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3-07-28 19:1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미디어(The Media) 시대: ‘신의 죽음’을 알리는 매체들!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니체 이후의 현대철학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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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사상을 일컬어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이라고 한다. 시대로 보면 근대 이후를 말하고, 사상으로 보면 근대사상을 넘어선다는 뜻이다. 근대사상은 통상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의 명제로 요약할 수 있다. 존재의 근거가 하나님이 아닌 인간 자신의 생각하는 능력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더 정확한 의미는 신마저도 생각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을 배경으로 삼아 서양 근대사상은 하나님의 존재를 임의로 변형시켰다. 물론 사유의 목표는 신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여 얼마든지 혼자 존재할 수 있는 독자적 가능성을 가진 주체가 바로 인간임을 보여주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에 이르러 ‘신의 죽음’이라는 선언과 함께 근대적 사유 모티브는 사라지게 된다. 신도 인간도 진리도 모두 충동과 의지의 산물이며, 이른바 ‘본질’이라는 것은 철저하게 날조된 허구라는 것이다. 근대사상의 종결이자 현대사상의 출발을 상징하는 인물인 니체가 죽은 해(1900년)를 기점으로 이제 ‘신이 없는’ 현대의 삶이 시작된다.
최첨단 하이테크 통신기술이 우리의 혼을 온통 빼앗아가고 있는 이 시대를 우리는 ‘정보통신 혁명의 시대’라고 말한다. 혁명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전의 정보 내용과 소통 방법이 근본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물질 하나 생각 하나 어느 것 하나 조작과 날조되지 않은 것이 없는 시대다. 모든 것이 만들어지는 그러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행복이든 자유이든 지옥이든 천국이든 악신이든 선신이든 모든 것이 디지털 코드화(digital code)된다(화려하고 아름다운 영화의 한 장면은 이 세상 어딘가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전부 그래픽 효과다!). 죽었던 신도 필요에 의해서 우리의 욕구에 맞도록 만들어낼 수 있다. 사람들의 생각은 꾸며지고 날조된 것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만족과 즐거움에 보탬이 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정말 큰 문제로 남는다.
이러한 정보가 인터넷과 스마트 폰을 지배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지 라디오나 텔레비전 내지 종이 신문을 통해서 전달되던 정보가 이제는 그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장비로 그리고 빠른 속도로 인간의 삶을 지배한다. 니체가 말한 신이 없는 시대가 아닌, 신마저도 필요에 의해 무한히 만들고 유통시키고 한꺼번에 무한대의 복사가 가능한 시대다.
20세 후반의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가지고 있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의 유명한 책 한 권이 있다. 캐나다 철학자 마샬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 1911∼1980)의 『미디어의 이해』(1964)라는 책이다.통신정보이론 전문가인 맥루한의 책으로 현대 미디어론의 초석이라고 하는 이 책의 핵심은 “미디어는 메시지다(the medium is the message).”에 잘 나타나 있다.그에게 미디어는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변형시킬 수 있는 최강의 권력이다.
사실 메시지의 권위는 서양 전통에서 책을 통해 그리고 권위적  선포를 통해 드러나는 도덕적 교훈이나 종교적이고 정치적인 사상에 담겨 있다.책의 권위는 서양에서 두말 할 나위 없이 ‘성경’으로 대표될 것이며, 권위적 선포는 종교 지도자들이 자기 말에 신적 권위를 부여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맥루한에 따르면 그러한 권위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말을 좀더 새겨보면 성경도 단지 하나의 메시지를 담는 전달 매체 곧 미디어일 뿐이다. 신의 죽음을 외쳤던 니체의 말을 맥루한은 의미있게 메시지도 단지 여러 가지 미디어의 조작물에 불과하다는 말로 바꾸었다고 할 수 있다.
정말로 미디어가 날마다 다채로운 정보와 현란한 기구들을 가지고 정신을 빼앗아간다. 백여 년 전 신의 죽음을 예고한 니체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미디어는 더욱 발달할 것이다. 왜냐하면 신이 없어도 인간은 자기 목적과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수 많은 자기 우상을 만들며 살아야하기 때문에.
 
4 너는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과,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5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고 그것들을 섬기지 마라.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이니, 나를 미워하는 자들에게는 아버지의 죄를 자손에게로 삼사 대까지 벌하고, 6 나를 사랑하며 내 계명을 지키는 자들에게는 수천 대까지 은혜를 베풀 것이다 (출 20:4∼6/ 바른성경)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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