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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26 20:26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두 과학자 남긴 교훈,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에 속지 말라


20세기와 21세기, 두 세기의 물리학 이론을 지배한 유명한 두 과학자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1879~1955)과 스티븐 호킹(1942~2018), 두 사람은 모두 향년 76세를 일기(一期)로 현대를 가장 현대답게 만들었던 인물들이다. 그 명성은 그의 이론을 잘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과학발전을 평가할 때마다 평가 척도가 된다. 현대 물리학의 대명사로서 그 보좌(寶座)를 점하고 있는 두 과학자는 물리학자로서 기독교에 대한 마지막 입장을 표명한 ‘명제’가 세간에 다시 한번 드러나면서 2018년 연말은 ‘신은 죽었다’는 150여 년 전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선언을 기억나게 한다.

‘명제’란 말을 강조한 이유는 과학적 명제와 신학적 명제를 구분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두 명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영역 곧 다른 범주(帆柱)에 속한다. 명제란 ‘참과 거짓을 증명할 수 있는 수식(數式) 혹은 문장’을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참과 거짓을 판정하는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고 무한 상대적이라는 사실이다. 각 분야의 수많은 기준이 난무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과학자의 명제로 ‘신의 존재 증명’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범주 착오와 자기모순으로 이어진다. 과학자가 ‘참인 명제’ 곧 진리로 간주하는 것은 자신의 실험도구와 이론 증명의 과정을 통해 가설(假說)을 사실로 증명했을 때다. 두 물리학자는 복잡한 수식(數式)으로 물리학의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운 물리학의 명제를 제시한 인물들일 뿐이지, 아무리 유명한 세기의 과학자라고 하더라도 ‘신의 존재 여부’를 자신이 활용하는 수학적 공리(公理)에다 담아서 ‘신이 존재한다,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마치 참인 명제처럼 제시할 수는 없다. 어떤 영역의 진리 판단을 위해 다른 영역의 권위를 여과 없이 함부로 빌려다 쓰는 경우를 논리학에서는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라고 한다.

지난 10월 올해 3월에 타계한 스티븐 호킹의 유고집(遺稿集)을 가족들이 출간했다. ‘어려운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변’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그 내용 중 ‘신은 없다. 누구도 우주를 관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온몸이 돌처럼 굳어버리면서 삶을 끝낸 루게릭병 환자인 그는 ‘수백 년간 나 같은 장애인은 신이 내린 저주 속에 산다고 믿어왔지만, 모든 것은 자연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연의 법칙과 신의 저주는 그 범주가 전혀 다르다. 인공지능이나 외계 생명체는 그의 연구 영역일 수 있다. 하지만 ‘신의 저주’와 ‘과학자의 자연’은 결코 소통이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그리고 지난 12월 초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편지 한 장이 32억에 낙찰되는 세기의 뉴스가 흘러나왔다. 불가지론자로 알려진 그가 74세 말년에 썼다는 그 편지는 그가 무신론자임을 증명했다. 그에게 ‘하나님은 인간이 나약하기 때문에 만들어낸 조작의 산물’일 뿐이다. 인간의 나약함과 신의 존재 증명은 다른 범주다. 심리적으로 아무리 아인슈타인에게 공감해도 그것은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에 빠질 뿐이다. 성경에 대해 그는 ‘신성하지만 원시적인 전설을 모아놓은 잡동사니에 불과하다.’ 그리고 자신의 조상이 생명처럼 귀하게 여기는 유대교에 대해 유대교 역시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원시적 미신’이라고 단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유대인으로 특별히 분류해서 유대인의 우월함을 말하지만, 유대인도 다른 인류와 결코 다르지 않다고 한다. 어쨌든, 신의 존재와 성경의 진리 여부는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이론 체계와는 다른 범주에 속하다.

이 두 천재 물리학자의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를 보며, 우리는 절대적인 권위 ‘성경권위’에 얼마나 매진하는지 철저히 돌아봐야 할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 저희는 부패하고 소행이 가증하여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시 14:1)”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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