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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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2-28 21:3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독일교회 종교개혁 기념행사,

‘성경권위’ 회복은 뒷전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다. 1517년 당시 독일 비텐베르크 신학 교수였던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작성한 로마 교황을 향한 95개 조 반박문이 종교개혁의 불씨였다. 유럽 나아가 세계 개신교 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지 500주년이 되는 올해, 어느 나라보다 독일 개신교는 기념식 준비로 분주하고 바쁘다.
독일개신교회(Evangelische Kirche in Deutschland)는 세계 수많은 개신교 성도들의 방문을 독려하는 기념행사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으며, 독일과 한국을 포함한 세계 많은 관광 회사들도 앞다투어 기획 상품을 팔고 있는 지경이다.

독일 개신교회는 지난 2008년부터 ‘루터 10년’(Lutherdekade, 2008-2017) 프로젝트를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으로 준비해 왔다. 특히 독일 루터교는 16세기부터 극한적으로 대립해왔던 로마 가톨릭과 화해하면서 목회적 차원에서 협력과 상호 대화와 교리 공동 연구까지 실행하고 있다. 이미 지난 1999년 아욱스부르크에서 루터교와 로마 가톨릭의 ‘칭의교리에 대한 합의선언문’이 대표적 사례가 된 바도 있다.   

그런가 하면 2016년 10월 30일 스웨덴 룬트(Lund)에서는 로마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과  세계루터교연맹 무니브 유난 의장이 함께 종교개혁 500주년 희년 맞이 예배에 참석했다. 500년 만에 처음으로 가톨릭 교황이 종교개혁일 예배에 참석하여 루터교와 가톨릭 간의 화해와 일치에 대한 공동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가톨릭은 종교개혁의 영적이며 신학적인 유산을 교회사의 공동 유산으로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독일 개신교는 500주년에 해당하는 올해 독일 전역에서 1,000여 개 이상의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10년 전에 시작한 ‘루터 10년 프로젝트’를 매년마다 주제를 새롭게 정하여 실행했다. 2008년은 루터 10년 시작, 2009년은 종교개혁과 신앙고백, 2010년 종교개혁과 교육, 2011년 종교개혁과 자유, 2012년 종교개혁과 음악, 2013년 종교개혁과 관용, 2014년 종교개혁과 정치, 2015년 종교개혁-그림과 성경, 2016년 종교개혁과 하나의 세계,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이 그것이다. 그리고 2017년에는 루터 성경 개정판을 발간할 계획이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유럽 교회의 축제로 승화시키기 위해 이동 전람회 설비를 갖춘 ‘종교개혁 트럭’이 유럽 19개국 68개 도시의 종교개혁 유적지를 2016년 11월 3일부터 2017년 5월 20일까지 순행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거대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 내용을 보면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비판적 시각에서 우려스럽게 진단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종교개혁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성경권위’ 회복에 관한 문제다. 10년 동안 준비한 방대한 기념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는 우려와 안타까움 때문이다. 행사 관련 프로그램의 큰 항목들을 보면, 루터 성경 개정판을 발간한다는 것 외에 ‘성경권위’ 회복에 대한 절실함과 절박함은 외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교개혁이 일어났던 독일 신학계에서 인간 이성을 최고 권위로 보는 계몽주의 사상에 의해 성경권위는 점점 그 힘을 잃어갔다. 인간 이성이 지배하는 진리 법정에서 성경은 임의로 편집된 문서라는 판결을 받고, 성경의 해체로 결국 성경의 원저자이신 ‘하나님의 죽음’이 선언된 독일 교회와 독일 신학계는 비통한 고민에 빠져 있다. 로마 가톨릭과 화해 시도는 세계인들이 볼 때는 손뼉 칠 일인지는 몰라도, 이러한 화해 시도가 성경권위에 근본 토대를 둔 기독교 진리를 명확하게 밝히고 올바르게 전파하는 일과는 무관한 일일 수도 있다. 양쪽 진영은 성경관에 대해서 서로 본질적인 차이를 지닌다는 것은 분명 알고 있다. 그리고 결정적인 부분에서 신학 노선을 좁힐 수 없다는 것도 서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겉보기에 서로 화해하고 일치하는 일이 신학 노선까지 일치해서 성경관까지 일치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성경 진리를 뒷전으로 하고 인간끼리 서로 좋은 것을 행사의 기준으로 삼고 인간 화합을 실현하는 순간 종교적인 진리 문제는 이미 세속화해 버린다.

이쯤이면 성경권위를 강조하고 성경의 전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따져보고 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하면 화합을 깨는 종교적 ‘독선’이라고 비난한다. 우리는 독일교회가 준비해 왔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를 보면서 분명한 사실 하나를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된다. 성경의 논리적 통일성과 의미의 단일성 그리고 구조의 완벽성과 내용의 충족성을 확증하지 못해 성경권위를 지키지 못한 독일교회는 요란한 기념행사에 묻혀 또다시 성경 진리의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경권위의 회복, 우리는 여호와 하나님의 계시 기록으로서 일점일획이라도 의미상 오류가 없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경의 권위를 ‘성경신학(The Bible Theology’으로 확증한 사건(www.tbtlogos.com)을 전하는 일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의 의미가 더욱 빛날 것이라 확신한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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