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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4-30 21:25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신학교까지 위협하는 (유신)진화론, 성경의 ‘절대권위’ 확증으로 극복해야


지난 한 달 동안 한국 신학계에서 쟁점화한 ‘(유신)진화론’ 논쟁이 연일 논란이다. 서울신학대학교 측(총장 황덕형, 이사장 백운주/이하 서울신대)은 지난 3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신진화론으로 알려진 ‘창조신학’을 가르치고 주장했다는 이유로  박영식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의결한 사실을 알렸다.
학교 측은 이번 사안을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 유지 관련 사안으로 보면서 “무에서의 창조를 부인하거나 창조의 역사성을 인정하지 않는 등 반성경적인 학문이나 가르침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해당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이유를 밝혔다. 학교 측은 “박 교수는 진화론을 빌려와서 창조를 설명함으로 과학과 신학을 연결하려는 자신의 주장이 결과적으로 기독교 신앙의 뿌리와 기둥을 해치는 것임을 하루빨리 인식하고 돌이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박 교수가 주장하는 창조론의 내용은, 자연주의 무신론의 내용과 동일하며 (……) 자연진화론을 하나님의 창조라고 나름 고백하고 있으나, 자연진화론자들은 동일한 자연진화론을 가지고 신이 없다는 무신론의 논리로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서울신대의 기자회견 후 한국 신학계에는 찬반 논쟁이 치열하게 일고 있다.  ‘개혁주의이론실천학회 샬롬나비’(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숭실대 명예교수, 전 숭실대기독교학대학원장, 기독학술원장/ 이하 샬롬나비)는 유신진화론은 창조론을 진화론과 타협하게 하려는 비성경적 사상이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샬롬나비는 “일반 세속대학에서는 자유로운 학문의 분위기에서 얼마든지 학자들의 양심에 따라 강의 될 수 있다. 하지만 교단신학대에서 교수가 전통적 창조교리에 대하여 진화론으로 물타기 하여 유신진화론으로 신학생들을 오도하는 것은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소기천 교수)도 학교 측 회견에 찬성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삼위일체 하나님의 창조는 유신진화론을 배격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엿새 동안 창조하신 세상은 유신진화론이 주장하는 혼돈으로부터의 창조가 아니라, 무로부터의 창조”이며 “유신진화론은 신의 존재나 활동을 믿으면서 현대 진화론을 수용하고 과학으로서의 진화론과 창조신앙 사이에 아무런 모순이 없다고 주장하고, 과학적 진화론에서 규명되는 변이와 변천을 신앙의 입장에서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며 진화론에 동조하는 것은 자연도태, 돌연변이, 자연선택 등 무신진화론의 핵심사상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창조과학회(회장 하주헌 교수)도 “창조는 초과학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한국창조과학회는 하나님에 의한 창조를 기록한 성경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진화론과 빅뱅우주론 및 이들 이론과 타협한 유신진화론을 부정할 뿐”이라고 했다. 또한 “유신진화론에서는 ‘생물학적 진화나 빅뱅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라는 신념에 기반해 성경에 기록된 창조를 진화론과 타협하여 해석함으로써 ‘하나님이 진화방법으로 창조하셨다’면서 진화론은 가설과 추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무신론적 신념일 뿐, 실험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진화론은 과학적인 검증을 거친 사실인 양 선전되고 있지만, 실상 그 핵심 논거는 엄밀한 과학적 근거가 크게 부족한 편향된 이론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이상의 입장 표명과는 달리 서울신대의 박 교수에 대한 징계 의결에 대해 비판적인 성명서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조직신학회(회장 이찬석 교수)는 “학자로서 박영식 교수의 인격과 학문, 삶의 권리가 침해돼서는 안 된다”며 “모든 과정 속에서 학회는 회원인 박영식 교수와 동고동락해 나갈 것”이라고 적극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서울신대와 소속 교단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내부에서도 이사회와 총장을 비판하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교단 총회장을 지낸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는 “이사회와 학교 측에서는 교단 신학의 창조론을 지킨다는 것 같은데, 우리 교단의 창조론이 무엇이며 누가 그것을 정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신앙의 진리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지만, 신학과 과학·문화에 대해서는 충분한 자유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대에서 조직신학을 강의했던 이신건 교수는 “우리 교단에서는 하나님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는지 공식적으로 표명한 적이 없다. 따라서 구성원들은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다’는 고백 아래 다양한 신학적 입장을 가지고 있다. 나 또한 ‘진화라는 현상 자체는 창조론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왔지만, 학교나 교단에서 한 번도 문제 제기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과학보다 하나님의 말씀과 계시를 우위에 둬야 한다면, 성경 안에 있는 비과학적인 이야기도 계시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 문제는 성급하게 징계를 내릴 것이 아니라,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통해서 의견을 수렴하고, 교단의 기준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서울신대 학생들 중에도 박 교수 징계는 ‘사상 검증’이자 ‘마녀사냥’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신학자에게 자술서에 서명하고 논문을 작성하라고 요구한 건 인권침해이자 자기 결정권 침해”라고 박 교수 징계에 반발했다. 또 다른 신학과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성결교단은 1907년 시작했지만, 신앙고백서 및 교리문답서가 정리된 건 2021년이다. 교단 출범 당시에는 중생·성결·신유·재림이라는 사중 복음의 전도 운동이 강했다”며 “이제 와서 교단 신학을 이야기하면서 징계를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 만약 교단 신학을 정의하고자 한다면, 교단 신학자들의 토론을 거쳐 총회에서 결의해야 하는 것이지, 총장을 비롯한 몇몇 사람이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상에서 살펴본 신학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 회부 의결 사안의 본질은 신학의 본질과 직접 연관된다. 학문의 자유와 신학의 정체성 문제가 근본적으로 대립할 사안이 될 수 없다. 한 신학자의 자유는 오직 신학적 정체성 확정 속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신학의 본질 물음이 언제나 기독교 신학의 정체성 판단에 대한 절대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바로 하나님의 말씀 절대진리 성경이 모든 신학 이론의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신학의 건전성은 얼마나 성경 진리에 확고한 토대를 두느냐에 의존해야 한다. 이는 성경을 절대진리 하나님의 말씀으로 얼마나 명확하게 확증하느냐의 문제다. 수많은 모순된 신학들과 신학자의 서로 충돌하는 의견들 그리고 목회자들의 난무하는 비성경적 설교 등의 혼돈 상황은, 과연 신앙인으로서 각자 성경 전체의 기록을 정확무오한 절대진리로 확증 받고 있느냐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본다. 이번 사태는 어쩌면 이미 (유신)진화론의 교회 침투가 일상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시 한번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그의 자녀로 그가 주시는 생명의 양식만을 신앙의 유일한 요건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명심하게 된다. 그 생명의 양식을 찾아가는 길은 한 곳밖에 없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 절대진리로 거듭 확증하는 길밖에 없다. 이 또한 인간의 능력이 아닌 창조주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무조건적 은혜로 ‘하나님의 전신갑주(엡 6:11,13)’를 입을 때 가능하다. 이 갑주를 우리 한국 교계와 신학계에 입혀주시길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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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분열의 현장, 한국 교계 2024년 슬픈 부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