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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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6-29 19:2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논평_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에 즈음하여


지난 해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사임 후 교황이 되어 파격적인 행보를 계속하여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이번 방한 기간 동안 교황은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국 주교단과 면담한 후 대전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아시아 청년 대표단과 만남을 가진다고 한다. 또 서울에서 순교자 시복식을 집전하는데 가톨릭 관계자들의 예상에 따르면 100만에 가까운 인파가 이 시복식에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 방한 마지막 날에는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 미사를 집전하는데 이 자리에 북한의 천주교 인사들을 초청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가톨릭에서는 교황을 맞이할 준비에 분주한 가운데 이번 교황의 방문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한국 천주교의 개혁과 복음화를 위해 힘쓰자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 파격적인 행보를 계속해 왔다. 교황의 가운을 입지 않는가 하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소외된 계층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등 천주교 내적으로는 계급, 계층을 타파하는 탈권위주의 행보로 개혁을 주창하면서, 외적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의 약자인 소외된 계층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물론 중동과 한반도 등 세계 평화에 위험지역으로 구분되는 지역의 정세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왔다. 그래서 교황은 즉위 후 첫 번째 순방지로 중동지역을 선택했고 이번에 두 번째로 한반도를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가톨릭은 이번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대내외적으로 한국 가톨릭의 위상을 알리고 한국 가톨릭이 양적,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는 듯하다.
가톨릭에서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세움을 받은 이로 그의 권위에 절대성을 부여한다. 또한 교황만이 성경을 해석할 수 있다고도 한다. 그래서 교황이 전 세계 교회에 전하는 교황의 권고라는 형태의 문헌은 지대한 권위를 지닌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이후 처음으로 지난 11월에 교황의 권고 <복음의 기쁨>이라는 문헌을 발표했고 이와 관련해서 이번 교황의 방문을 통해 교황의 권고에 부합하는 한국 가톨릭으로 거듭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5개장 288항으로 구성된 이 문헌의 주요 내용은 교황이 지금까지 보여준 파격적인 행보를 그대로 담고 있다. 먼저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개혁을 주장하면서 교황직 수행에 전환이 필요하고 교황의 권한을 나누어 가지는 분권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이 시대의 요구를 무시한 채 교리에만 “과시적으로 집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고 평화를 촉진하는 것이야 말로 선교적인 교회가 되기 위한 구성적 요소라고 하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세계 평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한다.

가톨릭은 새로운 교황과 함께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당장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고 가장 낡은 종교 중 하나로 개혁의 대상으로만 인식되었던 가톨릭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종교로 포장되어 가고 있다. 그 본질은 변화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더욱이 교황이 방문지로 선택한 한국의 가톨릭은 이러한 분위기에 더욱 고무되어 있다. 반면 위기에 처한 한국의 기독교는 이러한 가톨릭의 적극적인 행보에 상대적으로 더욱 초라해져만 가는 듯하다.

교황을 우상화하고 절대화하는 낡은 종교인 가톨릭이 개혁을 외치면서 마치 새로운 종교인양 행세하는 반면 개신교는 낡은 개혁의 대상인 종교로 전락하고 만 느낌이다. 가식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교황은 권위를 내려놓겠다고 선언하는데 한국 개신교의 목사들은 교회의 모든 것을 독점하고 세속화되어 가고 있고, 가톨릭은 일반 대중의 귀에 달콤한 말들로 자신들의 교리를 포장하고 있는데 한국 기독교는 기독교 최대의 무기인 성경에 근거한 말씀이라는 무기를 스스로 내려놓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독교의 개혁은 이제 더 이상 피할 수도, 미룰 수도 없다. 한국교회 개혁의 핵심은 첫째로 신학적 진지함을 회복하는 것이고, 둘째로 목회자 중심이 아닌 그리스도 중심 교회로의 회복일 것이다.
가톨릭과 개혁 교회의 근본적인 차이는 하나님 말씀에 근거한 교회이냐 아니냐의 차이이다. 그런데 개혁교회가 스스로 신학적 진지함을 포기하고 말씀에 근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개혁 교회와 가톨릭의 구분이 모호해 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교황보다 더 권위주의적인 한국 교회 목회자들은 교회에서 자신들의 권한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그저 성경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만을 매진하여야 한다. 목사는 그저 하나님이 주신 여러 은사 중 가르치는 은사를 부여받은 자이다. 더 나아가 진정한 교회는 가르치는 은사를 받은 이라면 누구나 스스럼없이 말씀을 먼저 연구하고 가르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이처럼 교회에서 목사만이 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사라질 때라야 목사가 주인이 되어서 자신의 세속적 이익이라는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낙후된 구조에서 탈피한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개혁을 통해서만이 이 땅에 세워진 하나님의 나라, 그리스도가 주인인 진정한 교회가 가능할 것이다.
개혁을 주창하는 교황의 한국 방문에 즈음해서 이제 조금도 지체할 수 없으리만큼 시급해진 한국 기독교의 개혁을 다시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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