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과단성과 통달과 재능
季康子問仲由可使從政也與 子曰由也果 於從政乎何有
계강자문중유가사종정야여 자와유야과 어종정호하유.
계강자가 물었다. “중유는 정사에 종사할(나설) 수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유는 과단성이 있어서 정사에 종사하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曰賜也可使從政也與 曰賜也達 於從政乎何有
와사야가사종정야여 왈사야달 어종정호하유
(계강자가) 말했다. 사(자공)는 정사에 나설 수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사는 사리에 통(달)하고 있으니 정사에 종사하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曰求也可使從政也與 曰求也藝 於從政乎何有
왈구야가사종정야여 와구야예 어종정호하유
계강자가 물었다. “구(염구)는 재능이 많으니 정사에 종사하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논어』 제6장 「옹야」의 계속이다.
계강자는 공자가 살고 있을 당시 노나라의 국정을 좌지우지하던 계손(季孫)씨 가문의 우두머리였다. 그의 이름은 계손비(季孫肥)다. 그가 노나라의 대부(大夫), 곧 재상으로서 국정을 농단하여 군주를 무력화하고 국정을 좌지우지하였기에 공자는 그를 격렬하게 비난하였다.
그가 공자에게 세 사람의 제자에 대하여 종정(從政) 곧 대부가 될 만한 자질이 있는지를 물었다. 아마도 계강자는 직접적으로 공자에게 자신의 휘하에서 일해주기를 부탁하기 곤란하니까 제자들에 대한 질문으로 공자의 의도를 살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질문을 받자 공자는 세 제자들의 각각의 장점을 들어 그들은 다 대부가 될 만하다고 대답해 주었다. 중유(자로)는 과단성(resolute)이 있고, 사는 이해력(understanding)이 있으며, 구는 재능(arts)이 많아서 다들 재상이 될 만하다고 한 것이다.
정자(程子)는 공자의 설명을 확대해서 해석하였다. 비록 공자가 세 명의 제자들에 대해서만 그들의 특징을 말한 것이지만, 정자는 이를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여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장점을 지니고 태어난 것을 말했다고 이해한 것이다.
필자는 계강자와 공자 사이의 대화를 인정하면서도 정자의 해석이 더욱 타당하다고 본다. 그는 공자와 같은 성인에게서 배움을 극진히 하게 되면 누구라도 자신만의 장점을 지닌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의 현대 심리학적 관점과도 일치하는 점이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가드너(Howard Earl Gardner, 1943~ )의 다중지능이론이 그것이다. 가드너는 사람에게 다양한 지능 능력이 있다고 보고, 한 사람의 지능을 단일 차원의 일반적 능력 대신에 다차원의 지능이 섞여 있다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언어지능, 논리-수학적 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적 지능, 음악지능, 개인 내 지능, 자연주의적 지능, 대인관계 지능 등이 있다. 그런데 사람이면서 이 8개의 지능 가운데 하나라도 지니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가드너는 다중지능 이론을 통해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임을 말하고 있다고 이해하더라도 그다지 틀리지 않는다.
성경은 계강자나 공자, 정자 또는 가드너의 인간 이해를 완전히 초월한다. 성경은 사람(의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증언한다(눅 9:25).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받는다. 사람은 하나님과 교제한다. 사람은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를 수 있다. 누구든지 하나님을 믿으며 아빠 아버지라 부르는 자는 하나님의 자녀이다.
이런 사람은 분명히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이 먹이고 입히시는데 그 사람이 하나님을 위해서 한 가지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 그 사람은 하나님과 함께할 수 있는 능력을 한 가지 이상 지니고 있다. 사람은 이 한 가지 재능을 사용해서라도 하나님의 역사에 참여해야 한다.
선한 그리스도인이여!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들로서 남과 다른 나만의 재능을 한 가지 이상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기로 하자. 그 재능을 가지고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하나님의 쓰임을 받기로 하자. 이렇게 쓰임을 받다 보면 우리의 능력이 점점 배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 결실은 혹 30배일 수도, 60배일 수도, 100배일 수도, 아니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영광과 영생일 뿐이기에 감사함으로 참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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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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