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천하를 평화롭게 하려면(4)
대학 전문 10장의 일부이다. “진의 목공이 맹세하며 말했다. ‘만약에 (나에게) 어떤 신하가 있다고 하자. (그가) 진실하고 한마음을 지녔는데 다른 재능은 없고 그의 마음은 순박하고 솔직하다. 그 신하가 (남을) 용납하는 것(수준)이 남의 재주 지닌 것을 자신이 지닌 것처럼 여기고, 남의 선비다움과 성스러움(훤히 꿰뚫어 알고 명석함, 通明)을 자신의 마음으로 좋아하여 (그것들을) 자신의 입에서 나간 것 이상으로 여긴다면 이 사람은 포용력이 있다. 나(진목공)의 자손과 백성을 능히 보호할 수 있다. 아마도 또한 유리함이 있을 것이다. (만약에 어떤 신하가 있다고 하자. 그가) 다른 사람이 재능을 지니고 있는 것을 꺼리고 질시하여 싫어하고 다른 사람의 선비다움과 성스러움을 (사실과) 어긋나게 하며 그 선비다움과 성스러움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게 하지 않는다면 이는 포용력이 없는 사람이다. 능히 나(진공)의 자손과 백성을 보호할 수가 없다. 또한 (나라를) 위태하게 할 것이다.” 진서는 주서(周書)의 마지막 32권을 말한다. 주서는 상서(尙書)의 한 편명이다. 상서는 서경(書經)으로도 알려져 있다. 상서에는 우·하·상·주 4대를 중심으로 우서(虞書-요순시대) 5편, 하서(夏書-하나라) 4편, 상서(商書-은나라) 17편, 주서(周書-주나라) 32편을 합해서 58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서는 주서의 맨 마지막 편명이다. 진서는 진목공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군신들에게 서원하며 훈계한 것(秦穆公自悔己過 誓戒群臣, 진목공자회기과 경계군신)을 사관이 기록하여 성립하였다(史錄其誓辭, 作秦誓:사록기서사 작진서). 진(秦)의 목공이 세 명의 장군을 보내어 정(鄭)을 정벌하려고 하였다. 그는 진(晉)나라의 요새인 효 지역을 빌려서 지나가려 하였다. 하지만 진(晉)의 양공(襄公)이 군사를 이끌고 나와 그 요새에서 목공의 군대를 격파하고 세 명의 장수를 포로로 잡았다. 진목공은 정을 정복하는 데 실패하고 돌아와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훈계하였다. 이것이 본문의 내용이다. 추측건대 천하를 다스리는 자신이 어진 신하를 잘못 보았던 점을 후회하고 있는 듯하다. 아니면 진목공 자신이 신하들의 장점을 제대로 보아주지 못했던 잘못을 말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본문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천하를 평화롭게 하려는 자는 사람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대할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보는 핵심은 마음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말하면 마음의 진실성과 포용성이다. 사람을 평가하면서 먼저 그 사람 마음의 단단함 곧 진실하고 한결같음(誠一)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모든 것을 그대로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의 소유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 배워야 할 교훈은 다른 사람의 신앙의 아름다움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순수한 신앙과 마음가짐을 보려고 해야 한다. 작은 부분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기도와 섬김을 볼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신앙실천을 자신이 한 것인 양 기뻐하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그리스도인은 다른 사람의 신앙생활을 자신의 생각이나 신앙을 기준으로 폄하하거나 질시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자신의 신앙논리로 배척하려 해서도 안 된다. 우리나라는 교파에 따라 교회가 분리되어 있다. 교파마다 교리가 다른 것이 주된 원인이다. 한국교회가 배워야 할 것은 타교파의 교리 중에 성경의 말씀에 부합하는 교리들을 찾아 인정하는 자세이다. 다른 교단의 것이라 하더라도 훌륭한 교리와 실천이라면 이를 논쟁 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예수께서는 교리가 다른 바리새인들이나 율법사들이나 서기관들 제사장들과 죽는 날까지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분은 다른 교리를 가진 자들과 대적하려 하지 않고 언제나 진리로써 그 정당성을 입증하였다. 그분은 바리새인이나 율법사들이 자신을 억지 논리로 죽이려 하는 데도 말없이 받아들였다. 예수는 오직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하늘에 오르시어 당신의 신실하심을 온몸과 온 영으로 증명해 내신 것이다. 그리스도인이여! 우리 자신을 죽게 함으로써 우리의 정당함을 온 영혼과 온몸으로 실천하도록 노력하자. 다른 교단의 아름다운 교리를 열심히 배우고 실천하자. 다른 이의 아름답고 진실한 신앙생활을 자신의 것처럼 받아들이고 기뻐하자.
|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
니체의 미래 여성관(I) : 삶의 두 극단 |
니체의 ‘미래 철학자’: 세계심판자-세계창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