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아니면 오바마 : 딴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구
서방 세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행보에 당황하고 있으며, 적어도 한 명의 지도자는 푸틴이 정말 미쳤다고 결론을 내렸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수상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푸틴이 현실감이 있는지 의심스럽고, 딴 세상에 사는 사람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미국의 외교 정책을 살펴보면, 외부 세계와 단절된 사람은 오바마인 것 같다. 미국은 아랍 국가, 러시아, 이스라엘에게서 신뢰를 잃었고, 미국 대통령은 약한 사람으로 비쳐졌다.
“버락 오바마는 적들에게는 항복하고, 우방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히브리어 일간지 <마아리브>의 사설은 언급했다.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에게 두 가지 측면에서 약함을 드러냈다. 첫 번째는 시리아를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실행하지 못한 것이며, 두 번째는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러시아가 점거하게 둔 것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중동 평화 협상에 관해서 좌익 성향의 이스라엘 신문 <하아레츠>는 오바마가 이스라엘에게 너무 유하다는 팔레스타인의 입장을 지지했다. 하지만 실제로 미국은 협상 진행의 미비함이 이스라엘 책임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미국 행정부가 아랍, 특히 팔레스타인에게 유화 정책을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과 국제 언론들은 논설을 통해 오바마가 외교정책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2008년 공화당 부대통령 후보 사라 펠린은 TV 논쟁에서 “러시아 군대가 그루지야를 침공했을 때 오바마 상원의원은 우유 부단한 반응을 보였는데, 그런 반응은 러시아의 푸틴이 다음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도록 만들 뿐”이라며 커져가는 러시아의 위협을 경고했다.
펠린은 당시 기독교적 가치관과 외교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국 언론의 무시를 당했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 최고 언론들이 말하자면, ‘한 방 먹은 것’이다.
시리아에 대한 오바마의 후퇴가 아랍 동맹국들과의 신뢰에 해를 끼쳤다면, 이란에 대한 그의 입장 역시 그렇다. 이스라엘, 사우디 아라비아 및 다른 페르시아 걸프국들은 현재 오바마가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아무 공격도 하지 않고, 대신 이란을 핵무기 사용단계의 국가로 남겨두는 싱거운 협상을 체결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미국은 말만 거창하게 할 뿐, 오바마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똑같은 우유부단함을 보이고 있다. “여러분들은 21세기에 살고 있지만, 철저히 꾸며낸 핑계로 다른 국가를 침공하는 19세기식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국무부 장관인 존 케리가 말했다. 오바마는 단지 러시아가 “역사의 타이밍을 잘못 맞추었다”는 식으로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 현실성을 잃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장 좋은 예는 세계 최고 외교관들도 수 십 년 동안 실패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종 평화 협상을 케리 자신은 9개월 만에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케리는 잘못된 집념과 영웅주의적 열정으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존 케리가 노벨 상을 받게 하고, 평안히 우리를 떠나게 하는 것이 우리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 입니다.”라고 국방부 장관 모세 아얄론은 말했다. 사실, 오바마는 이미 아무 업적도 없이 노벨 평화상을 받지 않았던가!
“오바마는 좋은 의도로 더 나은 세계를 만들려고 애쓰지만,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외교정책에서 이 지역의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라고 이스라엘 고위 관료가 <이스라엘투데이>에 말했다.
푸틴은 중동 지역에 더 깊은 관계를 맺어가고 있지만, 오바마는 관계를 잃어가고 있다. 이것이 이스라엘에게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