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8-08-15 18:5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열둘.‘제3 로마제국’의 야망과 종교에 대한 농락


41 왕께서 그 발과 발가락이 얼마는 토기장이의 진흙이요 얼마는 철인 것을 보셨은즉 그 나라가 나누일 것이며 왕께서 철과 진흙이 섞인 것을 보셨은즉 그 나라가 철의 든든함이 있을 것이나 42 그 발가락이 얼마는 철이요 얼마는 진흙인즉 그 나라가 얼마는 든든하고 얼마는 부숴질 만할 것이며(단 2:41~42).

3. 바벨론의 ‘벨사살’과 러시아의 ‘표트르’ 

두 번째 로마제국(동로마제국)의 멸망(1453년) 후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동북쪽에 세 번째 로마를 세우려 했던 통치자가 있다. 모스크바 공국의 발전을 로마제국의 부활로 보고 황제(차르) 칭호를 얻었던 표트르 1세(Pyotr Alexeyevich Romanov, 1672~1725)다. 옛 로마제국의 번영을 꿈꾸며 평생을 새로운 나라, 더 강한 제국을 세우고자 상트페테르부르그 도시 건설 현장에서 설계를 하고 직접 돌을 나르고 기술자로서 일하기도 한 인물이다. 표트르는 왕비 예카테리나와 목조 건물에 상주하며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먹고 자면서 제국의 기틀을 놓고자 새로운 제국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그를 건설했다. 반란자들이나 자기 계획에 반대하는 자들은 철저하게 응징하는가 하면 친구라도 부패하면 엄벌에 처하는 등 역사에서 일면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대표적 인물이다. 적어도 1917년 러시아 혁명 전까지 250년 로마노프 왕조의 후예들에게 ‘제3의 로마제국’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한 장본인이었다. 비록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 2세(1894~1917)로 로마노프 왕조는 종말을 고하지만 공산주의 혁명 후 그리고 현재의 러시아를 말할 때 상트페테르부르그의 ‘실질적 소유자’로 세 번째 로마제국을 꿈꿨던 표트르를 빼고는 말할 수 없다. 

앞에 인용한 다니엘서의 예언에 잠시 주목해 보자. 주전 603년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은 무시무시한 꿈을 꾼다. 그런데 그는 꿈 내용도 알려주지 않고 꿈을 해석하라는 요구한다. 그리고 어떤 신하도 꿈 내용과 해석을 할 수 없자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신하 중에는 605년 남유다에서 포로로 잡혀왔던 다니엘이 있었다. 다니엘은 여호와 하나님이 주신 지혜와 총명으로 왕의 꿈 내용과 해석을 제시했다. 42절에 보면 ‘얼마는 든든하고 얼마는 부서질’ 나라가 나온다. 든든하다는 말은 권력과 통치를 유지하는 면이 있다는 말로 볼 수 있다면, 부서진다는 것은 통치 국가가 하나의 동일한 통치 국가 체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이 나라는 알렉산더의 헬라제국 이후에 나타나는 로마제국이다. 우리는 서구 역사를 통해 이미 존재했다가 사라져버린 ‘로마제국’과 또한 그 제국의 명성과 전통을 복원하거나 계승하려는 다양한 서구 세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제1 서로마제국’(476년 멸망), ‘제2 동로마제국(1453년 멸망)’ 그리고 1517년 독일의 종교개혁 무렵에 발흥하여 2세기 이상 세 번째 로마제국을 꿈꿔오다가 1917년 공산당 혁명으로 제국의 꿈을 접어야만 했던 나라가 (노아가 창세기 9장 27절에 예언한 창대할 야벳 족속의 동쪽 경계에 해당하는) 표트르의 러시아 제국이었다.

  그런데 러시아 대공국을 제국의 형태로 만들고자 했던 차르 표트르를 보면 바벨론 제국의 멸망 당시 왕이었던 벨사살의 악행과 유사한 사건을 발견하게 된다.

