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덕과 신앙의 기초

康誥曰 克明德 강고에서 “덕을 밝게 할 수가 있다”고 했다.
강고왈 극명덕
太甲曰 顧?天之明命 태갑에서“이 하늘의 밝은 천명(덕)을 돌아보라”고 했다.
태갑왈 고시천지명명
帝典曰 克明峻德 제전에서 “뛰어난 덕을 밝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제전왈 극명준덕
皆自明也 이 모두가 스스로 밝히는 것들이다.
개자명야



(대학 전문1장)


대학의 구성은 경문 1장과 전문 10장으로 되어 있다. 물론 대학이 처음부터 이런 구조로 쓰여진 것은 아니고 예기 속에 있던 것을 주자가 4서로 구성하면서 구분을 한 것이다. 그러니까 경문 1장과 전문 10장으로 되어 있는 오늘날의 대학은 주자가 구분한 장구(장과 구)로 이해하면 된다.
경문(經文)은 대학의 전체요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이미 지난 호까지 그 내용을 다 검토하였다. 이제부터는 10개의 전문에 대하여 중요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한 장씩 이해해보기로 한다. 본문이 그 시작이다.
본문 중의 강고, 태갑, 제전은 모두 『서경』(書經)의 편명들이다. 서경은 「우하서」(虞夏書), 「상서」(商書), 「주서」(周書)로 구성되어 있는 일종의 정치사를 서술하고 있다. 우하서는 하나라의 요순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사라 할 수 있고, 상서는 하나라를 하늘의 명으로 정벌한 탕 임금으로부터 은의 마지막 왕인 주까지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주서는 은의 주왕의 악행을 천명에　따라 징벌한다고 주장한 무왕으로부터 시작해서 주나라 왕들과 정치사들이 담겨져 있다. 상서는 유학에서 왕의 역할과 왕이 되어야 할 조건 등을 바르게 제시해주는 경전으로 인식되어 있다.
강고는 주서의 편명 중에 하나다. 따라서 ‘극명덕’은 주나라의 사례에서 빌려 쓴 것이라 할 수 있다. 주나라는 은나라를 정벌하고 춘주전국시대까지 이어지는 중국의 역사적 문화적 기틀을 마련한 나라다. 공자는 “주나라의 예법을 따르겠노라”(吾從周, 오종주)고 일찍이 주문화에 대한 동경을 드러내었다. 그만큼 주나라는 정치구조와 예법이 뛰어났던 것으로 평가된다. 태갑은 상서의 편명이다. 그러므로 “고시천지명명”은 은나라의 사례에서 찾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은나라가 주나라한테 망한 것은 하늘이 준 밝은 명(사단의 마음)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드시 하늘의 명인 사단을 돌아보고 이를 밝게 해야 함을 강조한다. 제전은 우하서의 편명이다. ‘극명준덕’은 특히 요임금과 순임금의 높은 덕을 모범으로 제시하고 있다. 후대인들이 요순의 선위과정 등을 바르게 살피고 본받아 실천하여 사단의 마음을 밝게 할 것을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을 요약하여 보면 전문1장의 주제는 누구나 자신이 덕을 밝게 해야 함을 드러내는 데 있다. 다른 하나는 그 근거들을 모두 과거에서, 특히 3 나라의 변천에 등장하는 왕들의 행적에서 찾았다는 것이다.
기독인은 자신의 삶의 근거를 어디에 두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예외 없이 기독인의 삶의 근거는 성경에서 즉 하나님의 영원하신 말씀에서 찾아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은 바르고 확실해서 틀림이 전혀 없는 진리로 받아들여질 때 삶의 근거가 될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이 진리인 것은 하나님이 지금도 살아계셔서 진리이시고 과거에도 미래에도 영원부터 영원까지 살아계시며 진리이시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하든지 성경에서 출발해서 성경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기독인은 창조와 구원의 하나님, 언약과 성취의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어야 한다. 하나님은 창조하실 때 당신의 계획을 세우셨다. 언약하심 그 안에 성취까지 다 계획하셨다. 창조와 구원, 언약과 성취의 핵심은 하나님의 영원하신 선택에 있다. 하나님은 인간을 살리시려고 영원 전에 선택 또는 작정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기독인들이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은 영원한 선택을 하셨고 이를 성취하시는 분으로 믿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동시에 기독인은 이 믿음을 토대로 해서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엡1:4). 거룩함은 구별됨을 의미한다. 기독인은 비기독인과 구별되게 살아야 한다. 구별됨의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하나님이 창조와 구원을 이루시고 언약한 대로 반드시 성취하시는 분임을 믿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거룩함이다. 기독인이 흠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심판기준에서 모자람이 없어야 함을 의미한다. 사람이 자신의 능력으로 하나님 앞에서 흠이 없을 수 없는 자는 없다. 그(녀)가 흠이 없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의 아들을 자신의 구세주로 믿는 것뿐이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인생들의 죽음과 부활이 믿는 자에게는 실제상황이 되기에 흠이 없이 영원히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독인인 우리는 당신의 유일하신 아들 예수님까지도 언약대로 성취하시기 위해 아낌없이 버리신 그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다. 우리는 그 하나님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도 오늘날 우리가 나만의 부질없는 욕망을 충족하려 해서야 되겠는가. 우리는 이 하나님을 믿으며 함께 살아가야 하거늘 어찌 구별되지 못하고 초라하게 세속에 묻혀 거룩함을 잃어갈 수 있겠는가.
대한의 기독인들이여! 하나님을 바르게 믿고 죽음으로 순종하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바로 믿어 인생살이의 기초를 튼튼히 세우고 실천해가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