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종교개혁 500주년 특집: 로고스의 운동력과 소피아의 이동
둘. 말씀운동의 역사와 악의 섭리,
중세 교회의‘적그리스도’
1. 말씀의 운동력과 악의 섭리
아이들아 이것이 마지막 때라 적그리스도가 이르겠다 함을 너희가 들은 것과 같이 지금도 많은 적그리스도가 일어났으니 이러므로 우리가 마지막 때인 줄 아노라 저희가 우리에게서 나갔으나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하였나니 만일 우리에게 속하였더면 우리와 함께 거하였으려니와 저희가 나간 것은 다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나타내려 함이니라 (요일 2:18~19).
위의 본문에서 보듯이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적그리스도는 기독교 역사에 분명히 존재하는 대상이다. 전능하시고 사단을 종으로 부리시는(욥 1장) 절대 주권자이신 여호와 하나님의 섭리 속에 있는 악의 도구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속이며 마치 진리를 위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거짓된 무리들이 언제나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 내에 존재한다. 종교개혁 당시 종교개혁가들은 로마가톨릭과 교황을 적그리스도 내지 음녀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이러한 적그리스도는 종교개혁 시대뿐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께서 사역하던 때부터 그리고 이어진 사도 시대와 마지막 사도였던 요한이 살았던 시대에 이미 하나님의 교회를 대적했다.
창세전 영원한 뜻에 따라 언약하신 대로 성취하시는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창세전에 계획하신 대로 세상을 만드시고 또한 아담에게 삼대언약(창 1:28)으로 둘째아담을 언약하신다. 그리고 그 언약을 인류시조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아주 멸하지 아니하시고 노아와 아브라함에게 그 언약을 분명하게 재확인시켜주셨다. 또한, 언약하신 대로 애굽에서 430년 동안 번성케 하여 모세를 통해 출애굽 시키고(출 1~18장), 약속대로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해 주신다(민 31~수). 또한 시련가운데(사사기) 이스라엘 통일국가를 세워주시고(룻~삼하) 그리고 유대 나라를 바벨론 포로의 와중에서 언약하신 대로 삼대언약을 보호주신다.(왕상~에) (삼대언약의 관점에서 구약성경의 역사서에 나타난 의미중심의 통일된 구성은 박용기 저, 『성경강론』 (진리의말씀사) I~VI권 참조.)
그런데 이러한 언약과 성취의 과정에는 언제나 언약과 성취를 방해하는 세력을 통해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무서운 심판을 섭리하시면서 자신의 무한한 능력의 영광을 드러내신다. 아담의 에덴동산에는 옛뱀 곧 사단을 통해서 그렇게 섭리하셨으며, 노아 시대에는 하나님의 언약을 망각한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에게 넘어가도록 버려두셨다. 그리고 대홍수 심판으로 모든 것을 끝장나게 하시는 무서운 심판을 보여주셨으며 그 가운데서 8명 노아 가족으로 아담의 언약이 보존되도록 하신 것이다. 그리고 아브라함을 비롯한 열조들의 주변에도 많은 방해꾼들을 보내 유혹하거나 고난을 당하게 하는 방법으로 삼대언약(자손, 땅, 통치)을 계승해 주셨다. 출애굽 사건에서는 바로가, 광야사건에서는 내부의 반란 세력과 외부 적대 세력이, 가나안 정복 시대에는 주변의 세력들이 괴롭히기도 하고 우상으로 유혹하게도 하면서 언약을 보호해 주셨다. 이스라엘 국가 시대에는 수많은 대적들 가운데서, 그리고 무서운 제국들(아시리아, 바벨론, 헬라, 로마)의 폭압 속에서 여호와의 언약은 착오 없이 정확하게 보존되도록 하셨다.(이상의 정리는 ‘진리의말씀사’가 발간한 박용기 저, 《성경신학총서》 20권을 통해 ‘언약성취섭리사’의 관점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www.tbtlogos.com에서는 저자 강의를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시청할 수 있다.)
예수님 당시에도 사악한 로마제국과 여우과 같은 헤롯 가문 그리고 산헤드린 유대 교권주의자들의 계략과 속임수 속에서 그리스도가 통치하는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었다. 그리고 사도시대와 교부 시대를 지나 중세의 교황권이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통치권을 장악할 때도 그리스도께서 약속해 주신(행 1:8) 하나님의 교회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 수립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여호와 하나님의 창세전 영원한 뜻에 따라 자신이 정하신 뜻에 기초를 둔 절대주권적 섭리였으며 신실성과 전능성을 2천 년 유럽 교회사를 통해 그때나 지금이나 계시하시고 있다. 영원히 살아계신 하나님 말씀의 운동력이 어떻게 드러났는지 우선 중세의 최고 권력이었던 교황권에 내려진 엄격한 섭리와 심판을 통해 역사적으로 개관해 보자.
