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8-07-25 21:0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예와 충성으로 섬기자


子曰 事君盡禮 人以爲諂也
자왈 사군진례 인이위첨야.
定公問 君使臣 臣事君 如之何
정공문 군사신 신사군 여지하
孔子對曰 君使臣以禮 臣事君以忠
공자대왈 군사신이례 신사군이충

『논어』 「팔일」의 계속이다.
공자가 말했다. “왕을 섬기는 데 예를 다하니 사람들은 (공자가) 아첨하는 것으로 여기더라.”
정공이 물었다. “왕이 신하를 부리는 것과 신하가 왕을 섬기는 것은 어떠해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하여 말했다. “왕은 신하를 예(에 맞게)로써 일하게 하고 신하는 왕을 충성으로 섬겨야 합니다.”

어느 날인가 공자가 제자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왕을 섬겼는지를 말해 주었던 것 같다. 공자 자신은 예를 다해서 왕을 섬긴 것이었는데 다른 신하들은 공자의 섬김을 공자가 왕에게 아첨하는 것으로 보고 그것을 비웃었다는 것이다. 이 본문을 주해한 황 씨(黃氏)는 공자가 예로써 왕을 섬겼다고 해서 무슨 특별한 일을 더 한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황 씨는 공자가 순수하게 예를 다했을 뿐인데 그 당시의 사람들이 공자의 예를 오해했다고 본 것이다. 
정공(定公, ? ~ 기원전 495, 재위 기원전 509~기원전 495)은 노나라 왕이다. 그의 이름은 ‘송’(宋)이다. 그가 왕으로서 어떻게 신하로 하여금 일하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신하는 어떻게 왕에게 봉사해야 하는지를 공자에게 물었다. 사실 이 두 가지 물음은 그 당시의 정치와 사회생활에서 가장 근본적인 것들이었다. 공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왕은 신하에게 예로써 일하게 하고 신하는 왕에게 충성으로 섬겨야 한다고 대답하였다.
공자는 육경(六經: 역(周易), 시(詩經, 시경), 서(書經, 서경), 예(禮, 예기), 악(樂, 악기), 춘추(春秋))의 편찬자이다. 『예기』(禮記)는 특히 역사적으로 진행되어온 예들을 보여주고 있다. 예는 하늘을 제사하는 의례들에서부터 일상생활의 원칙에 이르는 광범위한 삶의 영역과 관계한다. 안회가 공자에게 인이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논어, 안연 편). 그러자 공자는 인이라는 것은 ‘극기복례’(克己復禮)라고 대답하였다. 극기복례는 제사에서나 일상생활에서나 자신의 사사로움에 휘둘리지 않고 천리나 공동의 예 등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이상에서 예는 하늘을 제사하는 일체의 제의로부터 이로부터 연유되어 사회와 자연 속에서의 일체의 생활양식과 관계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충은 예를 이루는 핵심 내용이다. 충은 자신의 최선을 다하는 마음의 작용이다. 충의 선한 마음의 작용은 실은 조선의 유학자들에 의해서 사단칠정의 조화로운 생활로 구체적으로 분석되고 실천되었다. 조선의 성리학은 모든 사람이 자신들의 순간순간 마음작용이 사단에서 나온 것인지 칠정에서 나온 것인지를 예의 주시하면서 이들 마음의 작용 일체를 인의예지의 순선함과 기의 맑음에 맞게 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러한 사태는 당연히 오늘날의 생활 속에서도 참으로 유효하다. 최소한 한국인들은 자신의 마음 씀이 사단에서 발한 것인가 칠정에서 발한 것인가를 늘 살펴보면서 사단의 순선함과 조화시키려 해야 한다. 기질의 맑고 투명함에 맞게 감정을 조절하려고 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법과 온 마음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성경말씀을 통해 알고 있다. 예배하는 법은 무엇보다도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이 참 하나님이시며 그 분 외에 다른 신을 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동시에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는 온 힘과 온 마음으로 해야 한다. 예배하는 동안 힘을 써서 다른 마음이 들게 해서는 안 되며, 하나님을 참 하나님으로 경배하는 외에 자신의 힘씀을 헛되이 소모해서는 안 된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도인 역시 매 순간의 그들 자신의 마음 작용이 성령의 마음에서 나온 것인지 인간의 마음에서 나온 것인지를 점검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체의 사태들에서 그들의 마음이 성령의 마음에서 나온 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이 쉽사리 또는 방자하게 자신의 죄의 행위들에 대하여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다’는 핑계를 입버릇처럼 되 뇌여서는 안 된다.

대한의 선한 그리스도인들이여! 서로가 하늘나라를 침노하는 자세로 성령의 마음을 발하며 하나님을 예배하자. 사람의 마음을 발동하게 하는 속세의 삶의 형식들에 얽매이지 말고 성령의 선한 마음을 일으키면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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