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3-12-23 21:2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칸트 이후의 출판물 ‘성경’폐간운동 !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니체 이후의 현대철학 〈80〉


인간의 주체성을 말할 때 우리는 칸트(Immanuel Kant, 1724~1804)를 기억한다. 왜냐하면 이 게르만 철학자는 인간이 스스로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과 조건을 (하나님의 계시나 은총의 필요성을 없애고) 이성 자체의 능력에 의존해서 밝혀주었기 때문이다. 이성(reason)은 인간에 내재된 초월적 불가침의 영역이며 인류사회를 보편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고유한 속성이다. 이 내용이 무엇이며 어떻게 전개되는지 합리적으로 정리해준 자가 바로 칸트다.
칸트 이후로 인류가 사용하는 언어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언어는 단순한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인류가 자신의 자유와 행복을 완성하기 위해 확실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역사적 방향 설정을 위한 이정표와 같다. 그뿐만 아니라 역사적 운명을 결정하는 것도 신이나 왕 혹은 군주가 아니라 이성의 활동을 통해 구체화된 공론(公論)의 장에서 결정해야 바람직한 것으로 간주되게 했다.
한마디로 칸트라는 철학자는 이성에 기초한 언어를 재규정하여 인간 사유의 원천과 출처가 바로 인간 자신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론적이며 실천적으로 나아가 미학적이며 종교적으로 그럴듯한 입증을 했던 근대 사상가다. 이성적 판단을 기준으로 명확하고 엄밀한 언어 사용의 규칙과 틀을 만들어냄으로써 칸트 이후의 학문은 새로운 사조(思潮)를 만든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칸트 이후 출판되는 책들은 유럽 사회에서 그보다 200여 년 전에 번역되어 출판되기 시작한 하나님의 말씀 ‘성경’ 폐간운동의 본격화에 일조한다는 특성을 갖는다. 성경을 하나님의 특별계시 기록의 권위로부터 박탈하려는 시도는 앞선 이유로 볼 때 당연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칸트에게 오면 인간의 사유행위는 (하나님에 관한 지식과 같은) 경험할 수 없는 영역을 포기한다는 의미보다는 하나님의 존재에 관한 인식과 같은 초월적 지식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롭게 된다. 칸트는 그의 주저 중 하나인 『판단력 비판』에서 인간의 ‘상상력(imagi-nation)’을 이론과 실천을 연결해 주는 가능성으로 정의함으로써 계시적 종교로서 기독교인의 삶의 독자적 가능성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나아가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직접 계시를 받는 상황을 칸트는 “무의식적인 자연 상태로의 필연적인 몰락”쪹 프랑크 하르트만, 『미디어철학』, 이상엽 외, 서울: 북코리아, 2008, 79쪽. * 이하 쪽수만 괄호에 기입 으로 간주한다. 칸트에게 약물중독의 환각, 영매(靈媒)들의 환영(幻影), 꿈이나 환상에서 만들어지는 언어는 ‘이성적’ 인식의 출발이 될 수 없다. 서양 기독교적 문화의 ‘천사의 말’(고전 13:1)과 같은 것은 허위(虛僞) 조장의 사례일 뿐이다. 칸트의 논리적 범주를 지배하는 이성언어의 관점에서 보면 계시를 비롯해 환상이나 도취 혹은 꿈의 언어들은 취객의 횡설수설과 같다.
칸트는 “이성은 자신의 고안에 따라 스스로 만들어낸 것만을 통찰한다”고 한다. 이 말은 논리적 이성 범주만이 진리의 원천이며 동시에 진위 판단의 절대적 기준이 된다는 말이다. 인간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이념들(영혼의 불멸 사상, 세계에 대한 총체적 인식, 신의 존재 증명 등)은 어디까지나 이성적 논리의 ‘필터’를 통과해야만 하며, 실제로 있다는 말이 아닌 단지 소원이나 가능성 정도로만 만족해야 하는 대상이다.   
19세기 말 니체의 ‘신이 죽었다’는 말은 18세기 초 칸트의 작업에서 이미 구체적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18세기 계몽주의를 인류의 무한한 진보가 가능하다는 허상(虛想)의 출발이라고 본다면, 이것은 취객의 말보다 못한 가장 어리석은 허상을 기획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칸트류의 계몽주의자들은 인간의 보편적 이성의 진보와 발전은 바로 신의 계시의 말씀인 성경과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능력을 넘어설 때 가능하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계몽주의자들은 중세의 억압과 성경적 권위에서 벗어났다고 착각한 윤똑똑이들에 불과하다. 그들은 실상 잡혀죽기 직전의 이성 없는 짐승들(벧후 2:12)로 집단적 울부짖음으로 자기 위로의 주문을 만들고 있었다.
 
 
기록되어 있기를 “내가 지혜로운 자들의 지혜를 멸하고, 총명한 자들의 총명을 폐하겠다.”라고 하였다.”(고전 1:18/바른성경)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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