2.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 중세 교황권과 ‘음녀 바벨론’의 건축물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마 7:21~23)
가톨릭은 교황(敎皇) 제도의 기원을 그리스도의 제자이며 사도였던 베드로를 사도로 수장(首長)으로 삼는 데 두고 있다. 성경적 근거가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로마가톨릭은 베드로(마 16:18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이 반석’은 베드로를 가리키는 인칭대명사가 아니라 베드로가 했던 말에 대한 지시 대명사로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지칭한다. 그래서 앞의 구절로 베드로를 제1대 교황이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상세한 논의는 박용기 저, 『성경강론』 13권(진리의말씀사))를 교황권의 출발로 본다. 베드로가 기록한 ‘베드로전후서’의 내용을 보면 중세 로마가톨릭과 교황권은 베드로가 경계한 ‘울부짖는 사자 같은 대적 마귀’(벧전 5:8)의 악행과 만행을 그리스도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자행한다.
그리스도의 교회를 약탈하는 교황권은 신앙과 도덕, 교회 법질서 구조에서 최고의 사법권을 갖는다. 이 자체가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통치, 보혜사 성령의 교회 보호를 대적하는 적그리스도의 행위다. 로마제국의 수도가 로마에 있다는 이유로 교황의 수위권도 그곳에 있다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이것 또한 보혜사 성령께서 모든 교회의 우주적 스승이 되셔서 통치하신다는 원리를 부정하는 반역적 판단이다. 3~5세기에는 주교나 일반 사제들도 교황 칭호를 자신들에게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방교회는 9세기경부터 오직 로마의 주교에 대해서만 사용하도록 했다. 즉 명실공히 지상에서 하나의 교권을 의미하는 ‘교황제’를 통해 그리스도의 자리를 찬탈하는 제도로 고착화한 것이다.
‘교황청 연감(Annuario Pontificio)’은 교황을 지상 최고 권력자의 호칭으로 규정한다. 로마의 주교, 예수 그리스도의 대사와 대리자 대표자, 사도들의 계승자, 서방교회의 최고 성직자, 서방의 총대주교, 이탈리아의 수석주교, 로마의 총대주교, 바티칸 시의 군주 등이 그의 호칭이다. 이 교황은 중세 로마가톨릭의 전통에서 지금까지 “이 땅의 모든 군주를 다스리는 세상에서 우주적 군주”(디아메이드 멕클로흐, 『3천년기독교역사 II』, 배덕만 옮김, CLC, 71쪽. 이하 쪽수 병기)로 행세하려고 한다.
교황제와 아울러 추기경 제도는 교황이 만든 기구로 교황을 보조하는 항구적 종교 집단체다. 추기경(cardinal)의 어원은 ‘쐐기’를 뜻하는 ‘cardo’다. 로마가톨릭 외부에서 교회로 유입시킨 유능한 사제라는 뜻이다. 11세기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그라티아누스 법령’를 제정하여 피라미드형 위계구조를 법전화하였으며, 성직자와 평신도로 구분하고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기독교인이 존재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교황선언문에 이렇게 밝힌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불평등한 사회다. 즉 목자와 양떼, 다른 등급의 위계질서에서 지위를 지닌 사람들과 신자들의 무리라는 두 범주의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다.(앞의 책, 75쪽)
이러한 교황제는 너무도 분명한 증거물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유럽 전역에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상품이 있다. 바로 어마어마한 대성당(Cathedral)들이다. 거의 천 년 전부터 교황을 비롯한 수많은 성직자들은 중세 유럽 전역에 걸쳐 자신의 권한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성전 대공사를 시작하였으며 대성상 경쟁을 벌인다. 11세기부터 13세기를 ‘대성당의 시대’라고 부르는데 바로 중세 로마가톨릭이 어떻게 교회의 주인 노릇을 했는지 잘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하나님께서 단단한 돌로 지어 지금도 남겨둔 이유는 여기서 찾아야 한다. 어리석은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유럽을 여행하고 성당을 자신도 지겠다는 헛된 욕심을 부려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성경의 진리를 감추고 왜곡하는 가짜이며 눈속임이다. 암흑시대 고딕 양식의 첨탑이 마치 바벨탑처럼 하늘을 향하여 치솟던 시대가 종교개혁 이전의 부패한 유럽 교회였다.
그 여자는 자주빛과 붉은빛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미고 손에 금잔을 가졌는데 가증한 물건과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더라 그 이마에 이름이 기록되었으니 비밀이라, 큰 바벨론이라,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라 하였더라 또 내가 보매 이 여자가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한지라(계 17:4~6).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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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
원어 성경과 교의신학 |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교회개혁론』 저자와의 특별대담_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