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특별기획

 
작성일 : 23-02-08 20:3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기독교 윤리를 세운 칼빈_46


칼빈은 신학 이론가이기도 하지만 실천가이기도 했다. 그래서 칼빈은 자신에게 철저했을 뿐만 아니라, 지극히 절제되고 검약한 삶의 모범을 보였다. 만약 칼빈이 주장했던 그대로 살지 못했다면 그의 종교 개혁은 이토록 열매를 맺을 수 없었을 것이다. 칼빈이 생각했던 그리스도인의 삶의 요건은 이렇다. 우선 성경의 가르침과 철학자들의 가르침이 다르다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야망을 가진 자로서 자기들의 탁월한 지혜를 과시하기 위한 논지를 제시하려고 하나 성경의 가르침은 말씀과 성령으로 삶의 보편적 원리를 제공한다. 그러면 거룩한 삶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하나님과의 연합하는 삶을 의미한다. 인간의 본성 그대로는 의(義)를 사랑하는 일에 무심하다. 그러나우리가 의를 추구해 나가는 동안 잘못된 길을 가지 못하도록 막아 주는 한 가지 원리를 성경은 제시한다. 하나님이 거룩한 것처럼 우리도 거룩할 때 하나님과 연합할 수 있다. 그러므로 거룩은 하나님과의 연합의 끈이 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영광 앞에는 악이나 거짓이 가까이하지 못하기에 하나님과 교제하는 자는 당연히 거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주님의 구속의 은혜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삶을 의미한다. 우리를 십자가로 화목하게 하신 그리스도께서 몸소 우리에게 모범을 보이셨음으로 우리는 당연히 우리의 삶 속에서 그 모범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를 드러낸다는 조건으로 우리는 그의 자녀가 되었고 우리가 성령으로 하나님의 전이 되었으니 하나님의 영광을 밝히 드러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진리란 말에 있지 않고 삶으로 열매 맺어야 한다. 그렇지만 땅 위에 있는 우리는 불완전해서 주의 마음에 합당하게 살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과 의에 도달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노력으로 의로워지는 것도 아니고 구원에 이르는 것도 아니지만, 구속함을 받은 자로서 하나님의 거룩을 목표로 해서 끊임없이 성화의 걸음을 걸어야 한다. 이 세상은 나그네의 삶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주께서 주시는 상을 바라보고 힘써 노력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요점은 자기 부인

그러면 칼빈이 말하는 그리스도의 삶의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그것은 무엇보다 자기를 부인하는 데서 출발한다. 칼빈은 그의 「기독교강요」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의 요점은 자기부인이다.”(Ⅲ.7.1) “자기 부인은 한편으로는 하나님과의 관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과의 관계이다.”(Ⅲ.7.4)라고 했다. 칼빈은 또 그의 시편 주석에서 “우리 자신을 부인하는 것은 우리와 그리스도 사이에 존재해야 할 신성한 연합의 시작이다.”(p.189)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이 실제로 자기를 부인한다는 뜻은 하나님의 주인 되심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 그리스도의 삶의 규범은 성경에 자세히 제시되어 있듯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면 생각하거나 말하지도 말고 계획하거나 행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거룩한 것을 세속적인 용도로 사용하면 그것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것이므로 육체의 정욕을 버리고 성령님의 부르심에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마음을 소유해야 한다. 그다음은 우리는 자기 부인을 할 뿐 아니라, 온전히 하나님께 헌신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내용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날마다의 삶 가운데 주님의 뜻을 구하며 주님을 영화롭게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하든지 지금 우리가 하나님 앞에있다(Coram Deo)는 사실을 생각하고 살도록 그렇게 훈련받고 그런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자기를 부인하는 일단계의 문에 들어서기만 하면 교만이나 허식, 자기 자랑 또는 탐욕, 욕심이 통제가 된다. 사실 인간은 자기를 부인해야 비로소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하나님의 면전에 서려면 그 첫 단계가 자기 부인에서 출발한다. 사실 모든 죄는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진 것이기에 하나님과 대면하고 하나님께 가까이 가면 비로소 성결의 삶이 시작된다. 또 자기 부인의 자리에서 시작되면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일 줄 알게 되어있다. 우리는 자기를 사랑하며 남에게 이기기를 좋아하는 그 추악한 질병을 성경의 가르침으로부터 뿌리째 뽑아야 한다. 칼빈은 교만의 질병을 한탄하면서 “교만은 하나님께 대한 모든 멸시의 어머니이다.”(p.156)라고 했고 「기독교강요」에서는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는 한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데 장애가 된다.”(IV.12.8)고 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청지기이다

우리가 자기를 부인하게 될 때 비로소 이웃의 유익을 구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청지기이다. 따라서 청지기로서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에 대하여 하나님께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그 본래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 우리 손으로 드려야만 그것들이 거룩하게 된다. 자기를 부인하면 이웃 사랑이 시작된다. 이웃 사랑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며 순전한 사랑의 마음에서 행한 것이어야 하지 의무적으로 행한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자기를 부인하고 난 다음 우리의 삶은 온전히 주님의 뜻에 맡기는 삶이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지표란 하나님의 축복 없이는 참된 행복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주님의 축복과 무관하게 사는 것보다 오직 주님이 주시는 복에 자신을 맡겨야 한다. 그렇게 할 때만 거기서 안정과 안식을 누릴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달리 말하면 십자가를 지는 삶을 의미한다. 칼빈은 히브리서를 주석하면서 “십자가 지기를 바라지 않는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의 수에서 자신들이 제외된 것처럼 행동한다.”(p.317)고 했다. 하나님은 십자가를 통해서 우리를 낮추시고 하나님의 은혜만 의지하도록 했으니 우리는 일생동안 끊임없이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라야 한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리이다. 십자가를 지는 삶이란 우리의 무능을 깨닫고 위선의 껍데기를 벗겨내는 삶이다. 십자가를 지는 삶을 통해서 자신의 뜻대로 살지 않고 하나님의 처분대로 사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영생을 늘 묵상하며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이 세상을 사는 그리스도인의 자세에는 무절제한 방종을 피하고, 있는 것을 족한 줄 알아야 한다. 하나님의 섭리와 창조와 목적을 바라보고 정도(正道)를 걸어가야 한다. 또한 하나님의 천지창조의 목적을 확실히 붙잡아야 한다. 우리는 위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의 실천을 조목조목 해설한 칼빈의 메시지를 정리해 보았다.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신앙의 원리요 또한 삶의 원리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정성구 목사 (총신대학교 명예교수 / 전 총신대학교 총장)

순종의 사람 칼빈_47
기독교 윤리를 세운 칼빈_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