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오피니언

 
작성일 : 16-01-29 20:5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교회회의에 임하는 회원들의 자세

교회회의는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행위의 기도


장로교회란 “지교회 교인들이 장로를 선택하여 당회를 조직하고, 그 당회로 치리권을 행사하게 하는 주권이 교인들에게 있는 민주적인 정치요, 당회는 치리(治理)장로와 목사인 강도(講道)장로의 두 반으로 지교회를 주관하고, 그 상회로서 노회·대회 및 종회 이같이 3심제의 치리회를 두는…” 정치(장로교 정치 총론)를 가리킨다. 부연컨대 ① 장로들에 의한 정치 ② 목사들의 동등한 위계 ③ 3심 제도에 의해 교회를 다스리는 정치형태이다(정문 총 5문).
교회를 누가 통치하는가?

그리고 신·구약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을 뿐 아니라, 또한 신앙과 행위에 대한 정확무오한 유일의 법칙으로 믿는(장로회 신조 제1조) 교단과 교파라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되심(엡1:22, 4:15)과, 말씀과 성령을 통하여 교회를 다스리신다는 사실도 또한 의심 없이 믿는다.
그렇다면 묻노니, 성경대로는 교회를 다스리시는 이가 주님이시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어찌하여 치리회가 교회를 다스리는가?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헌법이 서로 상충하는가?
“교회의 왕이시며 머리이신 주 예수께서는 교회 안에 공직자와 구분되는 교회들로써 운영되는 한 치리회를 세우셨고…이들 직원에게는 천국열쇠가 맡기어졌다.”(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ch.XXX ①~②) 따라서 “치리권이 개인에게 있지 아니하고, 치리회에 있다”(정치 제8장 제1조)는 규정대로 장로회정치를 회의정치 체제라고 믿는 처지에서의 교회회의란, 결국 “…회를 통치하시는 주께서 교회를 어떻게 다스리실 것인지를 헤아리게 하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신령한 방편이요, 혹은 교회를 이렇게 혹은 저렇게 통치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수령하게 하시는 거룩한 방편”이라고 할 것인즉, 그런고로 교회회의에 임하는 치리회 회원들은 마치 옛날 구약시대에 ‘우림’과 ‘둠밈’으로 하나님의 뜻을 간절히 사모하며 고대하던 그런 마음으로, 즉 겸비한 마음과 기도하는 마음과 경건한 자세로 회의에 임해야 하겠다.”(출처: 교회회의법 pp. 20-21) 그렇다면 동의하거나, 재청하거나, 토론하거나, 투표하거나, 가부를 물어 결의하는 전체 과정이 행위의 기도가 되어야 할 터인데, 오늘날 한국교회의 교회회의가 어떻게 진행되며, 회원들은 또한 어떠한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서 교회회의에 임하고 있는가?
사람의 뜻에 좌위되는 회는
‘성회(聖會)’ 아닌 ‘속회(俗會)’
이러고서도 주님 통치인가?

총회장 선거에 수억을 뿌려야 당선이 된다는 선거풍토를 뭐라고 변명하겠는가? 날씨가 덥다고 웃옷을 벗어 던진 회원들, 껌을 씹는 회원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사담(私談)하며 킬킬거리면서 웃어대는 회원들, 야유하거나, 혈기를 부리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회원들, 공천부 보고가 끝나자마자, 심하게는 임원선거가 끝나자마자 총회장소를 떠나가는 회원들, 이런 회원들 때문에 성수가 무너져 속회도 파회도 못하고 유회하게 하는 이런 교회회의에서도 과연 하나님이 명령을 기다리며 혹은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는 간절한 소원과 열망이 있는가?
개인이 그러는 것은 혹시 ‘많은 회원 중에는 그런 회원도 있구나’하고 자위책을 삼을 수가 있다고 치자. “다과를 제공한 교회에 박수로 감사의 뜻을 표하고 맛있게 드시면서 회의에 임하면 회의가 훨씬 부드러워질 것입니다”라는 회장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박수를 치고 쩝쩝 씹으면서 회의에 임하는 것이 한국 장로교단의 교회회의의 모습이라고 하면, 그래서 누가 총체적인 타락이라고 단정한다면, 감히 그렇지 않다고 부정할 수가 있겠는가?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회의에 임하고, 이렇게 회의를 진행하고서도 그 결과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를 뿐 아니라, “그렇게 회의를 진행하면 세속회의에서처럼 혹시 소수로 다수에게 복종케 하는 민주정치일 수는 있어도,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는 교회회의 즉 성회(聖會)일 수는 없다”고 하면, “너 혼자 거룩한 체하지 말라!”고 핀잔을 주는 것이 정당화되는 풍토라면, 결국 썩고서도 썩은 줄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맺는말

사람의 뜻이 지배하는 교회회의는 성회(聖會) 아닌 인회(人會)요, 속회(俗會)요, 나아가서는 교회를 다스리시는 주님의 자리를 찬탈하려는 사탄의 회가 된다.
엄숙, 경건, 단정한 자세는커녕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는 간절한 정성도 소원도 아무것도 없고, 있는 것은 다만 모략 중상이요, 권모술수요, 혹은 아양을 떨거나 돈을 뿌리거나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수를 만들어 이기려고만 하는 그런 회집에서 얻은 결론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떼를 이룬 사람들의 뜻이지 어떻게 하나님의 뜻일 수가 있겠는가? 이렇게 사람의 뜻을 가지고서 교회를 다스리면서 어떻게 하나님 통치라고 우기는가? 어서 속히 교회를 다스리는 하나님의 자리를 찬탈하는 악에서 돌이켜 떠나 회개하고 하나님 통치에 순복함이 옳다.


쪹 본 기고문은 『교회연합신문』 제589호에 기고한 필자 박병진 목사의 재기고 허락으로 실었음을 밝힙니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병진 목사 (원로교수/ 한국교회헌법문제연구소장)

장로와 권사는 명예직이거나 개인 영광을 위한 자리가 아님을 알게 해 주옵소서
오·늘·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