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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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11-09 19:45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한국 문화의 세계화가 남기는 큰 과제, 한국 ‘교회 문화’는 정상인가


지난 10월 초 영어사전의 정경(正經)이라는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26개의 한국어 단어가 영어로 등재되었다. 45년 동안 그 사전에 올라갔던 낱말보다 2021년 한해에 수록한 것이 더 많다. 영어 사전의 낱말이 영어를 사용하는 모든 인구에게 꼭 필요한 의사소통의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면, 한국어의 등재는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반영하는 그 낱말을 습득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반영한다고 본다. 한국 문화가 글로벌 대세 전환을 하고 있다는 점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한국 문화에 대한 ‘국뽕’의 자긍심을 자극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본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많은 한국 단어가 사전에 실리는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무조건 많이 사용하는 언어라고 해서 그 사전에 올라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 자문위원회를 통해 검토하고 옥스퍼드 사전 편집자가 적합도를 검토하여 최종 등재하기 때문이다. 등재 결정의 가장 중요한 의의라면 무엇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그대로 다른 영어 단어와 마찬가지로 동등한 의미를 갖는다는 데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옥스퍼드 영어사전 편집자가 대한한국의 여러 가지 문화 관련 단어들을 적지 않게 한글 고유어로 넣는다는 것은 한국 문화의 세계화 진도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가를 분명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 수용의 측면에서 보자면 타국의 문화를 자신들의 언어로 번역해서 수록하는 것이 아니라 본토에서 사용하는 말 그대로 기재한다는 것은 문화 전달과 확산이라는 면에서 분명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 단어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그 단어와 연관된 낱말도 차후 지속적으로 등록되면서 문화 교류의 폭이 확대하리라는 전망을 충분히 낳는다. 한국어의 첫 등재는 1976년 ‘김치(kimchi)’, ‘막걸리(makkoli)’ 등이었다. 주로 음식 문화와 관련된 것이었다. 올해 선정된 낱말도 음식 문화와 관련된 것들(9개-banchan, bulgogi, chimaek, dongchimi, galbi, japchae, kimbap, mukbang, samgyeopsal)이 많다. 가족 관계의 친근함을 반영하는 단어도 눈길을 끈다.(noona, oppa, unni) 사실 ‘언니’와 ‘오빠’는 K팝의 세계적 확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왜냐하면 언니, 오빠는 국내외 팬들이 K팝 스타를 부르는 호칭이기 때문이다. 앞의 음식 문화 단어와 호칭 관련 단어를 융합한다면 복합적인 문화가 창출될 것도 또한 얼마든지 예건 가능한 상황이다. 가령 ‘언니’, ‘오빠’와 함께 먹는 ‘치맥’, ‘삼겹살’은 대한민국 문화가 해외에도 깊숙하게 뿌리 내리게 된다는 전망도 하게 한다.

우리는 이쯤에서 문화는 일상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지향하는 고유한 가치를 고민하게 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문화란 일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구성원들이 자기 삶의 목적과 이상을 실현하고자 습득하고 함께 공유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양식이다. 여기에는 의식주와 관련된 물질문화뿐 아니라 언어와 종교, 학문과 예술, 법과 제도 등 정신문화도 포함한다.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세계인들의 열풍을 고려한다면 한국 종교나 사상도 세계인들에게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기독교가 한국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인구임을 고려할 때 세계의 기독교인들이 공감하는 건전한 한국의 기독교 문화의 중요성이 한층 더 중요하게 되었다. 한국 교회의 교인들이 누리는 기독교 문화의 수준이 얼마나 성경적이며 건전한 것인가를 질문 받을 때 성경에 근거를 두고 명확하고 자랑스럽게 한국의 기독교 문화를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줄어들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함이 있다.

  기독교 문화의 건전성과 고급성은 성경 진리를 얼마만큼 정확하게 알고 그것을 교인들뿐 아니라 나아가 이웃들과 공감하며 공유하는 데서 빛을 발한다. 하지만 한국 교회 성도들은 건전하고 수준 높은 기독교 문화를 향유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교회 운영 자체가 하나님의 말씀 성경 진리를 가르치는 것에 매우 소홀하기 때문이다. 말씀의 공급이 없는 기독교 문화는 마치 머리 없는 몸과 같다. 세계인들이 한국의 음식 문화와 K-pop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접하고 공유하는 확률이 늘어난 것만큼 한국 정신문화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기독교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때 한국 교인들이 누리는 성경 중심의 수준 높은 문화가 있느냐는 질문은 문화적 가치 공유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세계인들은 그들의 안방에서 TV로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공간 제약 없이 한국의 음악과 드라마를 보고 있다. 가령 연작 드라마 ‘오징어 게임,’ ‘갯마을 차차차’는 10월부터 전 세계적 열풍을 몰고 다니는 K-드라마들이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는 삶의 세밀한 문화까지 전달하려고 하기 때문에 매우 치밀한 기획으로 만든다. 이는 한국인의 정서와 가치관이 그대로 반영되기 일쑤다. 우리 성도들은 이쯤에서 걱정스럽게 진지하게 다시 한 번 질문해야 한다. 우리 한국 교회는 과연 세계인에게 보여줄 기독교 문화의 정체가 있는가? 만약 교회의 정체성에 대한 어느 정도 통용되는 전통적 기준이라도 적용해서 한국 교회 문화의 등급을 매긴다면 어느 정도에 미칠까? 기독교가 ‘X독교’로 혹독하게 폄훼(貶毁) 당하는 현실에서 한국 교회는  성경 중심의 건전한 기독교 문화 창달을 이룩할 수 있을까? 절망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기갈이 너무 심하지 않은가?






주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보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 (암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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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시간 정치 강연하는 목회자들,제발 성경강론으로 돌아오길
교인 수 증가와 감소, 인간 중심적 이분법을 넘어서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