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6-06-03 21:2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니체의 미래 여성관(I) : 삶의 두 극단


“완전한 여성은 완전한 남성보다 더 높은 인간 유형이다: 또한 훨씬 더 드문 그 무엇이다.”(니체, 프리드리히,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김미기 옮김, 책세상, 2001, 323쪽. 이하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로 줄임.) 니체가 말하는 완전함은 완벽한 진리와 관련된다. 그렇다면 완전한 여성은 완전한 진리에 대한 은유라고 해도 될 것이다. 완전한 진리를 여성에 비유하되, 완전한 남성보다 완벽한 여성이 더 뛰어나다는 말은 진리가 완벽한 모습을 띠면 그것은 남성이 아닌 여성의 의미지로 나타낼 수 있다는 말일 터이다.
그런데 니체 철학에서 다른 무엇보다 여성은 부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니체에게 진리는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항상 스스로 극복해 가야 한다. 그렇다면 완전한 진리로서 완전한 여성은 자기창조를 위한 자기극복의 미래에 나타날 새로운 인간 유형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몇 가지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을 가지고도 여성은 두 극단이 혼재하는 인간 본성의 특성을 대변함을 짐작할 수 있다. 극복해가야 할 문제투성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극복 가능성이 그만큼 많이 잠재해 있다는 뜻도 된다.
한 극단을 보면, 니체에게 여성은 ‘우매함과 불공정을 생일선물로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앞의 책, 343쪽 참조)다. 이러한 여성의 기질에 대해 니체는 반여성주의자로 유명하다. “여인들에게 가려는가? 그러면 채찍을 잊지 말라!”(니체, 프리드리히,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정동호 옮김, 책세상, 2010, 111쪽.) 진리에 대한 비유로 여성의 특질을 고려한다면, 여성은 혹독한 운명을 겪어야 하는 인간 운명의 상징이다. 여성에 대한 모독과 모욕을 퍼붓는 니체의 이러한 말은 결혼관에 와서 극에 달한다. “남성의 정신적 퇴화를 촉진시키는 것”(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14쪽.) 그야말로 여성의 특질은 해악성(害惡性)이다. 그래서 니체는 위대한 철학자들은 결혼을 장애물이며 재난으로 알고 결혼하지 않았다는 평가까지 한다. 즉 니체가 갈구하는 ‘자유정신’의 장애물이 사랑과 결혼이라고 보고 있다. 말년 병상에서 자상하게 자신을 돌보아 주었던 자들이 바로 어머니 같은 “조용한 마력을 가진 존재”(니체, 『즐거운 학문』, 안성찬 외 옮김, 책세상, 335쪽)인 자애로운 여성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니체는 그것이 감시였으며 자신의 자유정신을 방해했다고 한다.(양대종, “니체 철학에서 여성적 모티브에 대한 소고”, 니체연구 제28집, 2015년 가을, 54쪽 참조)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니체는 1874년 스위스 바젤대학 학장 대리 자격으로 당시까지 불가능했던 여성들의 박사과정 입학을 옹호하는 주장을 한다. 니체는 『이 사람을 보라』에서 자신을 “영원히 여성적인 것에 대한 최초의 심리학자”(앞의 논문 55쪽 재인용)로 여긴다. 만약 최초의 여성 심리학자는 그의 말을 받아들인다면, 이는 니체가 여성에게서 본 최고와 최악을 통해 인간이 추구하는 진리와 허구의 특성을 짐작하게 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모험과 놀이’를 동시에 자극하는 “위험한 놀잇감으로서의 여인”(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09쪽/앞의 논문 55쪽 재인용)이란 니체의 말에 이러한 뜻이 잘 드러나 있다. 분명 명제로 보면 여성 폄하 발언이다. 니체의 이러한 전략에는 전통 서양 기독교가 여성에게 강요한 무조건적 헌신과 정절의 속박과 굴레를 해체하려는 의도도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끌리는 여인들에게 구혼하면서 ‘자유정신’을 강조한다. 만남과 결혼의 조건이 자유정신의 고양과 해방감을 함께하고자 하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었다.(앞의 논문, 57쪽 참조)
니체는 자신이 하는 철학적 작업에 함께하는 수준 높은(?) 여인을 찾고 있다. 없어도 소용없지만 있으면 더 ‘효율적일 것’ 같은 존재로서 여인을 꼭 만나고 싶었다. “나는 내 곁에 나와 함께 일할 수 있을 만큼 지적이고 충분히 교육받은 젊은 사람이 필요해.”(앞의 논문, 59쪽 재인용) 니체에게 필요했던 여인은 수준 높은 지적 여인이다. 니체는 많이 사랑했던 여인, 루 살로메에게 이렇게 구혼한다. “나는 내 상속인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소; 나는 내 책들에서는 읽을 수 없는 몇 가지를 지니고 다닌다오-그리고 이것들을 위해 가장 아름답고 비옥한 경작지를 찾고 있소.”(앞의 논문, 61쪽 재인용) 끝내 살로메를 설득하지 못하고 헤어짐으로 인한 좌절과 자살 그리고 아편 과도복용의 사건을 경험하지만, 니체는 여성을 통해 확증해 보고자 했던 진리에 대한 자신의 극단적 입장들을 실제로 겪게 된 셈이다.
30세 초반의 인간 본질에 대한 천부적 통찰력을 가진 젊은 철학자, 박사 학위도 없이 바젤대학 교수직을 독보적 위치에서 수행하는 야망의 철학자 니체, 그는 여성을 통해 인간의 본능과 충동의 원초적인 본성을 몸소 겪는다. 결별의 종말과는 무관하게 허무주의 철학자 니체는 자기 인격의 모든 좌절을 여인을 통해 겪으면서 동시에 자기 창조의 내적 필연성도 여인을 통해서 느낀다. 교육과 도덕으로 결코 길들일 수 없는 자연적 원석(原石)의 가치를 니체는 여성을 통해 자기 세계관을 지배하는 모순과 대립, 갈등과 투쟁의 심연(深淵)으로 들어가 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니체는 인간의 성적 본능을 비롯한 인간의 갖가지 충동을 억압하려는 일체의 금욕주의적 사상가들을 “도덕적인 오나니스트, 자위행위자”(니체, 『도덕의 계보』, 김정현 옮김, 책세상, 2002, 489쪽)라고 혹독하게 비판한다. 인간의 근본적 욕망인 성적 본능을 억압한 서양 기독교에 대해 이렇게 비판한다. “성(性)을 처음 불결한 것으로 만든 것은 삶에 대한 원한을 토대로 하고 있는 그리스도교였다 : 그리스도교는 삶의 시작에, 삶의 전제 조건에 오물을 들어부었던 것이다.”(니체, 『우상의 황혼』, 백승영 옮김, 책세상, 2009, 202쪽)   

니체의 여성관에는 서양 기독교에 대한 반감과 비판이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본능적으로 몸이 원하는 사랑을 하지 못하는 것도 억울한데 그러한 것을 죄악시하는 서양 기독교의 억압적 규율은 가장 사악한 폭압이다. 그래서 니체는 자신의 기독교 비판을 함께 완수하려는 ‘미래 여성’을 원하고 있다. 머리와 가슴 그리고 온몸으로 구혼했던 것이다.

니체의 신 죽음이 점점 확산되는 시대, 우리는 니체가 던지는 철학적 물음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성경 진리를 통해 ‘여성의 아름다운 본질’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할 것이다.   

 
또 내가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니,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았다.(계 21:2/ 바른성경)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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