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학술

 
작성일 : 17-06-13 20:1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제자를 이해하는 선생님


子曰 吾與回 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
자왈 오여회 언종일 부위여우 퇴이성기사 역족이발 회야불우.
子曰 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 人焉哉 人焉哉
자왈 시기소이 관기소유 찰기소안 인언수재 인언수재.

공자의 가르침이 계속되고 있다. 그 뜻은 이렇다.

“공자가 말했다. 내가 안회와 더불어 하루 종일 말을 했는데 하나도 틀리다고 하지 않아서 어리석은 자처럼 여겨졌다. 그가 물러가서 사적으로 하는 일을 살펴보니 도를 충분히 깨우치고 있었다. 안회는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공자가 말했다. 어떤 사람이 왜 그러한 일을 하는지를 살펴보고, 그가 한 일이 그 좇아 나온 근원을 따져보고, 그가 편안해 하는 원천을 살핀다면 어찌 그 사람이 자신(의 본성)을 숨길 수 있겠는가, 어찌 그 사람이 자신(의 본성)을 숨길 수 있겠는가.”

위의 두 장구의 내용은 서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어느 날 공자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제자 안회(안연)과 더불어 대화를 했는데 안회는 스승 공자에게 단 한 마디도 틀렸다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공자는 마음 한구석에서 ‘이 녀석이 바보인가’라는 생각을 갖기도 하였다. 대화가 끝나고 안회가 개인적으로 처리하는 일들을 공자가 보게 되었다. 아마도 신독(愼獨)이나 명변(明辯) 등의 개인적 공부이거나 또는 다른 제자들과의 대화나 함께 하는 생활들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안회는 놀라운 정도의 도를 깨우친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제자 안회가 결코 어리석은 자가 아니고 신중하고 깊이가 있는 도를 터득해 가는 사람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공자가 제자를 제대로 이해한 것이다.

이런 일을 겪고 나서 공자는 한 사람의 인물됨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하는 행위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공자가 보기에 안회가 바보처럼 묵묵하게 공자의 말을 들었던 것은 도를 바르게 깨우치려는 마음에서였다. 안회가 굶주림의 생활을 하면서도 배움의 도를 떠나지 않고 즐거워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마음에서 연유한 것이었고, 그가 편안해 할 수 있는 것도 바른 도를 얻어 실천하려는데 있었다. 이것이 공자의 안회 발견이었다.
본원 유학의 시대에 안회는 공자가 그렇게도 강조하는 인(仁)과 예(禮)와 호학(好學)을 갖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배움에 입문한 사람이 보여야 할 모든 모범을 갖추고 있었다. 이미 밝혔듯이 안회는 비천한 동네에 살면서 끼니를 제대로 먹지 못했는데도 결코 배움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제자들과는 달리 3개월여의 인의 생활을 실천하기도 하였다. 공자는 안회를 자식만큼이나 아꼈다.
공자와 안회의 대화와 사람을 살피는 방법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암시해주는 교훈은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스승이 제자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그리스도인의 행위가 무엇에서 근원된 것이고 마음의 선과 악 중에서 어느 것을 좇아 나왔는지, 어느 부분에서 편안해 하는지 등을 스스로 살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사람을 이해하는데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요5:34). 그렇지만 그분은 언제나 우리를 바르게 이해하신다. 그분의 증언은 온전히 선하시다. 그분은 우리 안에 계시기에 누구보다 우리를 아시고 살펴보신다. 그러므로 선한 그리스도인은 그분 안에 있는 자이다. 

그 예수님이 친히 이렇게 명하셨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마22:37). 그렇다, 그리스도인이 할 일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하나님 사랑은 많은 금액의 십일조와 헌금이 아니다. 그 사랑은 부와 명예와 권력 등을 통해서 덮어지거나 대체되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이 해야 하는 것은 그저 하나님을 위하는 일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음을 다하고 그 일에 목숨이라도 내놓고자 하며 자신의 뜻을 힘써 바치는 것이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하나님 사랑이다. 

대한의 선한 그리스도인이여! 작은 일에서부터 나의 몸을 희생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 사랑을 실천해 나가는 것으로 예수님의 마음 닮기에 나서자. 선한 그리스도인의 하나님 사랑은 그분의 뜻을 우리를 희생하고 헌신하고 인내하면서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문태순 (교육학 박사 백석대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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