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통렬한 꾸짖음이자 당부
哀公問社於宰我 宰我對曰 夏后氏以松 殷人以柏 周人以栗, 曰使民戰栗.
애공문사어재아 재아대왈 하후씨이송 은인이백 주인이율 왈사민전률.
子聞之 曰 成事不說 遂事不諫 旣往不咎
자문지 왈 성사불설 수사불간 기왕불구
『논어』 「팔일」의 계속이다. 해석은 다음과 같다.
애공이 재아에게 ‘사’(社)에 대하여 물었다. 재아가 대답하여 말했다. “하나라는 소나무로 다스렸고 은나라는 잣나무로 다스렸고 주나라는 밤나무로 다스렸습니다. (모두) 백성들로 하여금 두려워 떨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공자가 그 말을 듣고 “(나는) 이루어진 일은 말하지 않으며 끝난 일은 간하지 않으며 지나간 일은 허물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애공은 노나라의 제27대 군주(기원전 494년)다. 애공은 공자가 여러 차례 제나라를 징벌할 것을 건의하였으나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기원전 468년에는 삼환씨에게 무력을 행사했다가 그들의 군사력에 굴복하여 월나라로 도망하였다가 이듬해인 기원전 467년에 그곳에서 죽었다.
재아는 공자의 제자다. 옛날에는(하은주 삼대) 사당을 세우고 그곳에 나무(社主)를 심어 사당의 상징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실제로는 하·은·주나라가 각각의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었다(古者立社 各樹其土之所宜木, 고자입사 각수기토지소의목.). 즉, 하나라 땅에는 소나무를 심기에 알맞았고 은나라에는 잣나무를, 주나라에는 밤나무를 심기에 알맞았을 것이다. 하지만 본문에 따르면 재아는 주나라가 밤나무를 사당에 심은 것은 백성들을 전율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재아(기원전 520년~기원전 481년)는 제나라 출신이었다. 그는 제나라에서 일어난 쿠데타에 참여했는데 그것이 실패하면서 죽게 되었다. 이런 사실에서 볼 때 재아는 평소에도 부정적인 상황판단이나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주나라의 사목인 밤나무를 백성을 두렵게 하기 위해서 심은 것이라고 해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자는 누군가를 통해서 재아의 잘못된 해석과 잘못된 간섭에 대해 전해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재아의 잘못을 지적해 준 것은 이것이었다. 그것은 군자라면 이미 되어 진 일(成事)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되고 있는 사태(遂事)인데 상황이 이미 기울어져서 그 형세를 바꿀 수 없다면 더 이상 잘못된 일이라도 윗사람에게 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과거의 일(旣往)이 되고 말았는데 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것인데 그것을 가지고 이랬어야 했느니 저랬어야 했느니 허물을 돌려서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 공자는 이 말을 통해서 재아가 이 후로는 다시 이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통렬하게 책망하고 있다.
재아에게 필요한 것은 우선적으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 후에 어느 정도까지 그 사실관계를 적용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했다. 하지만 재아는 이 두 가지 부분에서 모두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 사정은 그리스도인에게는 좀 맞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지난 잘못들을 그냥 두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도 잘못이 있을 때는 고쳐야 한다. 과거의 일이 해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로써 그 일의 형세 상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잘못된 일이면 즉시 중단하고 돌이켜야 한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선한 길로 나아가기 위한 부단한 점검과 돌이킴이 필요하다. 지난날의 잘못들을 말하는 것은 오늘 새로이 선한 길로 나아가기 위함에서다. 하지만 지난날의 잘못을 잘못으로만 말하고 허물하는 자세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하나님은 어떤 죄에 대해서라도 대화의 장을 마련해 두셨다. 사람이 주홍 같이 붉은 죄를 범했더라도 하나님께서는 대화의 장으로 그들을 초청하신다.(이사야 1:18) 그리고 죄의 문제가 정리가 되면 하나님께서는 그것에 대하여 전혀 기억하지 않으신다. 이것이 “성사불설, 수사불간, 기왕불구”의 참 의미다.
대한의 선한 그리스도인들이여! 우리는 부끄러움 없이 지난날의 일들을 기꺼이 하나님께 아뢰자.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못되었다면 지체 없이 중단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서자. 개인적으로든 가정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국가적으로든 잘못된 지난날들의 일들로부터 돌아서자. 하나님께로 돌아선 후에는 지난날의 그 어떤 잘못도 말하지 말고, 비난하지 말고, 허물하지 말자.
|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
열셋. 로마노프 왕조의 완정과‘제3 로마제국’의 연장 |
철학자 니체가 죽인 신(神) : 마땅히 죽어야 할 잡신(雜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