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진리 감독으로서 장로직 회복
1.너희 중 장로들에게 권하노니 나는 함께 장로 된 자요 그리스도의 고난의 증인이요 나타날 영광에 참예할 자로라 2. 너희 중에 있는 하나님의 양 무리를 치되 부득이함으로 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좇아 자원함으로 하며 더러운 이를 위하여 하지 말고 오직 즐거운 뜻으로 하며 3.맡기운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오직 양 무리의 본이 되라(벧전 5:1-3)
앞의 본문에 보면 사도 베드로가 자신을 ‘장로(프레스뷔테로스, presbterous/elder, presbyter)’로 칭한다. 그리고 자신의 동역자들을 ‘함께 장로 된 자(쉼프레뷔테로스, smpresbteros)’로 소개한다. 사도의 권위를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름을 받고 직접 만나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바르게 전하는 책무를 진 청지기와 연관 짓는다면, 장로의 사역은 무엇보다 사도들이 전하고 기록했던 성경 진리에 대해 정통(精通)하는 데 있다. 본문을 좀 더 따라가 보면, 장로는 그리스도가 받은 고난을 증언하는 자이며 재림하실 그리스도의 영광을 소망으로 전하는 자다. 그리고 하나님의 양 무리 곧 하나님의 백성들을 돌보되 억지로 하지 않고 자원하여 봉사하며 교회와 성도들을 자기 이익의 수단으로 삼지 않는 자다. 그리고 직분을 맡은 후배들에게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본을 보이되 명령하는 자세로 하지 않는 자다.
예수님 당시 유대 장로들은 율법의 대표자 신분이었다. 이들은 대제사장과 함께 그리스도 예수를 대적하고 십자가에 못 박는 일을 주도한다. 다시 말해 자신들의 관행과 전통을 따라 율법을 집행하여 예수님을 죽인 자들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장로의 이미지는 율법 곧 교리에 대한 지식과 실천을 수행하는 것을 본분으로 삼는 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진리 문제와 직접 관련된 책무를 지녔던 자들이 바로 예수님 당시 유대인 장로들이다. 이들은 예수님을 율법을 이용해 죽이고 그 후 바울 사도를 죽이려는 음모도 주도한다. 바울을 죽이기로 동맹한 사십 명의 암살단과 함께 직접 음모를 꾸민 자들이 장로들이다.(행 23:24) 복음 진리의 적대자 노릇, 적그리스도의 악행에 앞장섰던 자들이 유대 장로라는 사실에서 보듯이, 장로의 책무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교리를 준수함과 동시에 명령하고 앞서 실천하는 데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핍박하는 데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는 악행의 공모자임은 틀림없지만, 초대 교회 시대에 장로의 이미지는 무엇보다 ‘진리’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러한 적그리스도적 행위에 앞장선 경우와 정반대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진리를 지키고 전파하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의 장로가 얼마나 귀중하고 소중한지 숙고해 보고자 한다.
예루살렘 초대 교회를 보면 장로들은 사도들과 함께 복음 사역에 합력한다. 바울과 바나바가 예루살렘에 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방문했을 때 사도들과 장로들의 영접을 받고 교리 문제를 상의한다. 그리고 예루살렘 교회에서 합의한 이방교회에 권면할 교훈도 사도들과 장로들의 이름으로 전달한다.(행 15:4,23 참조) 바울 사도는 자신이 전한 그리스도의 복음 진리를 장로들을 택하여 부탁한다.(행 14:23) 그리고 장로를 세우는 목적은 바른 진리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거나 바른 교훈을 반대하는 자들을 책망하기 위함이었다.(딛 1:9) 사도들이 전하고 기록한 말씀을 그대로 받아 가감 없이 보존하고 가르치고 방어하고 변호하는 일, 이것이 신약교회 시대의 장로의 고유한 사명이었다.
우리 시대와 연관 짓는다면, 성경을 정확무오한 절대진리 하나님의 말씀으로 확인하고 지키고 전하는 사역, 이것이 장로의 필수요건이다. 그래서 디모데전서 5장 17절에 보면 ‘잘 다스리는 장로들을 배나 존경할 자로 알라’는 권고가 나온다. 잘 다스린다는 의미는 바로 다음에 나온다.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장로는 단지 남자 성도로서 장로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장로의 사전적 의미가 연장자, 선배, 어른이라는 뜻이므로 이는 남녀 성도의 인위적 구별을 넘어서서 이해해야 한다. 서신서에 보면 여자 성도 중심으로 모이는 가정교회가 여러 곳에 등장한다.) 장로의 고유한 사역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는 데 있다는 분명한 증거를 요한계시록은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환상 중에 사도 요한은 장로들로부터 영원한 천국 복음을 전달받는다. 성경 계시 기록의 마지막 편에 등장하는 장로들의 사역을 보면 장로는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하나님의 종임을 알 수 있다. 사도 요한은 환상 중에 본 흰옷 입은 자들이 누구인지 장로에게 묻는다. 장로는 그들의 신분을 알려 준다.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이며 어린 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된 자’(계 7:14)들이다. 그리고 그 장로는 종말에 성취될 천국 사건을 사도 요한에게 알려준다. 흰옷 입은 자들은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보좌 앞에 있을 것이며 하나님의 성전에서 밤낮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은 그들에게 장막을 치실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시는 주리지도 목마르지도 않을 것이며 해나 어떤 뜨거운 기운도 그들을 상하지 못하게 한다고 일러준다. 그리고 보좌 가운데에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셔서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며 하나님은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이라고 알려준다.(계 7:15-17 참조) 성경 계시 기록의 마지막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장로의 필수요건은 복음 진리 곧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기록된 진리의 말씀을 그대로 받고 확인하고 지키고 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에 등장하는 초대 교회를 보면 복음 진리를 선명하게 구분하고 그대로 보존하고 전하는 장로의 직무를 ‘감독자(에피스코포스, episkopos)’로 칭한다. 다시 말해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이 전해 준 복음 진리가 비진리로 인해 왜곡되지 않도록 그야말로 감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책무다. 장로 직무의 핵심이 바로 진리 감독이며 이로써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보살핀다.(행 20:28) 그런데 성경에 기록하고 있는 진리 수호의 최고 ‘감독’은 예수 그리스도다. 베드로전서 2장 25절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너희 영혼의 목자와 감독 되신 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므로 장로가 진리를 감독한다고 해서 성도들 위에 군림하는 자세가 될 수는 없다. 성도들 영혼의 유일한 최고 감독은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 한 분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로로서 진리를 감독하는 사역은 먼저 기록한 성경 전체를 진리의 말씀으로 공부하고 확인하여 자기 영혼을 위한 생명의 양식으로 삼는 것이다. 그리고 성경 말씀에 토대를 둔 신앙의 본을 보여주는 것이다.
장로교가 교회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한국 교회에서 성경에서 말하는 장로는 점점 줄고 사라지고 있다. 어떤 장로교는 장로를 의도적으로 세우지 않는다고 한다. (남녀) 교회 선배로서 제도적 직분자로서 장로와 권사는 너무도 많다. 하나님의 말씀 성경진리에 확고한 뿌리를 두고 비진리로부터 복음 진리의 순수함을 지켜갈 수 있는 직분자가 점점 더 그리운 슬픈 시대다.
잘 다스리는 장로들을 배나 존경할 자로 알되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을 더할 것이니라(딤전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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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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