짝 볶아 쓴다. 결명자를 볶을 때 검게 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 6컵에 결명자 30g을 넣고 끓이면 보석처럼 붉은빛이 우러난다. 찻잔에 따르면 야릇한 향기가 난다. 그대로 마시거나 설탕을 넣기도 한다. 눈을 밝게 하고 강장, 건위, 정장, 이뇨작용이 있다.
3. 곡차
보리나 밀, 옥수수, 흰콩을 누릇누릇하게 볶아 주전자에 넣고 끓이면 차가 된다. 보리, 밀, 옥수수, 흰콩 볶은 것을 각 반 컵씩 큰 주전자에 넣고 물이 반 되게 붓고 끊인다. 사용하고 있는 곡식을 차로 한 것이라 관심을 덜 가질지 모르지만 맛이나 영양 면에서는 이 이상의 차가 없다.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A, B, E가 풍성하고 위장장애, 빈혈, 체력감퇴, 신경안정에 도움이 된다.
4. 구기자차
예부터 불로장수하는 열매로 많이 알려진 약재이다. 구기자에는 단백질, 비타민B1, B2, 비타민C, 루틴, 칼슘이 풍부하고 자양강장, 식욕촉진, 변비, 간장, 신장강화에 좋다. 구기자 30g에 물 7컵을 넣고 붉은색이 우러날 때까지 끓인다. 꿀을 타서 먹으면 좋다.
5. 다시마차
다시마는 2~3년생 해조류(海藻類)인데 그 종류가 많다. 다시마를 잘 씻어 모래와 염분을 없애고 그늘에 말려 이것을 살짝 볶아 비벼서 가루로 한 다음 차의 원료로 쓴다. 끓인 물 한잔에 다시마차 1~2스푼 타서 자주 마신다.
도시인들은 해조 성분이 부족되기 쉽다.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옥소를 비롯한 각종 미네랄, 단백질의 섭취는 다시마차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6. 두향차
검은 콩을 잘 볶아서 가루를 내어 뜨거운 물에 한두 숟가락씩 타서 마신다. 콩이란 모두 건강에 좋은 것이지만 약으로나 차로 쓸 때는 검은 콩을 쓴다. 단백질은 말할 것도 없고 칼슘, 인, 망간, 구리, 비타민A, B2 등이 풍부하다.
7. 모과차
모과는 모양이 울퉁불퉁하고 과육이 단단하며 노란색을 띤 과일이다. 떫고 단단해서 그냥 먹을 수 없다. 얇게 썰어서 설탕에 버무려 병이나 독에 넣고 맨 위에 설탕을 한 컵 더 덮은 다음 마개를 꼭 막고 3~4일 놓아둔다. 노란 물이 밑으로 흘러나오면서 모과청이 된다. 모과를 잘게 썰어 그대로 끓는 물에 띄우면 차가 되지만 모과청으로 했을 때 별미가 난다. 설탕과 과육이 약간 발효됐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모과차는 민간에서 천식, 해소, 곽란, 피로회복에 써 왔다. 추운 날 마시면 능금산의 새콤한 맛과 탄닌의 떨떠름한 맛이 잘 조화되어 한 번 제맛을 본 사람은 뗄 수 없을 정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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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희철 박사 (한의학박사, 파동한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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