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4-04-27 15:0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저작권을 회수하라!


인간 문화의 독특한 면이 있다면 아마 언어라는 기호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문화(文化)에 대해 일반적으로 ‘진보를 위한 인간의 정신적 활동 또는 그 성과들 (학문과 예술, 도덕과 종교 따위)’로 정의한다. 그 뜻을 보면 드러나듯이 문화는 정신적 활동을 목표로 하며, 정신적 활동은 많은 개념을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로 나타난다.
문화 생활에서 개념(槪念)은 사물에 대한 보편적 평가를 유도하는 수단이다. 예를 들면 넓은 광장에 보이는 많은 생명체 가운데 비슷한 특징과 특성을 가지고 있는 대상을 우리는 ‘청소년’이라는 개념으로 묶어서 부를 수 있다. 곧 대상들의 보편적 특징을 문자로 기호화한 것이 개념이다. 이러한 문자 기호의 정교한 사용 정도는 문화의 고급과 저급의 질적 차이를 결정한다고 한다. 
그런데 개념 사용의 적절한 규칙에 대한 탐구는 결국 피할 수 없는 다음의 물음에 모인다. 모든 개념을 가능하게 하고 동시에 모든 개념을 포함하는 최고의 개념이란 무엇인가? 정신의 진보 내지 발전이 개념의 정교한 사용과 관련될진대, 정확하고 올바른 개념 사용의 확대가 과연 문화 발전의 상징으로 신뢰할 만한가?
니체에 의한 ‘신의 죽음’ 선언 이후 서양의 언어관은 곤두박질을 했다. 인간의 언어는 결코 진리를 담을 수 없는 미디어라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니체는 인간이 사용하는 개념이 정교하면 할수록 타인에 대한 의사소통의 가능성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철저히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 곧 ‘권력의지’가 상승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니체의 지적이 현대 지성의 많은 부분에 일리 있는 상식이 되고 있다면, 모든 신선한 정보의 본질은 점점 옴짝달싹도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폭압의 사슬과 같다. 
이러한 분위기는 신의 존재와 능력을 이미 확실한 진리로 전제하는 성경의 신적 권위를 그냥 두지 않는다. 성경은 신적 영감(靈感)에서 비롯한 절대 진리를 담은 유일한 기록이라는 주장이 강하면 강할수록, 성경은 세상 어떤 종교 문헌과도 비교할 수 없는 억압과 탄압의 포고령으로 분류된다. 이렇게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말은 정신문화를 대표한다는 개념들이 사실은 타인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려는 ‘권력의지’에서 비롯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니체의 지적을 보면서 우리는 당연하게 여기며 사용하는 성경 개념의 본질을 깊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인간의 언어로 기록한 문헌이지만 인간의 임의적 사용을 허락하지 않는 신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성경 언어의 본질은 인간의 상대적 이해관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엄격한 사실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성경은 인간 문화에 대한 역사적이며 상황적 언어관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고유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언어를 사용한 듯하지만, 궁극적으로 주어와 술어는 하나의 명제로 요약된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하고 계시다.’ 성경의 모든 개념이 과연 이 명제를 펼쳐 보여 준 것인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임에 틀림없다 ! 
우리 시대는, 여러 번 말한 것처럼, 잡다한 미디어(매체)의 횡포 때문에 언어의 본래 용도가 무엇인지를 더욱더 망각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성경뿐만 아니라 모든 문헌에 대한 유일한 ‘저작권자’이심을 우선 고민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저작권자 하나님께서 허락하는 문헌 관리의 유일한 권한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에게만 허락되어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인간은 책의 저자도 책의 관리자도 해석 주체도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도 요한에게 저작권에 대한 엄격함을 눈물로써 혹독하게 가르친 바 있다.       

  1 내가 보좌에 앉아계신 분의 오른손에 책을 보았는데, 그것은 안팎으로 기록되어 있었으며 일곱 인으로 봉해진 것이었다. 3 하늘에나 땅 위에나 땅 아래에서 그 책을 펴거나 보거나 할 수 있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 4 그 책을 펴서 보기에 합당한 자가 보이지 않아서 내가 크게 울었더니 5 장로들 가운데 하나가 내게 말하기를 “울지 마라. 보아라, 유대 지파의 사자, 곧 다윗의 뿌리가 이겼으니 그 책과 그것의 일곱 봉인을 뗄 것이다.”라고 하였다. (계 5:1, 3~5/바른성경)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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