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7-11-07 22:15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백성에게 공경과 충성의 마음을 깃들게 하려면


논어 2장 「위정」의 계속이다.

계강자가 물었다. “백성에게 공경과 충성하도록 권면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백성을) 대하기를 장엄하게 하면 (백성이) 공경하게 되고, 효도하고 자애로우면 백성들이 충성스럽게 되고, 선한 사람을 임용하고 능력이 모자라는 사람을 (잘) 교육하면 백성들은 서로 권면할 것입니다.”

공자는 노나라에서 태어나서 노나라에서 주로 살았다. 노나라는 주왕실의 직계 후손이 통치하는 나라였다. 하지만 공자 당시의 노나라는 계씨 일가가 왕을 능가하는 실권을 가지고 있었다. 공자의 시기로 국한할 때 계씨 가문은 계무자(季武子, 기원전 568~기원전 535 집정?)를 시작으로 계도자(季悼子, 생몰 연대 불상), 계평자(季平子, ?~기원전 505), 계환자(季桓子, ?~기원전 492), 계강자(季康子, ?~기원전 468)로 이어져서 실권을 행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공자(기원전 551~기원전 479)는 계무자의 집정기(기원전 568~기원전 535)에 태어나서 계평자 집정기(기원전 535~기원전 505)에 노 정공(기원전 509~기원전 495)을 도와 벼슬(정공 9년, 기원전 501, 공자 51세)을 하였고, 계환자 집정기(기원전 505~기원전 492)에 노나라를 떠나 위나라로 가면서 주유천하(周遊天下)에 나선다. 이때가 기원전 497년으로 공자 나이 55세였다. 그 후 14년 후 계강자 집정기(기원전 492~기원전 468)인 기원전 484년에 공자는 향년 68세로 다시 노나라로 돌아온 것 같다.

본문은 계강자가 정치가이자 실권자로서 공자에게 백성을 통치하는 방법을 묻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통치자가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공경하는 마음과 충성의 마음으로 왕을 섬기고 나라의 일을 해 나갈 수 있는지를 물은 것이다. ‘장’(莊)은 용모가 단정(端)하고 엄숙한 것(嚴)을 말한다. ‘권’(勸)은 ‘부추기다’, ‘~을 하게 하다’, ‘즐기다’, ‘행하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통치자가 먼저 자신을 단정하게 하고 엄숙하게 하여 매사에 신중하면 백성들이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통치자가 몸소 부모에게 효도하고 많은 사람을 따뜻한 사랑으로 대하면 백성들 역시 통치자에게 그러한 마음을 가질 것이다. 선한 풍속이나 선한 사람들을 권하거나 등용하고 좀 능력이 모자라는 이들에 대해서는 가르치기를 잘 한다면 백성들도 그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권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된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백성들도 왕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권면 즉 공경과 충성함을 즐거워하며 행하게 된다.
계강자와 공자의 대화가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필자는 작금의 우리나라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서로에게 선을 행하며 권하게 할 수 있는 예시를 준다고 생각한다. 그리스도인은 다른 이를 말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말이나 행동 또는 생각 등에서 단정하고 엄숙하게 해야 한다. 단순히 말이나 태도 등의 겉모습으로만 단정하고 엄숙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아 스스로 책임지려는 데서 단정하고 엄숙해야 한다. 선한 일이나 선한 그리스도인을 칭찬하고 부족한 이에게는 가르침을 베풀어야 한다. 그럴 때 교회 안의 다른 그리스도인들도 서로에게 이러한 언행과 생활을 권장하고 실천할 것이다.

빌립보서 2장 12절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어떠해야 할지를 분명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있을 때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2:12) 본문 속의 ‘나’는 바울 사도이다. 바울은 빌립보교회를 세우고 섬겼다. 이 편지를 쓸 당시 바울은 이미 빌립보를 떠나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었다. 복종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서이며, 두렵고 떨리는 것은 죄에 대해서이다. 이 두 가지 일에 충실한 사람이 각자의 구원 그 자체를 온전하게 할 수 있다.

대한의 선한 그리스도인들이여! 나 자신이 먼저 말과 행동, 생각 등을 단정하고 엄숙하게 하고 선을 도모하며 부족한 이를 권면하자.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복종과 두려움과 떨림으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그 구원에 합당한 삶을 조금씩 이루어가도록 하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노동의 존엄과 노예의 치욕 사이에서
니체의 비극: 쓸쓸한 여우와 고독한 백호(白虎)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