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종교개혁 정신의 반역 II : 한국의 신학교, ‘성직 매매소’로 전락하는가?
지난 6월 22일 감신대와 한신대 그리고 서울신대 학생이 주축인 ‘신학생 시국 연석회의’ 소속 위원들이 십자가를 앞세우고 뜨거운 땡볕 아래서 1시간 동안 시가행진을 했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한마디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한 이 땅 한국 교계에서 ‘멀쩡한 신학교는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문제의 핵심은 목사들과 이사장 그리고 교수들의 탐욕의 우상인 돈과 재산 그리고 그 재산의 세습과 얽혀 있는 문제에 집중된다. 구호는 다양했다. ‘교계 적폐 청산하여 종교개혁 완수하자’, ‘정치 목사들은 대학 사유화를 중단하라’, ‘이사회는 즉각 퇴진하라’ 등이다.
행진을 주도한 한 신학생은 ‘이렇게 부패한 신학교의 모습으로 내년 종교개혁 501주년이 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감신대 한 학생은 16일 동안 단식 투쟁을 하는가 하면 어떤 학생은 15일 동안 고공(高空)에 올라가서 시위를 했다고 한다. 학교 이사장의 야망과 욕심을 개탄스러워하며 많은 학생들이 괴로워 몸부림쳤다. 한신대 한 학생은 신학교가 거짓말과 거대 자본이 지배하고, 폭력과 탄압이 난무한다고 울부짖기도 했다. 돈 장사를 하면서 재물에 눈 먼 신학교 당국자들을 ‘거대한 괴물’에 비유했다. 이 신학생들의 한탄으로 짐작해 보면 한국 굴지의 신학대학들은 돈 잔치를 벌이는 성직 거래의 매매처가 되어있는 것이 확실하다.
한국 교회의 순수성 회복을 말하기에는 이미 그때가 한참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 성경 진리의 전당이어야 할 진리의 마지막 보루인 신학교, 이 신학교는, 신학생들의 입에서 토해진 말을 보면, 거대한 자본 즉 돈의 우상 맘몬(Mammon)이 지배하고 탐욕의 소굴이며 적그리스도의 앞잡이 중에 괴수 노릇을 하고 있다. 이상에서 거론한 신학교들뿐이랴, 한국 굴지(屈指)의 신학교들도 같은 꼴이 되고 있다. 서울신대 한 학생은 기도문에서 성결교회가 전혀 성결하지 않다고 울부짖었다. 교회 건물을 사유화하여 자식에게 세습하는 형국에 많은 목사들이 침묵하고 방관하는 것에 선배들의 무책임에 대해 눈물로 호소했다.
한국 교회는 물론이고 한국의 신학교도 최소한의 진리 보수의 여지도 포기한 채 이권 쟁탈과 사리사욕의 소굴이 되어 버렸다. 행진한 학생들에게 메시지를 전한 전 감신대 이정배 교수는 목회자들과 감독, 총장들과 교수들이 거룩이라는 옷을 입었지만 그들이 하는 행태들은 돈과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 교회와 교단들 그리고 신학교는 의인 열 사람이 없어 망한 소돔과 고모라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교단과 총회, 이사장과 이사회 그리고 교수회가 돈 잔치를 벌이며 사리사욕을 채우고 차세대 신학생들을 농락하는 개탄스러운 현실은 한국 교계와 한국의 신학교가 종교개혁 500주년 만에 종교개혁 정신을 포기하고 성직매매를 일삼고 탐욕을 일삼았던 중세의 로마 가톨릭으로 되돌아간 몰락과 부패의 현장이 되고 있다. 신학교에서 학생들의 돈만 받고 진리로 양육하는 데는 무관심한 채 학기가 끝나면 무책임하게 남발하고 있는 목사라는 성직 매매 증서는 신학교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성직매매는 교회 안으로 들어가 똑같은 방식으로 이어진다. 장로와 권사가 직분을 매매한다. 목사의 마음에 맞아야 장로와 권사가 될 수 있으며, 그리고 요구하는 성직 매매 비용은 장로는 최소 몇 천만 원, 권사는 몇 백만 원 등으로 현찰 가격이 매겨져 있다. 그리고 목사의 측근이 되어 죽을 때까지 봉사하면서 진리 안에서 양육 받기는커녕, 수십 년을 지나도 성경 진리 몇 구절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목사의 시녀로 전락한다. 어디서부터 교회 체제를 개혁해야 할지, 아니 개혁하기를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는 것이 더 나을 것만 같다. 한국 교회와 한국의 신학교에게 종교개혁 500주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500년 만에 한국에서 결국 개혁파 교회와 개혁파 신학교가 막을 내리다’라며 임종 예배를 드려야 하는가?
행진을 마친 신학생 행진 대회는 종교개혁 당시 루터가 발표한 95개조 반박문에서 한 조항<96. 하나님, 이 교회를 당신 손에 맡깁니다(눅 23:46)>를 추가하여 96개 논제를 만들기도 했다. 한 조항을 더 추가한 것은 필자에게는 가슴 아프게도 중세 로마 가톨릭보다 한국 교회와 한국의 신학교가 추가한 조항만큼 더 부패했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리고 동시에 96조의 내용에 담긴 의미를 새겨보면 더욱 슬프다. 한국 교회와 한국의 신학교가 더 이상 성경 진리에 토대를 두고 성경 진리를 보수하는 차세대 교육을 포기했으므로 하나님께서 모두 처분해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말로 들린다.
개혁자들이 부르짖던 구호가 있다. ‘오직 성경으로!’ 신학적 문제의 본질은 성경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성경 권위 확립 외에는 개혁의 다른 길은 없다. 시가행진을 했던 차세대 신학도들이 진정으로 진리에 목말라 하는 순수한 자들로 남길 기도할 뿐이다. 한국의 신학교가 성경 진리로 더 투철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필자는 다시 한 번 간곡히 그리고 분명히 신학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대안을 알리고자 한다. 성경만 하나님의 말씀으로 확정한 곳, 성경신학(The Bible Theology)을 소개한다. ‘www.ib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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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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