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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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2-13 19:2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심판이란 무엇인가 (2)


아버지께서 아무도 심판하지 아니하시고 심판을 다 아들에게 맡기셨으니 이는 모든 사람으로 아버지를 공경 하는 것 같이 아들을 공경하게 하려 하심이라 (요 5:22 ~23상)
3. 심판의 정의
‘심판’이라는 말의 정의는 단순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그것은 다양한 측면에서 각각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심판’ 이라는 말이 운동경기장에서나 사법기관인 법정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종교적으로는 대부분의 종교가 신적인 ‘심판’에 대해 교리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운동경기장에서는 우열이 나 승패 또는 반칙행위 등을 판정하는 행위를 ‘심판」이라고 한다. 사법기관인 법정에서는 사건을 심리하여 판결하는 행위를 ‘심판’이라고 한다. 그리고 종교적으로는 인간의 악행에 대한 신적인 진노를 ‘심판’이라고 가르친다.(국어대사전 참고) 이와 같은 ‘심판’의 정의 가운데 종교적인 것은 일반 대중에게 크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것은 ‘심판’에 대한 이론과 실제가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 면 누구나 범죄를 하면 신의 심판을 받아 망하게 된다는 말이 사실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역시 ‘심판’에 대한 교리가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심하게는 하나님의 ‘심판’을 노골적으로 부정하는 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상식적으로도 마땅히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의 ‘ 심판’을 받아야 할 개인이나 집단 또는 국가들이 도리어 형통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곧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기 위해 무고한 많은 사람을 무참하게 죽인 범인이 버젓이 얼굴을 들고 당당히 권좌에 앉아 살아가는 세태 말이다. 가장 비극적인 전쟁을 일으킨 국가들이 경제대국의 반열에 오르는 아이러니 말이다. 이런 경우를 눈앞에 보고 사는 자들이 어떻게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겠는가. 이는 누구 나 동감할 수 없다는 사실에 열 번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러한 잘못된 태도는 모두가 성경적인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정의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결과일 뿐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 분명하고 단호하게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정의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밝혀주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창세전에 작정하신 뜻대로 선과 악을 구별하여 처리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행위’ 라고 말할 수 있다. 곧 하나님의 ‘심판’은 인간의 행위여하에 따라 실시되는 것이 아니라, 창세전 에 선악 간 작정하신 뜻에 따라 처리하시는 주권적 치리행위라는 것이다. 여기서 ‘선악 간’이라는 말은 하나님 보시기에 좋으시고 싫으심을 일컫는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좋아하시는 것과 싫어 하시는 것을 창세전에 이미 확정해 놓으시고 그 에 따라 ‘심판’을 단행하신다. 곧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는 선과 싫어하시는 악을 구별하시는 ‘치리행위’를 단행하신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에게 있어서는 빛과 어둠이 일반이듯이 선과 악이 일반이다. 이는 선악 간 모든 것이 서로가 합력하여 최고선을 이루는 방편으로 작용하기 때 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창세전에 작정하신 선과 악을 궁극적인 영원한 최고선을 이루는 방편으로 사용하신다.


4. 심판의 대상
인간은 누구나 인륜적인 도덕성에 의한 양심의 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종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잘못한 행동에 대한 죄의식에 의해 양심의 가책을 받게 된다. 더더구나 종교인이라면 양심의 가책은 극대화되어 더욱 심하게 죄의식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간의 심리적 현상은 종교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무속종교나 대중종교가 어디서나 계속해서 존속하며 번성하게 된다. 그 결과 종교인은 누구나 신의 두려운 ‘심판’을 의식한 나머지 극심한 양심의 억눌림으로 인해 정신적 유약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소위 귀신을 접했다는 정신질환자가 무속인 앞에서기 절하듯 몸부림치는 현상을 흔히 보게 된다, 곧 무속은 물론 대중종교나 기독교의 종교행위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는 인간이 죄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단행하시는 ‘심판’의 대상은 누구일까.
1) 창세전에 예정된 자
태초에 말씀으로 계신 하나님께서는 창세전에 신묘막측한 뜻을 따라 만사만물을 계획대로 작정해 놓으셨다. 그리고 그 계획을 따라 작정하신 뜻대로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만사만물을 섭리 하신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우주만물을 창조 하시기전에 기쁘신 뜻을 따라 계획하시고 작정 하신 대로 ‘통치행위’를 하시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창세전에 ‘심판’을 받지 않고 면할 대상도 이미 작정에 따라 예정해 놓으신 것이 분명하다. 여기서 ‘계획’이나 ‘작정’ 또는 ‘예정’이라는 말은 하나님의 ‘심판’ 곧 ‘통치행위’라 는 말과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하나님의 ‘통치 행위’는 ‘계획’이나 ‘작정’ 및 ‘예정’을 비롯해 ‘판결’과 ‘분리’ 그리고 ‘선택’ 등의 섭리를 통해 나타 내신다. 곧 성경에 나타난 ‘심판’이라는 말에 대한 히브리어나 헬라어가 지닌 의미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2) 구속에서 제외된 자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창세전에 작정하신 뜻에 따라 ‘심판’을 받아야 할 자를 그리스도의 구속에서 제외되도록 섭리하신다. 구약시대에는 주로 이방인들이 제외되도록 섭리하시고, 신약시대에는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들이 제외되도록 섭리하신다. 그리고 구약시대에 언약하신 말씀대로 그리스도를 구속주로 세상에 보내셔서 「심판」을 면할 자들로 그리스도를 믿고 구속을 받도록 섭리하신다. 그러나 ‘심판’을 받아야 할 자들은 그리스도를 믿을 수 없게 진리를 깨닫지 못하도록 섭리하신다. 이러한 모든 섭리가 역시 하나님의 절대적인 ‘통치행위’에 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심판’은 인간의 의지적 노력에 의한 선택여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작정에 따라 예정된 자에게 가해지는 필연적 사건이다.


<다음 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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