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과 구원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을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서 맏아들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 또 미리 정하신 그들을 또한 부르시고 부르신 그들을 또한 의롭다 하시고 의롭다 하신 그들을 또한 영화롭게 하셨느니라”(롬 8:29~30)
지난 104호에서 구원에 관해 질문을 드렸었는데, 조금 더 궁금한 것이 있어요. 인간의 예정과 구원은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예정론은 하나님께서 인간의 구원을 언제부터 계획하셨고 어떻게 실행하시는가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어요. 예정론은 인간의 구원에 국한되어 있고, 작정론은 피조세계의 섭리 영역을 모두 포함하는 범주이지요.
아! 하나님의 섭리 사역에 있어 예정론은 인간의 구원에 국한되는 것이군요.
구원은 하나님이 창세전부터 택한 자에게 주신 은총이기에 노력과는 상관이 없다고 알고 있는데, 하나님께서는 왜 어떤 사람은 구원하시고, 어떤 사람은 구원받지 못하도록 섭리하시 나요?
하나님께는 하나님이 좋아하심과 싫어하심의 절대적인 이성이 존재해요. 그것에 대한 표현이 선택하심과 버리심의 예정이지요. 그래서 하나님은 빛과 어둠을 창조하시듯 이 인간에 대한 섭리 역시 가인과 아벨(창 4:), 인간의 딸과 하나님의 아들(창 6:1~7), 이스마엘과 이삭, 에서와 야곱, 남쪽 유다와 북쪽 이스라엘, 선민과 이방인, 신자와 불신 자, 세상과 교회를 확연하게 구별하여 섭리하세요. 하나님께서 이렇게 섭리하시는 이유는 당신에게 절대적인 권한 이 있으며, 그 권한을 마음대로 실행하실 자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하나님은 절대자이시며, 절대자의 권한을 실행하실 수 있는 것이에요. 그래서 바울은 토기장이 의 비유(롬 9:21)를 들어서 도공(陶工) 마음대로 작품을 선택하고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에요. 하나님의 예정대로 인간을 구원하시고 버리시는 이유는 화가가 화폭에 자기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듯이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시는 방편이기 때문이지요.
하나님이 좋아하심과 싫어하심의 절대적 이성 기준에 의한 선택과 버리심이라는 말씀이군요.
그럼, 구원받음과 구원받지 못함이 확정되어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이 마음대로 죄를 범하며 살아도 되는 것 아닌가요?
바울은 이에 대해서 “그럴 수 없느니라 죄에 대하여 죽 은 우리가 어찌 그 가운데 더 살리요”(롬 6:2)라고 말해요. 구원이 하나님의 예정하심대로라면 인간의 행위 역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지요. 구원은 죄와 사 망의 형벌과 틀에서 벗어나 의와 생명의 세계로 나아감이 지요. 따라서 구원받기로 예정된 자는 하나님께서 믿음을 주시고 자라게 하시기 때문에 죄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하 시지요. 구원이 확정되었다고 해서 인간이 마음대로 방탕 하거나 죄에 거할 수는 없어요. 다만 인간은 본질적으로 죄인이기 때문에 육체를 입고 살아가는 동안은 죄의 속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어요. 이에 대해 바울은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 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롬 7:21~23)라고 증거해요. 바울의 증언대로 버림받는 자는 마음과 육체가 하나가 되어있기 때문에 행동하는 모든 것이 죄가 돼요. 하지만 선택받은 자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두 마음을 갖게 되기 때문에 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죄의 원하는 바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기 마련이지요. 이 말은 인간이 죄로 완전히 물들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죄를 범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뜻이며, 구원의 백성은 꽉 차있는 죄로부터 조금씩 벗어날 수 있는 소망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에요.
인간의 의지나 행위와 상관없이 구원이 성립된다면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인간의 역할은 하나님께서 주신 '배역'에 따라서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에 있어요. 극단의 배우가 연출가의 지시에 따라서 맡겨진 배역에 충실하게 임하는 것과 같이, 인간 역시 연출가이신 하나님의 작품에 따라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배역을 잘 감당하며 살아가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에 요. 인간이 연출하고 선택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서 모든 것을 계획하시고, 분배하시는 것에 따라 사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 의미가 되는 것이지요. 그 의미는 하나님 을 알아가며 베풀어 주신 분복에 만족하며, 감사를 드리며 살아가는 데 있어요.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 12: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