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5-10-28 23:19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셀레우코스 왕조의 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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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조선의 지도층들이 일제를 새로운 조국으로 받들던 경술국치의 시절, 나라의 은혜를 입은 명문가의 책임을 다하고자 땅값으로 2조에 달했던 재산을 처분하고 압록강을 건너 무장투쟁을 준비하던 6형제가 있었다. 대의를 위하여 죽음의 땅으로 뛰어들어 산화한 불꽃같은 혁명가의 길을 걸었던 우당 이회영 선생의 일생은 최근 개봉작 ‘암살’보다 더 큰 울림이었던 15년 전의 영화 ‘아나키스트’, 곧 무정부주의자 청년들의 생생한 표본이었다. 거사 전 담담히 영정 사진을 남기며 떠났던, 조국 광복만을 꿈꾸며 초개와 같이 목숨을 던졌던 독립투사들의 값진 희생은 우당이 제문(祭文)처럼 남긴 다음 글로 기려진다. ‘태어나 바라는 목적을 달성한다면 더한 행복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노력하다가 그 자리에서 죽는다면 이 또한 행복인 것이다.’
 군국주의자들의 일왕에 대한 칭호이기도 했던 에피파네스, 즉 신의 현현(顯現)이라는 가증스러운 별칭을 취한 안티오코스 4세의 신성 모독에 맞서 싸웠던 유대인의 항쟁 또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던 수많은 희생으로 점철되었다. 안정적인 역사를 유지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와 달리 잦은 동요를 겪은 셀레우코스 왕조(312~63 B.C.)의 건립자는 알렉산더의 후계자 중 바빌로니아 지역의 총독(satrap) 직을 차지한 셀레우코스 1세 니카토르였다. 제국 전체를 지배하려는 야심을 가졌던 안티고노스를 피해 316년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에 의탁했던 그는 312년 팔레스타인 남부 가자 전투에서 안티고노스의 아들 데메트리오스의 군대를 격파한다. 그 여세로 다시 바빌론을 거머쥔 셀레우코스는 안티고노스의 공세를 견디며 왕조의 기반을 다졌고, 305년 여타 디아도코이처럼 왕을 자처하였다.
멀리 인도의 마우리아 왕조까지 진격했던 그는, 딸을 찬드라굽타에게 시집보내는 대신 받아온 500여 코끼리 부대의 힘으로 301년 입소스 전투에서 최강자로 군림하던 안티고노스를 꺾는 데 일조하였다. 친구 프톨레마이오스의 장남에게 암살당하였지만, 소아시아, 메소포타미아, 바빌로니아를 아우르며 헬레니즘 확산에 기여한 신도시들을 속속 세워간 그 치세의 판도는 알렉산더의 대제국 재현에 근접한 것이었다. 주전 3세기 중엽 박트리아와 파르티아가 등장하면서 약화된 왕조는 이후 안티오코스 3세의 성공적 동방 공략으로 활기를 찾는데, 198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와 맞붙은 파니온 전투의 승리로 팔레스타인의 패권을 장악한 그는 예루살렘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고 대왕의 칭호를 얻는다.
이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처럼 대체로 유대인의 자치를 관용했던 대제는 확실한 알렉산더의 후예가 되고자 소아시아 및 그리스 정복을 시도한다. 그러나 한니발과 카르타고를 격파하고 지중해 서부를 장악한 로마와의 결전은 190년 마그네시아 전투의 참패로 끝났고, 국경선의 후퇴나 정복된 세력의 이탈보다 심각했던 문제는 12년간 12,000달란트를 지급해야하는 가혹한 배상조건이었다. 헬라 왕국의 패망을 바라본 다니엘의 예언대로 빈 국고를 채우려 징세정책을 강화하다(단 11:20) 시해당한 형 셀레우코스 4세를 이은 안티오코스 4세(175~ 164)는 쇠퇴의 흐름을 돌이키려 동분서주했으나, 이집트를 손에 넣기 직전 로마의 위세에 눌려 굴욕적으로 퇴각한다. 위축된 상황의 반전을 위해 왕국을 추스르던 그는 앞선 왕들처럼 각처의 십일조가 매년 모여들던 부유한 예루살렘을 겨냥하게 된다.
167년 무기를 들지 않는 안식일에 공격받은 예루살렘의 수천 명이 살해되었고 약탈당한 성전에는 바알과 동일시되던 제우스 신상이 멸망케 하는 미운 물건(단 11:31)으로 세워졌다. 헬레니즘의 광신자답게 화형과 십자가형으로 유대의 제사를 철저히 파괴하고 성경까지 불태워 ‘에피마네스(미친 자)’로 불린 안티오코스 4세의 서슬 퍼런 칼날은 오히려 - 암울한 절망의 끝에서 여호와의 권능만으로 회복케 하셨던 역사의 회고 아래 - 언약된 메시아 대망을 고양시켰다. 오직 자기의 하나님을 아는 백성은 강하여 용맹을 발하리라(단 11:32) 이르심을 따라 죽음을 불사한 봉기로 164년 예루살렘을 탈환하고 우상을 때려 부순 ‘쇠망치’ 유다 마카베오의 성전 정화의 역사는 성전된 각 성도 내면의 치열한 영적 전쟁을 승리로 이끄실 생명의 참 빛 그리스도의 역사하심으로 이어질 것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이재규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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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통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