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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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2-23 20:3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논평_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 추진을 보며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의 건립위원회가 지난 7일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건립이 추진되게 되었다. 이 일을 두고 “개신교 130년사를 한자리에서 보게된다.”, “갈라진 교회를 묶는 희망의 공간이다” 등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분위기다. 건립위원회 발족식에서 참가한 많은 목회자들은 역사문화관을 건립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역사를 해석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추진되는 역사문화관은 시설면에서는 수장고, 작업실, 열람실, 상설전시실, 특별전시실(3개) 등은 물론 회의실, 주차장, 녹지공간 등 대규모 시설로 구상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시설에 담길 콘텐츠로는 한국기독교 130년사를 아우르는 역사적 자료들을 집대성할 계획이고 여기에는 한국기독교의 사회적 공헌은 물론 과오도 담겠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기념관과 대학교, 교회 등 전국 각지에서 보관하고 있는 한국기독교 역사 자료를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도 구축될 예정이다. 이번 계획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주도하는 것이지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측은 회원교단 뿐 아니라 비회원교단의 참여도 이끌어내 한국기독교계의 숙원 사업인 만큼 한국기독교 전체를 아우를 뿐 아니라 학계, 정재계까지도 포함한다는 구상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이번에 추진하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에 앞서 이 문화관에 어떠한 내용이 담길지 엿볼 수 있는 책을 이미 지난해 발간한 바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지난해 발간한 「기독교, 한국에 살다」라는 책에는 한국 기독교 130년 동안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담겨져 있다. 한국 최초의 근대학교와 기독교 병원을 설립하고, 야학 등을 통해 농촌계몽운동을 했으며, 애국 독립운동을 펼쳤고, 6.25 이후에는 각종 구호사업을 했고, 인권과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는 등등의 이른바 사회 공헌은 물론 신사참배, 이승만 정권과의 유착, 5.16 쿠테타 지지, 정권에 유착한 조찬기도회 등 이른바 과오들까지도 정리되어 있다. 같은 단체가 추진하는 일인 만큼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에 어떠한 내용이 담길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일이다. 대개는 한국기독교와 한국사회와의 관계에서 벌어졌던 기독교계가 한국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가 주요 주제인 듯 보인다. 물론 의미 있는 일이다. 사라져가는 한국 기독교의 역사적 자료 들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이고 종교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일이 의미 있는 일임은 분명하다. 지금 추진되는 것처럼 막대한 자금을 들여서 할 일인지는 별론으로 하고 말이다.  그러나 이번 일을 보는 우리에게는 한 가지 우려가 있다. 이번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이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동원하고 기독교계는 물론이고 학계와 정, 재계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프로젝트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상처투성이인 작금의 한국교회의 본질적 문제를 감추면서 대외적으로는 한국기독교가 건재함을 보여주고 대내적으로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기독교계를 단결시켜보겠다는 것이 아닌지 하는 것이다. 작금의 한국 기독교는 그야말로 만신창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이다. 성장 위주의 대형 교회의 비리와 일부 목회자의 부도덕한 행동들은 일간지와 공중파 방송을 통해 심심치 않게 거론되고 있고 형사처벌까지 받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한국 교회가 위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교회가 성경과 멀어지고 인본주의에 물들었기 때문이며, 진리와 멀어지고 세속과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존재를 가르치지 못하는 이름뿐인 목회자들이 급기야 자기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직업인으로 전락한 것이 한국교회를 상처투성이 만신창이를 만든 근본적인 이유인 것이다.  그래서 한국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수단은 성경으로 진리를 확인하고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을 확증하며, 이것을 성도들에게 가르치고 전파하며 선교하는 사명에 충실하는 것이다. 그리고 목회자가 주인인 교회가 아닌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는 교회로, 목회자는 그저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사명만을 충실히 감당하는 교회로, 교회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일이다. 이번 역사문화관 건립을 보는 우리들의 우려는 이러한 근본적인 치유의 노력은 없이 다시금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단합을 요구하는 것으로 무수히 많은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잠시 한국기독교의 상처를 잊게 하고자 함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다시금 하나의 사회적인 활동을 통해 한국을 사는 대중들에게 한국기독교의 역량을 보여주고 기독교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것으로 기독교의 문제를 겉으로만 치유하고자 함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번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의 의미를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기독교가 걸어온 지난 길을 정리하고 유실되어가는 사료들을 모으고,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그리고 그것이 한국에 기독교 교회를 자리 잡게 하기 위해 많은 노고를 아끼지 아니한 많은 이들에 대한 우리의 예의이자 사명임 또한 깊이 인식하고 있다. 부디 하나님의 은혜 아래 130년간의 기독교 역사가 잘 집대성되기를 바란다. 또한 더 나아가 진정으로 이번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의 건립 과정이 한국기독교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서 한국기독교의 현주소를 직시하고 현재 한국기독교가 안고 있는, 반드시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많은 문제들을 바로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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