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투쟁하는 교회 로마네스크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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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중기(11~13세기)로 접어들면서 크리스트교는 유럽의 전 지역에 복음이 편만하게 전파되었고 해적으로 활동하던 이교도인 바이킹족마저 가톨릭으로 개종하게 되었다. 그러나 계시 중심의 어거스틴의 신학사상은 토마스 아퀴나스의 이성 중심의 신학사상으로 현실세계를 주목하게 되면서 복음은 스콜라 철학으로 신앙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런 신학사상의 영향으로 엄격한 정신세계만을 강조하던 종교미술도 감각적이며 현실적 묘사로 변화되었다. 그리고 전란으로 황폐화된 도시는 동방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상업적 부호들이 새로운 계급으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사회구성원이 된 상업 계층은 차츰 봉건영주로부터 벗어나 자치도시를 이루게 되었다. 그러므로 봉건제도를 바탕으로 한 농촌 경제는 상업을 중심으로 한 항구와 도시의 경제로 눈부시게 발전하게 되었다. 이때 놀라울 정도로 교회 건축이 크게 증가했는데, 흰색 망토를 두른 듯 교회가 온 도시마다 가득하였다고 하였다. 중기 때 교회는 수적인 증가 뿐 아니라 건축의 규모 역시 크고 화려하게, 외부는 조각으로 장식되었다. 건축의 양식은 로마의 영화를 재현하려는 외관을 자랑하며 유럽 전역에 특히 수도원 건축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로마네스크란 고대 로마풍(Romanesque)을 뜻하는 의미로서 로마의 건축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로마네스크 양식은 1050~1200년까지 서유럽의 넓은 지역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광범위하게 전개되었고,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지역적으로 다양하고 풍부한 창의성을 바탕으로 독특한 양식으로 종교적 성격을 구성하여 표현하였다. 로마네스크의 공통성은 바실리카 양식을 바탕으로 10세기부터 돌 대신 벽돌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건축기술과 설계에 크게 발전되었다. 교회는 십자가 형태를 만들고 지역마다 세부적으로 독특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순례자들이 둘러볼 수 있는 많은 방들과 다양한 복합 형태를 이루었다.
전형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표적인 교회는 피사의 대성당이다. 고전적 로마를 모델로 비잔티 영향을 받아 지어졌으며 기울어진 탑은 지반이 약해 조금씩 서서히 기울어져 가고 있다. 로마네스크의 특성은 악의 세력과 투쟁하는 교회의 의미를 담고 있다. 교회 외부의 모습에서 육중한 대리석의 벽면은 악의 세력으로부터 교회를 보호하며 강한 전투적 힘을 느끼게 한다. 또한 서쪽을 향한 작은 창문과 입구 역시 어두운 영의 침투를 막기 위해서이다. 또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 건축 내부는 많은 회화 작품으로 장식되어 있다. 중세 초기의 모자이크 대신 프레스코 기법의 회화로서 중세 초기 종교적 엄숙함과 정신세계를 강조한 것에서 벗어나 예술적 감각과 사실적 묘사로 유럽 전역에 지역적으로 각양각색의 양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회화는 그리스도의 생애, 십자가 책형 등 최후의 심판장면과 노아의 방주와 관련된 일련의 내용이 그려졌다. 또한 그림에 그리스도와 제자들, 천사, 복음전도자들은 머리 뒤에 후광을 그려 표현하였는데 후광은 고대 그리스 신들에게서 사용된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리스도와 성도들의 거룩한 모습을 이방신들의 초월적 능력의 상징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성도들의 거룩한 모습은 후광을 그림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성도의 거룩한 모습은 외형에 있지 않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현하며 어려운 고난을 헤쳐 가며 어두운 영들과 싸워가는 성도들의 삶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회화에 있어 후광은 그 후 로마가톨릭에서 전통적으로 성자에게 그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같이 크리스트교의 미술의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화려하게 꽃피운 그리스의 미술에서 깊은 영향을 받고, 많은 부분이 그리스 미술에서 모방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문화는 헬라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현대까지 많은 미술문화는 그리스 문화의 영향아래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는 어두움의 세력과 투쟁하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외형적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인 지상의 교회는 어두운 영과 투쟁하는 방식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교회와 악이 득세하는 세상을 공간적으로 구별하는 수도원 제도는 왜곡된 신앙을 만들 뿐이다. 수도원 제도는 공간적으로 세속적 영역과 영적 영역을 구별하여 세상을 떠나 오직 하나님과 교제한다는 명분으로 곳곳에 도피처인 수도원을 지은 종교활동이다. 그러나 후에 종교가 지방분권화 되면서 성직이 매매되어 돈으로 산 무식한 성직자들이 축첩을 하는 등 타락의 온상이 되어 오히려 더욱 세속화되어 가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진정한 신앙적 가치를 내면에서 찾지 못하고 공간적으로 세상과 구별하는 신학적 교리의 미숙 때문이다.
교회는 세상에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 하나님의 나라이다. 그리고 세상 속에서 세속주의와 싸워 나가는 교회이다. 교회는 세상을 피하지 않으며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세상의 역경과 고난을 통과하여 악의 대적과 싸워 승리하는 세상의 빛이 됨으로 교회의 사명을 성취하는 것이다.
“마귀의 궤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 (에베소서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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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김완재 전도사 (아둘람교회) |
영원한 안식의 상징, 고딕 성당 |
동방의 신비주의 ‘비잔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