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순임금의 음악은 선하고 아름답다
子謂韶盡美矣 又盡善也 謂武盡美矣 未盡善也
자위소진미의 우진선야 위무진미의 미진선야
논어 3장 「팔일」의 계속이다. 그 해석은 이렇다.
공자가 소악(韶樂, 순임금의 음악)을 말하면서는 ‘지극히 아름답고 또한 지극히 선하다’고 하였고, 무악(武樂, 무왕의 음악)에 대해서는 ‘지극히 아름다우나 지극히 선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소는 순의 음악이고(韶 舜樂), 무는 무왕의 음악이다(武 武王樂). 아름답다는 것은 소리와 모양이 성대하다는 것이다. 선은 아름다움의 실상이다. 순임금은 요임금의 정치를 이어받았다. 무왕은 은나라의 마지막 왕인 주왕(紂王)을 죽이고서 은나라의 백성들을 구해 내었다. 두 왕이 나라를 이었다는 사실만을 보면 그 공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두 왕의 음악이 아름다울 수 있다. 그 나라의 음악이 소리가 우렁차고 그 흐름이 웅장하다.
순임금은 요임금이 그를 후사로 삼으려는 것을 사양하였다. 요임금은 자신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순에게 왕위를 내주었다. 이런 점에서 순임금이 나라를 이은 것은 본성을 따른 것이다. 그래서 선하다. 하지만 무왕은 은나라의 마지막 왕이자 사악한 왕이었던 주(紂)왕을 주살해야 했다. 이 점에서 무왕은 순임금과는 다르다. 그래서 공자는 무왕의 음악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선하지 않다고 한 것이다. 후대의 학자인 정자(程子, 정이천) 역시 은나라를 세운 탕왕이 하나라의 걸(桀)왕을 내쫓고서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었듯이 무왕도 이런 부끄러움을 면하기 어렵다고 주해하였다.
군자가 나라를 이을 때와 더불어 고려해야 할 일들은 높은 자리에 있을 때와 예를 행할 때, 그리고 상을 당했을 때이다. 이러한 일들은 군자가 살아가는 동안 만나게 되는 중대한 사건들이다. 이와 같은 상황들에서 군자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그 사람을 판단하는 준거가 된다.
공자는 이렇게 훈계하고 있다. “子曰 居上不寬 爲禮不敬 臨喪不哀 吾何以觀之哉.”(공자가 말했다. 윗자리에 있으면서 관용하지 않거나, 예를 행하면서 공경하지 않거나, 상을 당한 데서 슬퍼하지 않는다면 내가 무엇으로 그를 관찰하겠는가)
높은 자리에 있는 일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주 임무다. 다른 이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너그러움이 근본이 되어야 한다. 예를 행함에는 공경함이 기본이다. 초상을 당함에는 슬퍼함이 근간이다. 이러한 근본들이 바르게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외에 무엇으로 그 사람을 판단할 수 있겠는가.
인생은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인생의 음악은 아름답고 선해야 한다. 군자가 나라를 이어야 하고, 높은 자리에 있고, 예를 행하고, 상을 당할 때 아름다움과 선함이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삶 역시 아름답고 선해야 한다. 늘 진실하기에 우렁차고 성대한 생활이 펼쳐져야 한다. 말씀을 따르기에 하늘나라를 드러내는 선한 행동들의 이어짐이기에 아름답고 선하다. 인생의 길목마다 만나는 일들에서 관대하고 공경하며 애끓음이 드러나는 것이기에 아름답고 선할 수 있다. 바울 사도가 고백했듯이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매사에 대처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 아름답고 선한 것이다.
대한의 선한 그리스도인이여! 아름답고 선하게 살아가자. 어느 자리에 있든 관용하며 자신에게 엄격한 공경을 간직하며 무슨 일에서든 애끓는 마음을 지니자. 그리하여 우리 자신과 가정과 사회를 아름답고 선하게 가꾸는 데 앞장서도록 하자. 그리하여 마침내 하늘의 뜻을 실현하는 자들이 되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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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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