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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작성일 : 13-11-10 19:23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미디어 기술 시대의 인간 : 허섭스레기 파편!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본 니체 이후의 현대철학 〈78〉


“본서는 미디어와 미디어로부터 파생된 갈등과 미디어들이 유발한 더 큰 갈등의 이해를 추구함으로써 인간 자율성의 고양을 통해 이러한 갈등을 축소시킬 것을 약속한다.”쪹프랑크 하르트만, 『미디어철학』, 이상엽 외, 서울: 북코리아, 2008, 266쪽. * 이하 10장과 11장 참조. 
캐나다 현대 미디어 철학자 마샬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 1911~1980)의 『미디어의 이해』(1964)에 대한 저자의 평가다.
위의 책을 준비하던 유럽 특히 영국 사회는 대영제국의 문화적 동질성을 확산시켜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려고 했던 때였다. 그런데 당시 그 사회는 대중문화에 의해 도덕적임을 자부한 서구 교양이 몰락하는 징후들이 확산되고 있었다. 물론 이 징후는 니체가 말한 절대자이며 절대가치인 ‘신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다. 맥루한의 말대로 “모든 것이 산산이 조각나, 모든 일관성은 사라지고, 그저 충족시키며 그리고 관계만 있을 뿐”(341)이었다. 교양과 품위의 제스처(gesture)는 이질적인 파편들의 억지 규합일 뿐이었다.
수십 혹은 수백의 텔레비전 채널들은 단지 문화의 다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온 몸이 가리가리 찢겨지는 소리이며 다양한 영상들은 그 파편들의 흩날림일 뿐이다. 미디어 기술에 의한 정교한 기계 조작과 흥미롭게 날조된 이야기는 일정한 사실적 패턴의 모습을 띠고 있으나, 실상은 허구이며 일관된 가치를 유지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앞서 맥루한이 말한 것처럼 미디어 문명의 코드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의 자율성을 되찾고 더욱 고양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일견 바람직한 태도이며 긴급한 요구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디어 문명은 본성상 기호에 대한 해석의 반복에 의존하기 때문에 자율성의 신장은 미디어 기술에 더욱 속박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우리 자신의 확장, 즉 우리의 기술 문화는 우리를 마취시킨다는 것이다.”(349) 미디어 기술에 대한 익숙함은 자율성의 극대화가 아니라 네트워크 사회의 ‘먹이 사슬’을 위한 희생제물로 유린당할 위험성만 높인다.   
매스미디어의 연출은 내용없는 공허한 상황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비참한 소외(疏外, alienation)의 비극으로 막 내리게 할 것이다. 소외가 자기자율성 시도가 되레 자신의 모든 권리를 점점 잃는 비극적 구조라고 한다면, 미디어 문명에서 자기 노출 내지 표현 영역의 확대는 바로 비극적인 너무나 비극적인 미디어 제물로 준비되고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자유롭게 행위하는 주체’라는 역사철학적 인자(因子, factor)로서 인간은  미디어 문명에서는 미디어를 구성하는 소모품일 뿐이다. 너무나 완벽하게 조작되고 날조되기 때문에 오히려 어떤 형태보다 더 가치롭게 보이게 할 수 있다. 이는 그만큼 미디어 기술에 의한 조작 정도가 완벽하다는 말일 터! 인간이 지향하는 역사적 과정은 단지 미력(微力)마저 미디어 제국의 부품으로 납품되는 과정일 뿐이다. 
인간 주체의 다양한 면모들과 장점들을 길러준다는 교육활동은 이제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에 의한 교육독점이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된다. 미디어는 교육활동의 규제와 통제의 정도를 넘어 반드시 막강한 권력으로 자리잡게 된다. 수백 개의 채널들은 바로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항상 철저하게 통제하는 ‘바벨탑’과 같은 군단들이며 확대되는 듯한 인간 지식의 세계는 미디어 권력의 소모품 내지 허섭스레기일 뿐이다. 절망과 비극의 시대를 더 조장하는 미디어 시대, 엘리사의 기도처럼 하나님의 통치가 보이길 더 간절하게 기다릴 밖에는 더 없을 터!!
 
기도하며 말하기를 “여호와시여, 그가 볼 수 있도록 그의 눈을 열어 주소서.”라고 하였다. 여호와께서 그 사환의 눈을 여셨으므로 그가 보니, 엘리사를 둘러싸고 있는 불 말과 불 병거가 그 산에 가득하였다.(왕하 6:17/바른성경)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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