1 벨사살 왕이 그의 귀족 천 명을 위하여 큰 잔치를 베풀고 그 천 명 앞에서 술을 마시니라 2 벨사살이 술을 마실 때에 명하여 그의 부친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하여 온 금, 은 그릇을 가져오라고 명하였으니 이는 왕과 귀족들과 왕후들과 후궁들이 다 그것으로 마시려 함이었더라 3 이에 예루살렘 하나님의 전 성소 중에서 탈취하여 온 금 그릇을 가져오매 왕이 그 귀족들과 왕후들과 후궁들과 더불어 그것으로 마시더라 4 그들이 술을 마시고는 그 금, 은, 구리, 쇠, 나무, 돌로 만든 신들을 찬양하니라(단 5:1~4).

인용한 내용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바벨론 제국이 멸망하기 직전에 보여주신 사건이다. 바벨론 제국의 마지막 왕 벨사살은 신하 천 명과 더불어 큰 잔치를 벌였는데 이때 왕은 여호와 하나님의 예루살렘 성전에서 빼앗아온 금 그릇을 가져다 자신과 귀족들, 왕후와 후궁들까지 그것으로 먹고 마시면서 그들의 우상(마르둑)을 찬양했다. 이때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손가락 표적’으로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단 5:26)과 말과 함께 바벨론 왕의 나라를 끝냈다고 알려주신다. 그리고 벨사살 왕은 더 이상 세상에 두지 않고 죽임을 당할 것을 예언하셨다. 그리고 그 날  밤 바벨론 왕 벨사살은 신하들에게 살해당하고 그 제국은 종말을 고한다. 

바벨론 제국의 발흥과 패망은 여호와 하나님의 예언과 성취에 근거한다. 바벨론 제국뿐 아니라 다니엘서에 나타난 예언에 의하면 모든 세상나라의 등장과 소멸도 여호와 하나님의 창세전 작정하신 섭리에 근거를 둔다. 세 번째 로마제국을 건립하겠다고 꿈꾸던 차르 표트르도 절대주의 왕정을 수립하고 막강한 군대를 만들어 제국의 꿈을 실현하고자 했다. 러시아 정교회의 달력을 없애고 유럽 역법을 사용하여 유럽의 시간을 자신이 돌리려고 했다. 러시아의 국교였던 정교회를 왕의 권력 하에 종속시켰다. 차르 중에서 가장 세속적인 왕으로 음주와 방탕의 상징이었다. 이는 정교회 의식에 필요한 집기들까지 사용하면서 술 파티를 통해 정교회 제사 의식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존재 의미는 왕에 대한 절대적 복종에 있다고 강요하였으며 성직자 자녀들에게만 신학교 입학을 허가했다. 그리고 신학교 과정은 오직 왕에 대한 충성 맹세를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그것을 백성들에게 그대로 전하는 왕의 꼭두각시 기관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국가가 주도해 가는 종교임을 확정하기 위해 왕을 위한 종교법을 만들었다. 차르가 임명한 수석행정관과 12명으로 구성된 종무(宗務)회의를 통해 왕에 대한 충성 맹세를 받아냈다. 왕의 권력에 대항하는 자들은 반란과 이단의 혐의를 동시에 받고 처벌당했다. 총감찰관을 통해 상시 왕의 명령을 거역하는 이단을 처벌했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불태웠던 여호야김처럼-렘 36:27) 출판물을 검열했다. 정교회와 그 수도원의 모든 재산과 수입을 자기 마음대로 처분했다. 이러한 전제 군주에 대해 원로원은 1722년 단지 왕이었던 차르의 신분을 모든 러시아의 ‘대제’(The Great)로 바꾸어 추앙했다. 하지만 말년은 술 중독을 동반한 심신 장애가 그를 덮쳤으며 간질과 발작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이러한 표트르 대제가 꿈꿨던 세 번째 로마제국의 일시적 번영을 누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 표트르의 부인이자 여자 신분으로 여제(女帝)에 오른 인물이 있다. ‘예카테리나’다. 표트르 대제의 제국 수립의 숙원(宿願)을 어떻게 성사시키려 했는지 살펴보면서 20세기 동유럽 역사에 나타난 여호와 하나님의 섭리를 숙고해 보고자 한다. 나아가 1517년 종교개혁 이후 근·현대 유럽 역사의 주요한 흐름을 성경진리 전파의 과정으로 보면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확정 짓도록 한 여호와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의 역사가 이곳 한국에서 발생한 사건(www.ibt.or.kr)에 크게 주목하고자 한다.

<164호에 계속>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즐거움과 슬픔의 교향곡
예와 충성으로 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