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7-02-28 21:55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나


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 而衆星共之.
자왈 위정이덕 비여북신거기소 이중성공지.
子曰 詩三百一言以蔽之 曰思無邪.
자왈 시삼백일언이폐지 왈사무사.
子曰 道之以政 齊之以型 民免而無恥, 道之以德 齊之以禮 有恥且格.
자왈 도지이정 제지이형 민면이무치, 도지이덕 제지이례 유치차격.


논어 제2장 위정 장의 장구들이다.

“공자가 말했다. 정치는 덕으로 하는 것인데 비유하면 북극성이 그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면 뭇 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공자가 말했다. 시경은 300개의 시인데 한 마디로 포괄해서 말하면 (사람의) 생각 속에 사악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자가 말했다. 정치를 가지고 백성을 이끌고 형벌을 가지고 다스리게 되면 백성들은 (그런 정치나 형벌을) 면하려 하고 (면하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덕으로써 백성을 이끌고 예로써 다스리게 되면 (백성들은 형벌을 면하면) 부끄러운 마음과 또 바르게 하려는 마음을 갖는다.”

공자에게서 ‘政’이란 근본적으로 바르게 함을 의미한다(政者, 正也; 논어, 안연). 덕으로써 정치한다는 것은 덕을 가지고 만사가 바르게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북극성이 그것이 있어야 할 그곳에 늘 자리하고 있기에 북극성을 둘러싸고 뭇 별들이 몰려 있다. 옛사람들은 북극성이 있는 곳이 북쪽이기에 그것을 중심으로 그들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치자의 덕이 그를 따르는 백성들의 방향타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시경은 풍(風, 종교적 가요에서 일상을 노래하는 민요시로 바뀜)과 아(雅, 궁중이나 귀족의 향연에서 불리는 서사시)와 송(訟, 종묘 제례에서 불리는 서사시)의 형식을 띤 305수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시경 이전에 약 3,000여의 시가 있었으나 공자가 이를 정리하여 305수를 수록했다는 것이다. (사기에는 공자가 311수를 정리했다고 하는데 6개의 시는 제목만 전할 뿐 내용이 없다) 그러므로 ‘시삼백일언이폐지’는 ‘시경 전체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자기 생각 속에서 사악함이나 바르지 못한 일체의 것을 없애는 것을 말한다. 다스리는 자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어떠한 사악함도 없애는 것은 당연하다.
‘도지이정’의 도는 ‘도(導)’ 즉 ‘이끌다’로 번역되어야 한다. 통치자가 백성을 향해 정책이나 형벌 등을 주로 해서 이끌어 가려 한다면 백성들은 그런 정책이나 형벌을 면하려는 데 관심을 두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정책을 피하거나 형벌을 면하게 되면 다행으로 여길 뿐이다. 하지만 통치자 자신이 바른 마음과 바른 행실로써 그리고 예를 갖추어 백성을 이끌어 갈 때는 백성들의 마음가짐이 다르게 된다. 그들은 통치자의 정책이나 형벌을 피하려 하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을 갖게 되고 또 자신들의 태도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몸은 비록 세상에 속했지만,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이다. 그들을 다스리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그분은 북극성처럼 모든 그리스도인의 신앙의 좌표이시다. 모든 인생의 삶의 근거이시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을 사랑과 긍휼로 인도하신다. 징계와 용서로 그들을 인도하신다. 평강과 위로로 그들을 인도하신다. 험한 골짜기를 지날 때도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신다. 인자와 선으로 항상 그들과 함께하신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아들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죽음에서 생명으로 인도하셨고 보혜사 성령을 통하여 백성들의 영생을 확증하시고 평안 속에 거하게 하신다.
대한의 선한 그리스도인이여! 이러한 하나님의 형상을 우리의 삶 속에 적용하자. 나 자신과 나의 가정 안에서 실천하자. 사랑과 감사로 부부 사이의 정치를 펴고 관용과 오래 참음으로 자녀와 부하직원과의 정치를 펼쳐나가자. 다툼과 질시의 정치라 할지라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권면의 마음과 자세를 잃지 말자.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다스림을 곧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 징계와 용서, 권면과 평강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사태라 아니할 수 없다. 이 논리를 현실화하기로 노력하자. 오늘날 우리의 초라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벗어나서 죽음을 넘어서서 영원히 살아야 할 존재로서의 정치를 펼쳐가기로 하자.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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