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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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25 19:5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예배란 무엇인가 (2)


예배에 대한 일반적 관념

일반적으로 예배에 대해 아주 단순하게는 신자가 주일 아침에 교회당에 가서 소위 대예배라는 의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곧 주일아침에 정해진 순서에 의해 묵도하고 시편을 교독한 후 신앙고백을 하고 찬송과 기도를 드리고 헌금을 한 후에 목사의 설교와 축도를 받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예배라고 생각한다. 교회법에 명시된 예배모범에 따른 의식에 참가하는 것을 예배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구약시대 제사처럼 교회당을 성전으로 삼고 헌금을 제물로 삼아 목사가 제사장이 되어 종교의식을 집례하는 것을 영적 예배 곧 산 제사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친히 대제사장이 되시고 영원한 제물이 되어 영원한 성전에서 영원한 속죄제사로 드리셨다. 따라서 구약의 모형적인 의식법 곧 제사법을 완전히 이루어주셨다. 그러므로 신약시대 성도들은 새로운 방법의 영적 예배 곧 산 제사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전통적인 신약교회는 예배의 4대 요소라고 하는 말씀과 기도와 찬송과 헌금을 통한 의식절차를 ‘예배’라고 한다. 여기에 세례와 성찬예식을 곁들이기도 한다. 이는 신약시대 예배에 대한 신학적 미숙함이 낳은 과오에 지나지 않는다.
앞에서의 언급을 종합해 보면 대개가 예배를 의식이나 형식적인 측면에서 생각하고 이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예배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의식적이고 형식적인 전통적 예배의식의 관습이 만들어낸 결과일 뿐이다. 특히 신비주의자들의 예배는 또 다른 면이 있다. 이들의 예배는 한정된 시간에 성령이 임하여 성도간에 깊은 교제를 가지는 소위 신령한 행위를 소위 ‘영적 예배’라고 한다. 곧 예언이나 방언 또는 계시와 환상 등의 신비한 현상을 동반한 집회를 영적 예배라고 하는 것이다.
예배가 하나님께 대한 신자의 신앙적 태도라고 한다면 예배에 대한 생각이 복잡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도 하나요, 믿음도 하나이므로 신자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도 단순하고 명료해야 하지  않는가.
창세 이후 인간이 창조주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곧 제사 형태는 시대에 따라 많은 변천을 거쳐왔다. 비록 예배의 형태는 바뀌었다 하더라도 그 정신과 의미는 예나 오늘이나 전혀 변함없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드려지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서 영원토록 드려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성경에서 가르쳐주고 있는 올바른 예배란 무엇일까.

구약시대의 예배

구약시대 예배 곧 제사의 형태는 시대에 따라 점진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계시의 점진성이라는 원리에 따른 결과다. 구약시대는 고대 족장시대와 국가 형성시대 또는 역대 왕정시대 등으로 크게 분류된다. 그런데 그 시대마다 예배의 형태가 점진적으로 변화되었다.

첫째, 고대 족장시대의 예배
고대 족장시대는 창세 이후부터 모세 이전시대까지를 말한다. 이 시대에 많은 족장들이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 기록들이 구약 창세기에 주로 소개되어 있다. 이들은 주로 돌로 제단을 쌓고 양이나 새와 같은 짐승을 잡아 제물로 드렸다. 특히 하나님께서 가인이 농사한 곡식을 제물로 드린 제사는 열납치 않으시고, 아벨이 기른 양으로 드린 제사는 열납하셨다. 그 이유는 ‘제사’라는 것이 희생이나 도살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곧 피 흘림이 없는 가인의 제사는 하나님께서 열납치 않으시고, 피 흘림이 있는 아벨의 제사는 하나님께서 열납하셨다. 그리고 노아는 홍수 심판 후에 돌로 단을 쌓고 정결한 짐승이나 새 중에서 제물을 취하여 번제로 드린 향기를 하나님께서 흠향하셨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열조인 아브라함도 하나님 여호와께서 언약을 세우실 때에 삼 년 된 암소와 암염소와 수양과 산비둘기와 집비둘기 새끼를 취하여 그 중간을 쪼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다. 그리고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 하셨을 때, 지시하신 곳에 단을 쌓고 이삭을 대신해 준비된 수양을 잡아 번제를 드리기도 했다. 그리고 이삭도 브엘세바에서 하나님께로부터 복을 받을 때 그곳에 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야곱 역시 하나님께로부터 복을 받은 후, 돌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전제물을 붓고 기름을 부어 제사를 드리고 그 곳 이름을 벧엘이라고 불렀다. 이렇게 족장들의 예배 곧 제사는 대부분 족장 자신들이 돌로 단을 만들고 그 위에 짐승을 잡아서 드린 것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둘째, 국가 형성시대의 예배
이스라엘 국가가 형성되는 시대는 모세로부터 다윗이 왕국을 세워 다스릴 때까지를 말한다. 이 때는 모세와 아론의 자손들을 기름을 부어 제사장을 삼아 성막에서 짐승을 잡아 제사를 드리게 하였다. 그리고 기타 레위 자손들은 이스라엘 자손들을 대신하여 성막에서 봉사하게 하였다. 모세는 여호와께서 명하신 대로 성막과 희막을 세우고 증거궤를 비롯한 모든 기구들을 거룩히 구별한 후 번제단에서 번제와 소제를 드렸다. 곧 번제물은 소나 양이나 새로 드리고, 소제물은 고운 가루를 태워 드렸다. 이렇게 국가 형성시대에 드린 예배 곧 제사는 제사장이 성막에서 짐승을 잡아 드렸다. 물론 모세의 형 아론과 그의 아들들도 제사장이 되어 성막에서 짐승을 잡아 제사를 드리는 자들이었다.
그리고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 땅에 들어갔을 때나 그 후 사사시대에도 제사장들에 의해 짐승을 잡아 성막에서 제사를 드렸다. 그리고 사사시대 말기에 언약궤가 벧엘에 있을 때, 아론의 손자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가 제사장이 되어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다. 엘리와 사무엘도 역시 제사장이 되어 성막에서 짐승을 잡아 제사를 드렸다. 그런데 엘리 제사장 때에는 엘리 제사장의 아들들이 제물을 먼저 억지로 취하므로 엘리 가문이 망하기도 했다. 그리고 사무엘은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치러 올라왔을 때 젖 먹는 어린 양을 취하여 온전한 번제를 드리므로 여호와께서 응답하셨다. 그런가 하면 제사장도 아닌 사울 왕이 블레셋과 전쟁을 할 때 급하다는 핑계로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다가 사무엘로부터 책망과 저주를 받았다. 그 후 다윗 왕 시대 역시 하나님의 언약궤가 휘장(揮帳) 가운데 있었고 제사장들은 그 곳에서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를 드렸다. 이렇게 모세시대로부터 다윗이 왕국을 세워 다스리던 이스라엘 국가 형성시대의 예배 곧 제사는 아무나 어디서나 제사를 드린 것이 아니라 제사장만이 하나님의 언약궤가 있는 성막에서 드려야 하는 것이 그 특징으로 나타난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용기 원로연구원 (성경신학학술원,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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