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살아남기만 하라우!’
“살아남기만 하라우!”
이 북한 말씨의 절박한 인사는 전쟁 중에 건네는 인사말이 결코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한 지체인 만주 지역에 살고 있는 조선족 형제들이 북한 형제에게 당부하는 작별 인사다. 먹을 것을 찾아 조선족 땅에 온 북한 형제에게 있는 것 없는 것 다 챙겨주면서 하는 작별 인사다. 성경 혹은 성경 MP3를 뼈와 거죽만 남은 손 위에 쥐어주며 기약 없는 약속을 하는 조선족 형제들의 당부이며 간절한 기도다. 한마디 덧붙일 때는 “숨겨놓은 성경 잘 건사하라우!”라 한다.
(모퉁이돌선교회/‘이삭 칼럼: 북한 성도들이 묻습니다’에서 발췌)
누추한 방, 해어진 옷, 더러운 길거리, 지겨운 가난의 연속. 이 표현은 우리와 같은 혈육 아니, 그리스도의 지체인 조선족 형제들의 삶과 생활을 묘사하는 단어들이다. 그런데 이 가난의 와중에 늘 찾아온 북한 형제들에게 목숨을 다해 먹을 것과 하나님 말씀을 전해주는 조선족 형제들도 있다. 살아만 있다면 언젠가는 한목소리로 성경 읽고 찬양하고 기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유일무이한, 지상에서 하고픈 성도의 마지막 소원이라고도 한다. 돌려보냈던 북한 형제들의 안전을 염려하여 발을 동동 구르며 하나님께 어미의 마음 혹은 아비의 마음으로 조선족 형제들은 오늘도 기도한다.
‘모퉁이돌선교회’ 보고에 따르면 북한에는 10만여 명의 지하교회 성도들이 생명을 다해 신앙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더 관심을 끄는 보고는 그들에게 특별한 소원과 기도가 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약속을 따라 예루살렘에도 복음이 전해질 것을 확신(행 1:8)하고 그 일에 자신들 혹은 자신의 자녀들이 앞장서는 것이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고 여긴다고 한다. 통일 이후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이 고귀한 일에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함께 준비하는 일을 조선족 형제들도 함께하고 있다.
성경책과 성경MP3, 찬송가, 융판과 그림 성경, 등사기와 잉크, 카세트, 복사기, 환등기, 교회학교와 공과공부 교재, 기독교 서적 등, 이것은 그 형제들에게는 더욱 큰 특별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렇게 처절한 삶 속에서 살아가도록 하신 의미를 그들은 명백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형제들은 또 다른 형제와 함께 이렇게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없나 보다.
“살아남기만 하라우!”
9:1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참말을 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내 양심이 성령 안에서 내게 이것을 증언하는 것은, 2 나에게 큰 근심이 있고, 내 마음에 그치지 않는 고통이 있다는 것이다. 3 나는 내 형제, 곧 육체를 따라 된 내 동족을 위해서라면, 나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께로부터 끊어진다 해도 좋다(롬 9:1~3/바른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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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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