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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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3-19 17:1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한국 교회의 세계 선교가 남기는 우려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주관하고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조사하여 발표한 2023년 11월 현재 한국 선교 상황은 다음과 같다.<https://missionews.co.kr/news/584804 참고> 174개국 (2022년 대비 280여 명 적은) 21,917명의 장기 선교사와 (1년 미만) 451명의 단기 선교사 그리고 한국 선교 단체가 파송한 타 국적 국제 선교사 950명이 활동 중이다. 가장 많은 장기 선교사의 연령을 보면 50대~60대가 65%가량을 차지한다. 해당 선교지의 적응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선교를 할 수 있는 연령으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30대가 7% 정도임을 감안하면 한국의 세계 선교는 단계적 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30대 6%와 40대 25%의 분포는 세대교체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차세대의 낮은 참여율은 선배 선교사들의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와 지식과 전략의 전수를 단절시키고 있으며 선교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낳는다. 차세대의 참여 저조는 급변하는 디지털 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새로운 선교 방법의 현지 전달에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발전하는 통신 매체로 문화적으로 하나의 지구가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세계의 공통 트렌드에 무지한 선교는 분명 한계에 부딪힌다. 이를 극복하는 결정적 방안은 차세대의 지속적 참여다. 그뿐 아니라 경제, 교육, 사회적 가치 등 복합적 문제에 직면한 젊은 세대에게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타국인의 영적 성장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은 결코 강요할 수 없다. 이렇듯 선교사의 고령화 추세와 차세대 참여의 급감은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보인다.

은퇴 선교사의 경우를 보면 2023년 274명의 장기 선교사가 은퇴했다. 그리고 은퇴 후 사역을 지속하는 선교사는 60%가량이며 점점 증가한다. 눈길을 끄는 통계는 은퇴 후 사역을 중단한 선교사는 80%가 국내에 거주한다. 반대로 은퇴 후 사역을 지속하는 경우 70%가 해외 거주자다. 국내 거주 선택은 경제적인 실질적 이유가 크다. 연금 제도의 혜택을 받는 선교사라면 자연스럽게 국내를 택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안정된 혜택을 받는 선교사 비율은 매우 저조하다. 반면 은퇴 후 해외에서 선교 사역을 지속하겠다는 사실에는 생활 면에서 해외가 안정적 상황이라는 점도 예상하지만, 사역을 멈추지 않아야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절박함도 있을 것이다. 현재 각 선교 단체별 선교사 은퇴와 관련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과 같은) 재정 지원은 열악하다.

2023년 신규 파송 선교사 분포를 보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중동이 69%에 이른다. 그리고 모금과 후원에 의존하지 않는 자비량 선교사는 전체 선교사 16% 정도다. 또한 사역 대상국은 한국 포함 174개국 중 가장 많은 선교사가 사역하는 곳은 미국(1,893명)이며 이어 한국(1,410명) 그리고 필리핀(1,380명), A권역(1,353명), 일본(1,256명), 태국(992명), 동남아 순이다. 눈에 띄는 통계는 장기 선교자 중 ‘국내 거주 선교사’의 증가다.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장기 선교 사역이 증가하고 있다. 해당 기관의 본부행정이나 국내 외국인교회 사역, 국내 외국인 근로자 사역, 국내 외국인유학생 사역, 국내 다문화가정 사역, 선교사 훈련이나 순회전도, 선교사 자녀 사역이나 상담과 치유 사역, 성경번역 사역이나 국내난민 사역, 방송과 미디어, 의료, 문서 보급과 출판, 문화 및 스포츠 사역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사역한다.

재정 현황을 보면 156개 단체 후원 결산 총합은 3,162억 원이다. 전체 규모로는 2022년 총합 2,951억 6천만 원보다 210억 4천만 원 증가했다. 결산 평균 금액을 보면 파송단체 후원만 줄었으며, 봉사단체의 경우 평균 금액이 대폭 늘었으며 지원단체와 전문단체도 증가했다. 이에 대해 후원을 받는 선교 단체는 응답자 중 20.0%는 감소했다고 밝혔고, 42%는 변동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38%는 증가했다고 알렸다. 앞선 통계와 연관 짓는다면 선교비의 상당 비용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동남아에 집중된다고 추정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선교사가 미국에 있고 또한 한국 그리고 일본에 상당수 파송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교비 사용은 빈국보다 선진국에서 많이 일어난다고 추정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이후 세계 최빈국에 속했던 대한민국과 한국 교회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당시 부유한 나라들의 선교비 지원을 생각해 보면, 현재 한국 교회가 사용하는 선교비용이 미국, 한국, 일본에 상당 부분 사용된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선교사 자녀의 규모는 20,258명으로 추정하며, 2023년의 특징은 국내 사역 선교사의 비율 증가와 함께 자녀의 재입국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50-60대 연령의 선교사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는 점과 연관된다. 대학생(약 22%)과 대학 졸업자(약 38%)의 비율이 절반을 넘는 6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겪는 정체성 고민과 역문화 충격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쌓고 있다. 특히 장기 선교사의 국내 재입국 이유가 전쟁 발발이나 치안 불안 혹은 추방이나 비자 거절, 건강 악화인 경우는 더욱 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선교사들의 사역지 변경 시 1위가 한국임을 고려하면 어쨌든 해외 선교는 그만큼 줄고 있으며 한국에 재입국하는 선교사의 증가에 따른 재정착 지원 및 선교사 자녀들 적응에 대한 구체적 방안 마련은 풀어야 할 큰 과제로 보인다.

또 하나의 의미 있는 통계가 있다. 선교사 재교육 프로그램 참가자의 비율이 근래 2020년 이후 5% 미만이라는 점이다. 2023년의 경우는 지난해보다 8% 낮은 887명으로 집계되었다. 전체 선교사 비율로 보면 4%에 미친다. 어떤 장소에 모이지 않아도 어느 정도 통신만 된다면 세계 어디서나 참여 가능한 현대의 모임 방법을 감안하면, 선교사들의 재교육은 현재 근본적 과제로 남는다. 성경에 대한 바른 이해와 바른 신학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통해 영적으로 재무장하고, 선교사가 각각 겪으며 쌓았던 현지 사역에 대한 다양한 유익하고 소중한 선교 전략들의 공유는 무한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선교사 재교육 프로그램 참여의 저조함은 선교의 목표와 이념이 퇴색하거나 세속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2023년 선교사 현황 조사는 선교사의 고령화 추세, 국내 입국자의 증가, 선진국에 집중되는 현상, 재교육 프로그램의 하락, 재입국 선교사 자녀들의 한국 사회 적응의 어려움, 험지 선교자의 역부족을 과제로 남겼다. 이는 한국 선교의 본래 목적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그 토대를 되돌아보게 하며, 순수한 복음 진리를 시대에 맞게 효율적으로 전파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과 전략 마련으로 재무장해야 한다는 우려와 경고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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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분열의 현장, 한국 교계 2024년 슬픈 부활절
기미년 3·1독립만세운동, 신앙과 애국의 숭고한 조화를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