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천하를 평화롭게 하려면(3)
詩云殷之未喪師 克配上帝 儀監于殷, 峻命不易 道得衆則得國 失衆則失國,
시운은지미상사 극배상제 의감우은 준명불이 도득중즉득국 실중즉실국
是故君子先愼乎德 有德此有人 有人此有土 有土此有財 有財此有用.
시고군자선신호덕 유덕차유인 유인차유토 유토차유재 유재차유용
德者本也 財者末也 外本內末 爭民施奪 是故財聚則民散 財散則民聚,
덕자본야 재자말야 외본내말 쟁민시탈 시고재취즉민산 재산즉 민취
是故言悖而出者 亦悖而入 貨悖而入者 亦悖而出.
시고언패이출자 역패이입 화패이출자 역패이출
(대학 전문10장)
본문은 전문 10장의 내용의 일부이다.
“시경에 이르기를‘은(나라)가 군사(백성, people)를 잃지 않았을 때는 능히 하늘상제와 짝을 이루고 있었다’고 하니 마땅히 은에서 본받을 것이 있다. 준엄한 명령(천명)은 쉽지가 않은데, 말하자면 백성을 얻으면 나라를 얻게 되지만 백성을 얻지 못하면 나라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군자는 먼저 신중하게 덕을 갖추어야 한다. 덕이 있는 사람이 그 다음에 사람을 얻게 되고, 사람이 있은 다음에 토지(land)를 얻게 되고, 토지가 있게 된 다음에 재물을 쌓게 되고, 재물이 쌓인 다음에 그 사용(means)이 있게 된다. 덕이 본(뿌리)이고 재물은 말(가지)이다. 본을 몰아내고 말을 안으로 하는 것은 백성을 싸우게 하고 탈취를 베푸는 것이다. 그래서 (왕 또는 군자가) 재물을 모아들이면 백성은 흩어지고 재물을 흩으면 백성이 모이게 된다. 그러므로 말을 패역하게 하여 내뱉는 사람은 또한 패역한 말을 듣게 되고 재물을 패역하게 거두어들인 사람은 또한 (재물이) 패역하게 나가게 된다.”
은나라는 하나라의 마지막 왕인 걸(桀)왕의 폭정을 물리친 탕(湯)왕에 의해서 세워졌다. 탕왕은 걸왕의 잘못을 문책하고 백성들을 그의 폭정으로부터 구해낸 것이다. 이것이 은이 상제에게 제사할 수 있던 근거였다. 그 후로도 약 600여 년 동안 은(상)은 백성과 함께 하였고 그래서 상제에게 제사할 수 있었다. 하늘과 벗하여 통치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은의 마지막 왕인 주(紂)왕에 이르면서 은은 멸망을 향해갔다. 은의 주왕은 포악하였다. 비간(比干, 주왕의 숙부)과 같은 충신이 주왕에게 충의로써 간하자 충신의 간은 어떠한지를 알아보겠다고 현장에서 죽게 한 장본인이다. 달기라는 여인을 비로 맞이하고 그녀에게 빠져서 정사를 돌보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숲에 연못을 만들어 그곳에 술을 가득 채우고 숲의 나무에는 고기를 매달아 놓고는 벌거벗은 채로 술 마시고 고기 먹으며 향락에 빠져들었던 장본인이다(酒池肉林, 주지육림).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는 구리기둥을 만들어 기름을 바르고 그것을 불 위에 얹어 놓고는 죄수들에게 맨발로 걸어가게 하는 잔혹한 형벌을 행사하기까지 하였다. 모두가 달기라는 한 여자를 즐겁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본문의 군자는 준명(great manda-te)을 받은 자이다. 군자의 준명이나 은나라가 하나라를 멸망시킬 수 있었던 것은 준명(great mandate)이나 마찬가지다. 준명이 없이 천하를 평화롭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진정 준명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준명을 받은 군자라면 주왕을 거울삼아 무엇보다도 덕을 갖추어야 한다. 덕으로써 사람을 교제해가야 한다. 부정과 불법으로 재물을 모아서는 안 된다. 재물이 있으면 반드시 바르게 쓸 곳이 있어야 한다. 재물을 탐하면 사람은 모여들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재물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흩어져 쓰이게 해야 한다. 또한 패역하게 말하면 패역한 말을 듣게 될 뿐이고 재물을 패역하게 모아들이면 그 재물은 패역하게 나가게 될 뿐이다.
그리스도는 굳이 유학의 관점에서 이해해 본다면 군자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이 군자답고자 한다면 성경에서 말하는 죄악의 인물들 예를 들어 바리새인, 율법사, 대제사장, 헤롯왕 등을 본받아서는 안 된다. 선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들을 거울삼아 형식적이고 고답적이며 거만하지 않아야 한다. 대신에 세례요한처럼 회개의 세례의 복음으로 사람들과 교제해야 한다.
다윗 왕이 패역(법도를 망치고 법도에 거스림)으로 밧세바를 아내로 취했으나 그는 그 후의 인생을 패역의 수치스러운 일들로 보내야 했다. 베드로 역시 세 번 예수를 패역하게 부인하고서 하녀로부터 패역한 말들을 들어야 했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패역하게 십자가에 못 박아 죽게 했다가 예루살렘성의 처절한 멸망을 포함해서 지금까지도 전쟁이 멈추지 않는 패역함을 되돌려 받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은나라가 상제와 짝을 이루었듯이 하나님과 교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무슨 일이든지 먼저 하나님과 상의(기도)하고 난 후에 그 기도대로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과 교제하는 삶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일을 통해서 그리스도인이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기도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나라와 의의 이루어짐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마6:33). 밀알은 썩어져야만 열매를 맺는다(요12:24). 이런 그리스도인에게 패역의 재물이나 패역의 말 등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선한 그리스도인이여 흠모할 것을 흠모하고 패역의 일들일랑 버리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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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
니체의 ‘미래 철학자’: 세계심판자-세계창조자 |
니체의 말, ‘이 사람을 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