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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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7-11 18:5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아주 극적인 정상회담


2019년 6월 30일 세계 최강의 미국 대통령과 분단국가인 북한의 최고 지도자간의 정상회담이 있었다. 관련국으로서의 한국의 많은 평론가들은 그들의 만남을 두고 극적(劇的)이라고 평가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극적이라고 하는 데 있어서의 중요한 이유는 과거와의 차별성 때문이다. 과거에 관례상으로는 국가 간의 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각국의 외교담당자들을 통하여 사전에 충분한 조율이 있어 왔다. 이번 6월 30일 곧 2019년 상반기 마지막 날의 정상회담은 과거의 관례를 확 바꾸어 버렸다.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서 개인 트위터(twitter)를 통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을 판문점에서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 북한이 이례적으로 빠른 반응을 보여 이틀이 지나가기 전에 성사되었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만남이 이루어졌다는 증거는 그 만남의 현장 상황을 통하여 증명되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도 잠시 같이 만났기 때문에, 삼국의 경호원들과 취재 기자들이 뒤섞여 과거의 정상 간의 만남이나 회동과는 판이하였다. 과거의 질서정연한 모습과는 달리 여러 면에서 많은 특이한 양상을 노출시켰다. 이런 점에서 그것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오히려 큰 흥미를 가지게 될 수도 있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판에 박힌 것과 같은 그런 회동이나 회담보다 색다른 광경을 더 좋아한다. 이런 특이한 만남이 극적(dramatic)이라고 할 수 있는 요인을 조금 더 분석해 볼 것이다. 두 사람의 의사(意思)에만 국한되어 일이 진행되었다고 단정한다면, 극적(劇的)이라 하기에는 너무 불충분하다. 또 당사자의 자화자찬(自畵自讚)을 보면 너무 꼴불견일 것이다. 극(劇)자를 분석해 보면, 돼지 위에 호랑이가 있어 지나치게 힘을 쓰고 있다. 양측에서 서로 한 쪽을 밀고 당기면서 제압하려는 상황은, 분명히 관련국이나 당사국의 국민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세계의 많은 관련국들도 마치 돼지와 호랑이가 혈투를 벌이는 것과 같은 극적인 만남을 두고, 각국의 이해(利害)를 따지는 셈법으로 바라다볼 수밖에 없다.

성경에서 극적인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것을 하나 꼽는다면 단연코 욥기일 것이다. 욥과 그 친구들이 세 차례나 길고도 큰 논쟁을 벌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마지막에 폭풍 가운데 하나님께서 등장하여 온전한 판결을 내리신다. 욥의 친구들의 논쟁이나 논점을 간결하게 정리해 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들 각자의 주의나 주장들은 단마디로 보면 다 옳고 정당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전체나 중심을 온전히 보시는 하나님 앞에서, 욥의 친구들은 욥을 가르치는 선생의 자리에 있었다. 또 욥의 초라한 모습에서 욥을 좌지우지하는 주인의 자리와 심판자로서의 위치에 앉아 있었다. 이러한 욥기와 시가서와 성경 전체를 주요한 참고서로 삼아서, 이번의 남·북·미의 정상회동을 포괄하여 두 가지 측면에서 극적인 만남으로 분석한다. 

첫째, 국가 간에 있어서 극적이다. 먼저 미국과 북한의 만남을 보면, 1953년 정전협정 후에 65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2차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면, 이렇게 두 정상이 일찍 만나게 되리라고도 대부분 예측 못 했다. 여기서 두 정상의 의지(意志)에만 큰 비중을 두어 이 두 국가의 정상의 회동을 보면 극적이라 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할 것이다. 남한과 북한은 이미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남한은 4차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며 제의하였다. 북한 측이 답하지 않고 호응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한은 미국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에서 남·북·미 삼국의 정상회동을 극적으로 가지게 되었다. 남한의 대통령이 그 만남을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3국 정상들의 회동이 정말 극적이었음을 강조하게 되었다.

둘째, 시공(時空) 간에 있어서 극적이다. 만나는 때가 너무도 극적이다. 전도서 3장에서 천하의 범사에 기한과 때가 있음을 노래한다. 이것보다 때에 대하여 더 잘 노래할 수 있을까!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근호 목사 (논설위원, 중어중문학박사)
이메일 : yan8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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