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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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공유 작성일 : 21-02-02 19:52  글자크기 크게글자크기 작게 기사 출력하기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경(敬)과 함께 실천하는 간략한 생활
子曰雍也 可使南面.
자왈옹야 가사남면
仲弓問子桑伯子 子曰可也簡.
중궁문자상백자 자왈가야 간
仲弓曰居敬而行簡 以臨其民 不亦可乎, 居簡而行簡 無乃大簡乎.
중궁왈거경이행간 이림기민 불역가호 거간이행간 무내태간호
子曰雍之言然.
자왈옹지언연


『논어』 「옹야」의 첫 구절이다. 그 해석은 다음과 같다.

공자가 말했다. “옹(중궁)은 남면(왕의 자리에 앉음)하게 할 만하다.”
중궁이 자상백자에 대하여 물었다. 공자가 답하기를 “그의 간략함도 가하다.”
중궁이 말했다. “(자신이) 경에 있으면서 간략함을 행하여 그 백성을 대한다면 괜찮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자신이) 간략함에 처하고 있으면서 (다시) 간략함을 행한다면 지나치게 간략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옹의 말이 옳다.”

간략함은 모든 행위에서 사치와 방탕, 낭비와 방종 등을 없게 한다. 그래서 군자나 통치자가 갖추어야 할 태도로 반드시 필요하다.
옹(중궁)은 스승 공자로부터 그 자신이 왕이 되어 선정을 베풀만한 자격이 있다는 칭찬을 듣게 되었다. 그러자 조금 민망한 생각이 들었는지 자상백자에 대하여 질문함으로써 상황을 바꾸려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그는 왕이 되는 데 필요한 인품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고 한 것 같다.
자상백자는 노나라 사람이었다. 호(胡) 씨(성을 가진 사람)는 그를 장주(莊周)가 말한 ‘자상호’(子桑戶)로 생각하였다.
공자는 옹이 자상백자의 인품에 대하여 묻자 자상백자의 간략한 행위를 칭찬하였다. 그러자 중궁은 내면에 경을 간직하고 실천하면서 외적으로 간략함을 보이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것은 중궁이 자상백자보다 잘났다고 생각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경의 실천이 모자란다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었다.
즉, 중궁이 추구하던 삶은 경의 실천이 기본적으로 닦여져 있고 이 경 위에서 간략한 생활을 이루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음 깊은 곳에서 경이 제대로 자리 잡혀 생활로 드러날 때만 그 사람의 간략함이 진정한 간략함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만약에 간략함을 위한 간략한 마음으로 다시 그 간략함을 따라 드러나는 간략함이라면 그것은 지나친 간략함 또는 속박의 간략함이 될 것을 염려하였다. 진정한 간략함이란 군자나 통치자가 진정으로 경에 처해서 마음속에 아무런 일이 없이 행동하게 될 때 저절로 간략할 수 있는 것이었다.
경(敬)의 기본 뜻은 마음을 한 곳, 곧 인(仁)에 정해 놓고 그것을 줄곧 행하면서 거기를 벗어나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지 않는 마음가짐을 말한다. 이러한 (공)경의 마음이 없이 간략하기만 하면 그것은 제대로 된 간략함이 아니거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억지나 속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공자의 입장도 중궁과 동일하였다. 사실 경을 전제로 한 간략함은 공자의 기본 실천 철학이었다. 아마도 공자는 중궁이 이 정도의 수준에서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것에 마음으로 기쁨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공자와 중궁의 대화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그리스도인 역시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이 마음을 따라 소박하고 간결한 생활태도를 익히고 실천하는 것이다. 바울 사도는 ‘그리스도의 마음’(빌 2:5)을 품으라고 하였다. 그리스도인이라면서 그리스도의 마음이 없이 어떤 생각이나 행동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리스도인의 모든 행위와 사고에는 그 또는 그녀가 부족해서 온전히 그리스도의 마음을 담아내지 못한다 할지라도 이와 상관없이 반드시 그리스도의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 부족함은 그리스도를 믿는 마음으로 얼마든지 상쇄될 수 있다. 그러니 담대하자.
대한의 그리스도인들인 우리, 곧 너와 내가 서로를 섬기는 데 구차하거나 화려한 절차가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서로를 섬기는 데 직위와 서열이 그렇게도 필요하겠는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교회 안에 번쇄한 절차와 예절들이 많아졌다. 간결하고 소박해지자.
대한의 선한 그리스도인들이여!!
그리스도의 마음, 곧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소박하고 간결하고 자유롭게 사는 생활을 추구하며 실천하도록 하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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